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여자농구가 확 달라진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29일 제2차 임시총회 및 제7차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이사회에는 4강 플레이오프 제도부터 퓨처스리그 일정 전면 개편 등 굵직한 안건들이 오를 전망이다.

▲4강 플레이오프, 1위 팀 어드밴티지는?

가장 큰 변화는 4강 플레이오프다. WKBL은 지난 13-14시즌부터 플레이오프를 3강 체제로 운영했다. 이번 안건이 이사회에 통과된다면 지난 12-13시즌 이후 8년 만의 4강 체제가 부활한다. 대진은 3판 2선승제로, 1위 팀과 4위 팀, 2위 팀과 3위 팀이 맞붙어 챔프전 진출자를 가리는 형식이다.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봄 농구’가 한 경기라도 더 늘어난다는 점, 그리고 4위까지 플레이오프 티켓이 확대되면서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더 재밌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제도 변화는 꽤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1위 팀과 4위 팀, 2위 팀과 3위 팀이 동등한 조건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는 점이다. 

정규리그 1위·2위 팀에게 4강 플레이오프 직행 어드밴티지를 주는 남자농구 KBL과 달리 WKBL이 준비 중인 4강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1위 팀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거의 없는 제도다.(1·3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주어지지만, WKBL은 홈/어웨이에 따른 승률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정규리그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해 1위를 차지한 정규리그 우승 팀에게는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4강 플레이오프가 처음 논의될 때, KBO의 와일드카드전처럼 1위 팀에 1승을 주고 시작하는 방식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물론 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업셋은 리그를 흥미롭게 한다. 그러나 다른 리그에 비해 팀이 6개로 적어 팀간 맞대결이 많은 WKBL의 경우 이처럼 상위 팀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미미하다면, 시즌 막판 ‘셀프’ 순위 조정을 통해 상대를 고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력상 우위에 있는 4위 팀과 맞붙는 것 자체가 1위 팀에 대한 어드밴티지라 할 수도 있지만,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는 다른 프로 종목인 야구 KBO리그나 배구 V-리그는 앞서 말한 KBL처럼 모두 정규리그 1위에게 직접적인 어드밴티지를 주고 있다.

 

▲시즌 중 박신자컵? 퓨처스리그, 몰아서 개최한다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도 완전히 달라진다. 시즌 중 1군 정규리그 경기와 함께 열렸던 예년과 달리, 앞으로 퓨처스리그는 비시즌에 열리는 박신자컵처럼 기간을 정해 한 곳에서 몰아서 열릴 예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 시즌 퓨처스리그가 열리는 기간은 11월 중 국가대표 휴식기가 될 가능성이 크며, 타이틀스폰서인 청주 KB스타즈의 홈 구장인 청주체육관에서 약 일주일간 하루 3경기씩 치러질 계획이라고.

이번 개편은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코치진에게도 모두 고무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먼저 이번 변화는 선수들에게 가장 반갑다. 지난 시즌까지 퓨처스리그는 1군 정규리그와 같은 날 열렸다. 19시 열리는 1군 경기에 앞서 15시 30분에 치러졌는데, 이 때문에 2군과 1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의 경우 2군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1군 경기에 출전해야 했다. 연달아 2경기를 소화하는 탓에 정작 중요한 1군 경기에서 제 경기력을 못 보여주는 경우도 많았고, 부상에 대한 위험도 컸다.

만약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면, 이번 변화는 팬들에게도 호재다. 그동안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유망주들의 모습을 앉은 자리에서 최대 3경기까지 볼 수 있기 때문. 이는 6개 구단 코치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볼 기회가 적었던 타 팀 유망주들의 경기력을 시즌 중 한눈에 가늠할 좋은 기회가 될 전망.

▲시즌 일정

정규리그 일정 또한 이번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다. 개막전은 앞서 본지가 보도했던 대로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며, 이 밖에도 국가대표 휴식기와 시즌 종료일, 플레이오프 일정 등이 결정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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