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태백, 원석연 기자] 최연소 통합 MVP는 벌써 개막전이 기다려진다.

청주 KB스타즈의 에이스 박지수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박지수는 지난 7월 27일부터 시작된 KB의 태백 전지훈련에 한창이다. 신인 때부터 국가대표 차출과 WNBA로 바빴던 박지수가 팀의 비시즌 훈련을 이렇게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박지수는 “지금 막내인 (허)예은이 나이 때 비시즌 훈련을 한 적이 있긴 하다. 그런데 그때도 사실 훈련을 했다고 하긴 좀 그렇다. 여름에 또 대표팀 차출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태백에서 제대로 체력훈련도 안 했다.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당한 허리 부상으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운동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태백에 오기 전, 천안 숙소에 있을 땐 오직 재활에만 매진했다고.

그는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천안에서는 온종일 재활만 했다. 그러다 이렇게 공도 만지고 팀원들과 뭔가를 한다는 게 그냥 다 재밌다”면서도 “근데 또 마냥 재밌는 건 아니더라. 몇 달간 재활만 하다가 여기 와서 농구를 처음 했다. 이제 막 공을 잡았는데, 너무 오랜만에 하니까 몸과 마음이 다르더라. 벌써 나 자신한테 화가 난다”고 고백했다.

 

WNBA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박지수는 지난 2018년부터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국내 유일한 WNBA 리거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여 있는 WNBA의 구성원이라는 데 큰 자부심이 있었던 그였지만, 박지수는 올 시즌 미국행을 돌연 포기했다. 

특히 올 시즌은 팀의 주전 센터인 리즈 캠베이지가 리그 불참을 선언하면서, 만약 박지수가 리그에 참가했다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박지수는 “무척 많이 고민했던 문제다. 지난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도, 시즌을 끝내고 나서도 계속해서 고민했다”고 말한다. 

그는 “하지만 지금 선택에 후회는 없다. 물론 올 시즌 미국에 갔다면, 분명 기회는 많았을 테다. (리즈) 캠베이지도 없었고, (캐롤린) 스워즈도 은퇴했다가 제가 안 온다고 해서 은퇴를 번복했다. 하지만 그 전에 제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이대로라면 만약 갔었더라도 흐지부지됐을 것이다. 기회는 어차피 제가 잡는 건데,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하기 싫었다”고 했다.

이어 “빌 레임비어 감독님께서 많이 아쉬워했다. 지난 시즌 제가 WKBL에서 뛰고 있을 때도 자주 연락을 하셨다. 햄스트링이 파열됐을 때도 어느 정도인지, 언제 회복되는지 꾸준히 체크하시고, 올 거냐 안 올 거냐도 몇 번을 물어보셨다. 사실 처음에는 간다고 했었다.(웃음) 그래서 처음 (불참을) 말할 땐 고민이 많이 됐다. 그러다 코로나19도 터지고 부상도 겹치면서 다행히 얘기가 잘 됐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2승 2패로 6위를 기록 중이다.

 

개막전에 대한 기대감도 밝혔다. 지난 시즌 아쉽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한 KB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 겨룬다. 

박지수는 “누가 이기든 정말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웃으면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개막전은 꼭 무관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이런 큰 경기에는 팬분들이 꼭 있어야 한다. 그래야 흥도 오르고, 긴장이 되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랄까? 지난 시즌 무관중 경기를 치러보니 서로 양 팀 감독님 목소리만 들리는데, '멘붕'이 오더라.(웃음) 꼭 상황이 나아져 팬분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했다.

사진 = KB스타즈 농구단 제공,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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