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이동환 기자] 농구에도 ‘아시아챔스’가 탄생할 전망이다. 국제농구연맹과 동아시아 수퍼리그가 본격적인 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20일 국제농구연맹(이하 FIBA)과 동아시아 수퍼리그(이하 EASL)는 동아시아 지역 최고의 프로농구 클럽 팀들이 출전하는 프로농구 리그 대회를 매년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EASL은 터리픽12(The Terrific 12)를 개최해 아시아 농구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바 있다. 지난해 9월 마카오에서 열렸던 대회는 전 세계에서 약 1억 1,500만 명이 중계를 시청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FIBA도 이 같은 EASL의 노력과 성공을 주목했다. 지난 3년간 EASL이 개최한 네 차례의 오프시즌 토너먼트 대회를 지켜본 FIBA는 결국 EASL과 힘을 합쳐 농구판 ‘아시아챔스’를 만들기로 최종 결정했다. FIBA는 향후 10년간 대회 개최를 승인하는 것은 물론 대회를 적극 지원하기로 EASL에 약속했다.
이미 대회의 큰 틀은 나왔다.
매년 9월 열리는 FIBA 아시아 클럽 챔피언스컵을 기준으로 한 달 뒤인 2021년 10월에 EASL의 첫 시즌을 개막할 예정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첫 두 시즌은 동아시아 지역 프로리그의 상위 8개 팀이 출전한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예선 리그를 치른다. 그 중 상위 4개 팀은 이듬해 2월에 있을 4강전(파이널 포)을 거쳐 우승, 준우승, 3위 팀을 가린다.
EASL은 ‘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2023년까지 리그 참가 팀을 16개 팀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기는 각 국가 프로리그의 시즌 중에 병행돼 치러질 전망이다.
하곱 카지리안 FIBA 아시아 사무총장은 "EASL은 최상위 팀을 위한 높은 수준의 대회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또 동아시아 지역에서 농구라는 종목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시아 지역 최고의 클럽 챔피언을 가리는 플랫폼이 될 동아시아 수퍼리그에 승인 및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맷 베이어 EASL 대표이사는 "동아시아 수퍼리그 창설에 대해 FIBA의 지원을 받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 2025년까지 동아시아 수퍼리그가 세계 3대 프로농구 대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또한 20억 명이 넘는 잠재 농구팬 층이 있는 동아시아 지역의 프로농구 팀과 각국 프로리그의 경쟁력 강화라는 FIBA의 목표에 부응하고 전 세계 농구 클럽대항전를 위한 FIBA의 목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농구판 ‘아시아챔스’의 등장이 KBL과 농구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이어질지 주목할 일이다.
그간 KBL은 시즌 중에 리그 정규경기 외의 다른 경기를 거의 치르지 않았다. ‘농구영신’과 올스타전만이 이벤트성으로 치러졌다. 2년 전부터는 FIBA의 제도 변경으로 시즌 중에 농구월드컵 예선, 아시아컵 예선 경기를 치렀으나 이는 프로농구 각 팀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EASL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KBL 팀과 다른 동아시아 상위 프로 팀이 맞대결을 펼치면 프로 팀 경기에 국가대항전 성격을 입힐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KBL에 대한 관심과 응원 열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축구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하는 역할을 EASL이 그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농구 시장의 전반적인 교류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L은 지난 6월부터 아시아쿼터제를 실시하며 그간 아시아시장을 향해 닫혀 있던 문을 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 향후 중국, 필리핀 선수들을 대상으로도 시행될 아시아쿼터제가 EASL 개최 효과와 맞물려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EASL이 아시아 최고의 국제리그로 거듭나며 아시아 전체의 농구 열기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 그리고 KBL이 EASL 효과를 활용해 농구에 대한 국내 팬들의 전반적인 관심 확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KB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