[루키=인천, 박상혁 기자] 전자랜드의 외국선수 아넷 몰트리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98-9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홈 개막전 1패 뒤 시즌 첫 승을 신고하게 됐다.

이날 전자랜드의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은 206cm의 센터 몰트리였다. 사실 몰트리는 지난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 개막전에 첫 선을 보였지만 예상 밖의 부진으로 기대보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선수였다. 이 경기에서 몰트리는 22분 26초를 뛰며 2점 9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큰 키에 비해 몸싸움에 다소 약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장기라고 내세우는 미들슛도 저조했다. KGC인삼공사 전에서 몰트리는 12개의 야투 중에 단 하나만을 성공시키며 필드골 성공률 8%라는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래도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15일 경기가 끝난 뒤에는 일부러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날 면담을 하면서 처음 시도한 플레이가 안되면 수비와 리바운드 등 이어지는 플레이를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몰트리 역시 다음 경기 때는 열심히 잘 하겠다고 했다. 믿음을 갖고 지켜보려한다”고 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몰트리는 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초반부터 활발히 움직였다. 9-6으로 앞서던 경기 초반에 장기인 미들슛으로 경기 감각을 조율한 그는 이후 1쿼터 종료 4분 6초를 남기고는 덩크슛을 꽂았고, 이후 1분여가 지난 시점에는 골밑 돌파에 이은 바스켓카운트 득점까지 얻어내며 순식간에 7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1쿼터에만 9득점을 올리며 강상재와 더불어 팀 공격을 주도했다.

2쿼터 들어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쿼터 시작 후 1분 24초만에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해 팁인 득점과 바스켓카운트 득점을 얻어냈고, 28-24로 KCC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시점에는 또다시 미들슛 득점을 올리며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2쿼터 전자랜드의 득점이 잠시 멈춘 사이에 팀내 최다인 7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후반 들어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특히 3쿼터 막판이 돋보였는데 쿼터 종료 1분 34초를 남기고 박찬희의 스틸에 이은 원맨 속공 시 같이 뛰어가 팁인 득점을 올리며 68-61로 점수차를 벌리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 쿼터 종료 38초를 남기고 또다시 팁인 득점, 그리고 셀비의 패스를 앨리웁 덩크로 연결하는 등 만점 활약으로 팀이 76-62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치는 데 일조했다. 

이렇듯 공격이 살아나자 수비와 리바운드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4쿼터 투입된 KCC의 221cm 장신센터 하승진을 상대로 적극적인 골밑 몸싸움을 보였다. KCC의 센터진을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몸싸움 능력을 보이며 전자랜드의 골밑을 지켰다. 몰트리가 자신감을 찾자 전자랜드의 나머지 선수들도 살아나며 결국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일단 이날 몰트리의 활약은 합격점이었다. 찰스 로드와 하승진 등 높이와 노련미를 모두 갖춘 KCC의 센터진을 상대로 더블-더블 활약을 보였고, 내용적인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이날 몰트리는 31점 12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다. 

다만 몰트리가 좋은 빅맨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수치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는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되며 교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전자랜드의 성적 역시 순풍을 탈 수 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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