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경기 종료 3초 전, 108-107로 1점을 리드한 상황. 리드를 안은 채 수비에 돌입한다. 상대는 최고의 득점 기계를 보유한 팀. 과연 수비에 성공하며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어떤 수비를 펼쳐야 할까?
지역방어
NBA에서 ‘지역방어’는 생소한 단어다. 리그 특성상 지역방어보다는 대인방어가 많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NBA는 타 리그보다 3점슛 거리가 멀다. 수비수가 책임져야 하는 수비 범위도 그만큼 넓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이 틈을 공략하는 공격수는 그만큼 수월하다.
수비자 3초룰도 있다. 국제무대는 수비자 3초룰이 없어 센터가 골밑에 24초 내내 서 있어도 된다. 하지만 NBA는 그럴 수 없다. 자연스레 골밑을 비워두는 시간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팀이 대인방어를 활용한다.
그러나 지역방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좋은 수비법이 될 수 있다. 지난 2011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댈러스 매버릭스는 매치업 존 디펜스로 큰 재미를 봤고, 지난 2014-15시즌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종종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이러한 지역방어는 경기 막판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의외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작전타임시 대부분 감독은 상대의 대인방어를 뚫는 전략을 들고나온다. 하지만 상대가 지역방어를 활용한다면 골치가 아파진다. 어쩔 수 없이 공격을 시작하거나 다시 작전타임을 불러 지역방어에 맞는 패턴을 지시해야 한다.
경기 막판 지역방어를 자주 활용하는 감독은 바로 브래드 스티븐스(보스턴 셀틱스) 감독이다. 스티븐스 감독은 버틀러 대학 감독 출신이다. 대학 농구는 NBA보다 더 자주 지역방어를 활용한다. 이 덕분인지 스티븐스 감독은 NBA에 입성한 뒤에도 종종 지역방어를 사용하고 있다.
스티븐스 감독은 경기 막판 지역방어 상황에서 4가지를 강조한다. 커뮤니케이션, 볼 압박, 가드는 탑에 위치, 빅맨은 페인트존 수비다. 모든 수비가 마찬가지지만 경기 막판 토킹은 필수적이다. 선수들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과 핸드 시그널 등으로 자신이 맡아야 할 범위와 선수를 체크해야 한다.

볼 압박(X4)은 인바운드 패스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지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경기에서 보반 마르야노비치가 경기 막판에 투입되었다. 상대의 인바운드 패스를 가로막기 위해 221cm의 거구가 나선 것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에는 야오밍이 인바운드 패스 수비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로서는 그가 상당히 귀찮은 존재였을 것이다.
가드(X2)는 탑에 위치해야 한다. 이 구역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 에이스 가드의 돌파와 중거리슛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구역이기 때문이다. NBA 팀은 경기 막판 필승 패턴을 탑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막기 위해 가드가 자리를 미리 잡고 있어야 한다.
빅맨(X5)은 골밑 안쪽을 지켜야 한다. 너무 앞쪽으로 나와 있다면 상대가 돌파할 때 공간을 내줄 수 있게 된다. 페인트존을 지키면서 상대의 쉬운 득점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
스티븐스 감독 이전에는 탐 티보도(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지역방어를 자주 시도했다. 보스턴 셀틱스에서 코치를 맡을 때부터 시카고 불스 감독까지 여러 작전을 펼쳤다. 자유투 성공 이후 풀 코트 프레스를 지역방어로 펼치다가 수비 진영으로 들어오면 대인방어로 바꾸는 전략도 활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티보도 감독은 1-3-1 다이아몬드 존 디펜스도 선보였다.

1-3-1 다이아몬드 존 디펜스는 그 모양이 다이아몬드 같다고 해서 명명된 이름이다. 상대의 볼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풀코트 프레스 상황에서 자주 활용하는 작전이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잘 짜인 조직력으로 상대를 압박할 때 볼 수 있다. 지난 2015 유로 바스켓 당시 독일이 스페인의 볼 흐름을 압박하기 위해 이를 사용했다.
이 작전은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의 볼을 빼앗을 때 가장 유용하다. X4가 인바운드 패스를 압박하고 가운데 3명이 양쪽으로 흩어지면서 수비하는 형태다. X2는 볼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수비수를 가로막을 수 있다. 지난 2015 플레이오프, 시카고는 클리블랜드와의 2라운드 4차전에서 1-3-1 다이아몬드 수비 형태로 경기 막판 르브론 제임스의 공격자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이번 시즌 지역방어를 종종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말 댈러스 매버릭스전 3쿼터 마지막 포제션에서 2-3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인바운드 패스 압박은 마누 지노빌리가 하고, 패티 밀스가 탑을 막는 형태였다. 위크사이드에는 빅맨으로 채웠다.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나쁘지 않은 클로즈 아웃 수비로 상대의 외곽슛을 막으면서 쿼터를 마무리했다.
BOX | 스탠 밴 건디의 철학
스탠 밴 건디(디트로이트 피스톤스) 감독은 1981년부터 대학농구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오랜 기간 지휘봉을 잡으면서 수많은 경험을 해봤을 터. 그가 지난 2006년 오하이오에서 농구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열었는데, 그때 당시 경기 막판 수비 상황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밴 건디 감독은 경기 막판 수비 상황을 매일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번 다른 상황을 설정하고 수비하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점은 선수들이 수비시 생각하고 움직이게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순간 판단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자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밴 건디 감독은 "인바운드 플레이를 수비할 때 더욱 피지컬하게 움직여야 한다. 경기 막판에는 콜이 관대해진다. 스위치 상황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한다. 경기 막판에는 심판의 콜이 줄어든다. 더욱 거친 몸싸움이 일어난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스위치 디펜스로 수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