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영현 기자] 삼성생명이 여자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농구 캠프의 막이 올랐다. 첫날에는 학생들에게 프로 선수들이 하는 훈련을 경험하게 해주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줬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지난 10일부터 삼성생명트레이닝센터(STC)에서 '2017 Dreams Come True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12일까지 3일간 열리며, 엘리트 농구 선수들에게 농구를 가르쳐주고 프로 선수의 삶을 미리 체험하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번 캠프에는 분당경영고와 대구 효성여고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삼성생명이 환영의 의미로 준비한 기프트 박스를 전달받는 것으로 10일 행사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개개인의 이름이 쓰인 박스에는 반팔 티셔츠와 농구화, 조깅화, 테이핑 용품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용품들이 풍성하게 들어 있었다. 학생들도 연신 웃어 보이며 좋아했다.

독고민정(효성여고2) 양은 “선물 중에서도 옷이랑 테이핑 용품이 가장 좋았다”며 “TV에서 보던 언니들을 직접 봐서 너무 신기하다. 프로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상상 이상이다. 밥도 맛있어서 삼시 세끼 다 챙겨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STC 첫 방문 후기를 말했다.

정유나(효성여고3) 양은 구체적으로 “치료실이 따로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놀라워했고, 이재은(분당경영고3) 양도 “트레이너 선생님이 따로 있는 게 신기하다. 우리는 학생 선수다 보니, 인터넷에서 테이핑하는 법을 찾아보고 직접 하는데 프로는 트레이너 선생님이 따로 해주시니까 좋은 것 같다. 나도 받아보고 싶다”며 프로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신기해했다.

이들은 삼성생명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하며, 프로 선수들이 하는 훈련도 체험했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평소에 하는 기본기 및 수비 훈련이었는데, 술래가 된 선수가 바지에 걸어둔 수건을 빼는 등의 가벼운 훈련부터 시작해 코치의 휘슬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수비 훈련, 디나이 디펜스 후 더블팀 가는 연습, 스크리너를 피해 공격수를 쫓아가는 연습, 5대4 수비 로테이션 연습, 속공 연습 등 약 2시간 동안 심도 있게 기본기 훈련에 매진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학생들에게 “수비수를 쫓아갈 때 스크리너랑 싸우는 게 아니라, 내 오펜서랑 싸워야 한다. 오펜서와 몸싸움을 해서 최대한 스크린을 활용하지 못하게 해야 하고, 스크리너를 지나갈 때 턴하는 게 중요하다”며 세심하게 짚어줬고, 스틸하는 모션 후 슛까지 연결하는 훈련을 진행할 때는 “그냥 레이업만 쏘지 말고, 유로스텝도 해보는 등 내가 어떻게 공격할지 생각하면서 시도해보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훈련 집중도를 높였다.

학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프로 선수들과의 합동 훈련을 소화했다. 이재은 양은 훈련 후 “제 습관이 있다 보니 수비 연습할 때 자세를 낮추는 게 너무 힘들었다. 또 스크린에 걸렸을 때, 끝까지 따라가서 스틸을 노리는 걸 배웠는데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스크리너가 있을 때, 언니들처럼 요령 있게 오펜서를 따라가야 하는데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학생들을 보며, 선수들도 저마다 고교 시절을 떠올리는 등 추억을 되살렸다.

최희진은 “저의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는 이런 기회가 없었다. 프로랑 같이 연습해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프로선수를 향한 꿈과 희망도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하나도 “학교 다닐 때가 생각난다. 우리 때도 프로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학생들의 기분이 당시 제 기분과 비슷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학생들도 프로 언니들과 하는 것이라고 해서 어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장 김한별의 경우, 비시즌에 미국에서 직접 농구 캠프를 열기도 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농구 캠프나 멘토링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길 바랐다.

그는 “한국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프로에 가는 경우가 많아서 시스템이 다르긴 한데, 미국은 학생들을 위한 농구 캠프가 일반화돼 있다. 중, 고교 학생들이 대학교를 미리 경험해보는 등의 행사도 많다. 선수들이 캠프를 통해 농구만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대학교 코치진의 농구 스타일이나 훈련 방향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려주고 진로 상담도 해준다. 이런 과정을 거쳐 프로에 못 간 선수들에게도 2년가량 재정적으로 지원해준다. 나도 비시즌에 친구들 그리고 프로 선수들과 함께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농구 캠프를 열었다. 약 60명 정도가 왔는데, 엘리트 선수에게는 농구를 알려주고 멘토링을 해줬다. 농구를 안 좋아하는 학생들도 즐길 수 있게 춤도 추는 등 다양하게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임근배 감독도 학생 선수들이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폭넓은 경험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앞으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길 기원했다.

그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프로 구단에 와보는 등의 경험을 그간 충분히 많이 해야 했는데, 그런 환경이 되지 않아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며 덧붙여 “학생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프로 선수에 대한 꿈을 더 굳게 키워나갔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 = 삼성생명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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