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기 기자] 2010-11시즌 NBA 플레이오프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속출하며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댈러스 매버릭스가 백-투-백 챔피언 LA 레이커스를 4-0 스윕하며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댈러스는 홈 구장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에서 레이커스에 122-86, 완승을 거두었다.
당초 『루키』는 레이커스의 4-2 승리를 점친 바 있다. 『ESPN』의 전문가 14명도 모두 레이커스의 시리즈 통과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모두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댈러스의 집중력과 노련미, 우승을 향한 열망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2번 시드와 3번 시드간의 대결인만큼 애초에 전력차가 거의 없는 팀들의 대결이었다. 양팀은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57승 25패를 기록했으나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선 레이커스가 2번 시드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댈러스는 어떻게 4승 무패로 레이커스를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에이스 대결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는 예년과 같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만 들어오면 늘 대단한 활약을 펼쳐오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상대 수비에 고전했으며 헬핑 디펜스에서도 무력한 모습을 종종 노출했다. 1차전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으며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던 3점슛을 놓치기도 했다.
반면, 덕 노비츠키는 맞대결 상대 파우 가솔을 완벽하게 압도하며 대활약했다. 가솔은 노비츠키를 열심히 막았으나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노비츠키는 첫 세 경기에서 가솔을 상대로 시도한 25개의 야투 중 무려 19개를 적중시켰다. 또, 가솔은 노비츠키를 막느라 지친 나머지 공격에서도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 막판에는 연거푸 두 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역전패의 원흉이 되었다.
벤치 싸움
댈러스는 벤치 대결에서 레이커스를 완벽히 제압했다. 시리즈를 끝낸 4차전은 그 단적인 예였다. 댈러스는 벤치 선수들이 무려 86점을 합작하는 화력을 뽐냈다. 놀랍게도 이는 레이커스가 4차전 기록한 총 득점과 같은 수치였다. 이에 댈러스는 4차전을 무려 36점차로 승리하며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또, 댈러스 벤치의 핵, '악마' 제이슨 테리는 시리즈 내내 레이커스를 괴롭혔다. 그는 3차전에서 23점을 올리며 팀의 3연승을 도왔다. 4차전에서는 아예 작정한 듯 3쿼터까지 32점을 몰아쳤다. 호세 바레아 역시 레이커스의 골밑을 안방 드나들듯 하며 레이커스를 좌절케했다.
외곽슛
3점슛은 댈러스가 시리즈를 쉽게 가져가고 레이커스가 완패한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댈러스는 이번 시리즈 들어 신들린 슛감을 자랑했다. 댈러스는 첫 세 경기에서 46.2%라는 놀라운 외곽슛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는 아예 20개의 3점슛을 62.5%의 확률로 적중시키며 레이커스의 숨통을 끊었다. 댈러스는 4경기 시리즈 역대 신기록인 총 49개의 3점포를 터뜨리는 등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반면, 레이커스는 지독히도 외곽슛이 터지지 않았다. 네 경기 동안 레이커스는 75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15개 성공(20.0%)에 그쳤다. 2차전에서는 4쿼터 중반까지 15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단 한 개도 넣지 못하기도 했다. 그 덕에 댈러스는 인사이드 수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종합
1차전 승리팀의 시리즈 승률이 8할에 육박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1차전 마지막 순간 브라이언트의 3점슛이 들어갔다면 이 시리즈의 향방은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레이커스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스윕을 당하며 짐을 쌌다. 분명한 사실은 댈러스가 더 잘했다는 것이다. 승부처에서의 집중력도 좋았고 뒤지고 있을 때 또한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노비츠키와 제이슨 키드는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10년간 팀을 우승후보로 이끌었으나 챔피언 반지를 획득하지 못한 노비츠키와 무관의 제왕 키드에게 있어 레이커스는 우승을 위한 하나의 관문과도 같았을 것이다.
레이커스는 1선 수비의 붕괴로 인해 전체적인 수비 로테이션이 무너지는 굴욕을 당했다. 믿었던 브라이언트와 가솔 역시 제 활약을 하지 못했다.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추앙받는 필 잭슨 감독의 마지막 시즌은 이렇게 허무하게 종결되었다.
사진 제공 =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