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꿀영입' 보그다노비치의 워싱턴 行
보얀 보그다노비치는 벌써부터 워싱턴 위저즈의 핵심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 Gettyimages/이매진스
[루키] 이승기 기자 = 확실히 선수는 잘 맞는 팀이 있는 것 같다.
주전에서 벤치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활약상이 훨씬 나아졌기 때문이다. 워싱턴 위저즈의 식스맨 보얀 보그다노비치(27, 203cm) 이야기다.
보그다노비치는 지난 2월 말 워싱턴에 합류했다. 2014-15시즌 데뷔 이래 줄곧 브루클린 네츠에서 뛰었으나,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워싱턴으로 트레이드되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 올해의 꿀영입?
워싱턴 위저즈 Get
보얀 보그다노비치, 크리스 맥컬러프
브루클린 네츠 Get
앤드류 니콜슨, 마커스 쏜튼, 2017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 보그다노비치는 누구?
크로아티아 국적의 보그다노비치는 유럽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는 2011 드래프트 2라운드 31순위로 NBA에 입성했지만, 이후 유럽에 남아 실력을 갈고 닦은 뒤 2014-15시즌에서야 NBA 무대에 데뷔했다.
낯선 환경이었지만 보그다노비치는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수비력 등 여러 약점을 노출했지만 슈팅력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데뷔 시즌 평균 9.0점을, 소포모어 시즌에 11.2점 3점슛 1.6개(38.2%)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NBA를 경험한 보그다노비치는 세계 무대에서 천하무적이 됐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평균 25.3점 4.0리바운드 FG 55.1% 3점슛 45.0%(3.0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그의 활약 덕분에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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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다노비치는 올림픽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2016-17시즌 활약은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그다노비치는 올 시즌 브루클린의 주전 포워드로 올라섰고, 평균 14.2점 3.6리바운드 3점슛 1.8개(35.7%)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던 중 트레이드를 통해 위저즈의 일원이 됐다.
보그다노비치는 2016 리우 올림픽에 참가, 득점왕에 오르는 등 탁월한 활약을 펼치며 조국 크로아티아를 5위로 이끌었다 ⓒ FIBA
★ 내가 워싱턴의 벤치 에이스!
보그다노비치는 워싱턴 이적 이후 첫 경기에서 2점에 그쳤다. 하지만 금방 적응에 성공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 3점슛 3개 포함 15점을, 세 번째 경기에서 16점(3점슛 3개)을 넣으며 예열을 마쳤다.
이적 후 네 번째 경기였던 토론토 랩터스와의 원정경기. 보그다노비치는 12개의 야투 중 9개를 넣으며 무려 27점을 기록했다. 출전시간(25분)보다 득점이 더 많았다. 또, 7개의 3점슛 중 6개를 성공시키며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도 다시 한 번 27점을 폭발시켰다. 이번에는 10개의 3점슛을 던져 무려 8개를 꽂았다. 심지어 4쿼터 막판 클러치 3점슛을 연속으로 가동하며 팀을 구해내기도 했다. 위저즈 입장에서는 이런 복덩이가 없었다.
8일 피닉스 선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아예 시즌-하이 득점을 올렸다. 보그다노비치는 29점 9리바운드를 챙겼다. 16개의 자유투를 얻어 모두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덕분에 워싱턴은 승부처에서 또 한 번 살아남았다.
'리그 최악의 팀' 브루클린에서 탈출한 보그다노비치. 그의 환한 미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해보인다. ⓒ NBA 미디어 센트럴
★ 무엇이 달라졌나
브루클린 시절에는 할 일이 많았다. 네츠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로스터를 들락날락했기 때문에, 보그다노비치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컸다. 그는 슛은 물론이고, 때로는 볼 운반도 해야 했다. 팀 분위기 또한 정돈된 것 없이 어수선했다.
네츠의 공격은 기본적으로 브룩 로페즈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시즌 초 '퍼리미터 에이스' 역할은 션 킬패트릭이 맡았다. 그는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보그다노비치가 꾸준하게 활약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워싱턴은 다르다. 스캇 브룩스 감독의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꾸준하고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한다. 보그다노비치는 '벤치 에이스' 역할에만 집중하면 된다. 보그다노비치가 코트에 들어서면 모든 선수가 그를 살리기 위해 움직인다. 빅맨들은 보그다노비치를 위해 스크린을 서주고, 가드진은 더 좋은 슛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해 뛰어다닌다.
광활한 시야를 자랑하는 존 월과 브랜든 제닝스는 보그다노비치를 매의 눈으로 찾아낸다. '스크린 머신' 마친 고탓의 스크린은 명품 그 자체다.
보그다노비치는 '슛' 하나에만 집중하면 된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없다. 스크린 사이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오픈 기회를 찾아다니며 장기인 슈팅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덕분에 고효율 농구가 가능해졌다.
이는 기록으로도 잘 나타난다. 보그다노비치는 워싱턴 합류 후 8경기에서 평균 16.5점 2.9리바운드 FG 52.0% 3점슛 54.8%(2.9개) 자유투 100%(31/31)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슈팅의 신'이 강림했다.
워싱턴은 올 시즌 내내 벤치 에이스를 찾고 있었다. 그 역할에 딱 맞는 적임자가 나타났다. 보그다노비치와 워싱턴의 궁합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물과 고기의 만남이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FIBA,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