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여러 갈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일본행이 미국에 대한 꿈을 접는 건 아니다.”

NCAA를 노크하던 양재민이 일본으로 간다. 양재민은 25일 일본 B.리그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에 아시아쿼터제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양재민은 B.리그에서 최초로 뛰는 한국선수가 됐다.

경복고 시절부터 주목받는 유망주였던 양재민은 고교 졸업 후 스페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후 연세대에 입학해 잠시 한국에 머물렀으나,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8년, NJCAA(전미전문대학체육협회) 소속인 니오쇼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며 스페인보다 더 큰 무대인 미국 무대에 도전한 것.  

양재민은 2년제인 니오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성공적인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해에는 소속 컨퍼런스에서 톱10으로 선정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NCAA에서 여러 오퍼를 받으며 NCAA, 나아가 NBA를 꿈꾸던 그는 별안간 일본행을 택했다. 

패트릭 유잉이 감독으로 있는 최고의 명문 조지타운대학으로부터 오퍼도 받은 그가 일본에 간 것은 어떤 이유였을까? 다음은 양재민과 일문일답.

 

Q. 예상치 못한 발표였다. 어떤 기분인가?
A. 아쉽지만, 오랜 시간 고민해 내린 결정이다. 또 한국에서는 (아시아쿼터가) 처음이지 않나. 제가 잘해야 동기들이나 후배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 잘 적응해보겠다.

Q. 오랜 목표였던 NCAA 진출은 무산됐다.
A. 스페인에 가서부터 미국에 정말 가고 싶었다. 지난 3년간 운동은 물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업에도 최선을 다 했다. 많은 것을 참으면서 노력했는데, 코로나19 같은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너무 아쉽다. 원래 이 시기에 오퍼를 받은 NCAA 학교들의 캠퍼스를 방문해 감독, 코치님들과 만나고 모든 게 결정이 나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게 무산됐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 마음 고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일본 외에도 KBL과 호주리그도 고민하다가 결국 일본행을 결정했다.

Q. 미국 도전에 대한 미련은 없나?
A. 아쉽지만, 길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여러 갈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일본행이 미국에 대한 꿈을 접는 건 아니다.

Q. 꽤 여러 곳의 NCAA 학교에서 오퍼를 받았다고 들었다.
A. 디비전 1·2를 합쳐서 20~30개 정도 오퍼가 들어왔다. 연락이 왔던 학교까지 합치면 더 많았다. 연락이 왔지만 바로 선택하지 않았던 건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노력했었기에 제가 원하는 학교에, 원하는 조건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Q. 패트릭 유잉 감독이 있는 NCAA 명문 조지타운대에서도 연락을 받았다고.
A. 어느 날 아침, 조지타운의 코치한테 전화가 왔다. 조지타운은 제가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 중 하나였다. 서로 원하는 부분을 확인하고, 플레이스타일이나 학점 같은 사소한 부분도 대화 나누며 거의 입학 확정 단계까지 갔다. 그런데 갑자기 패트릭 유잉 감독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뉴스가 뜨더라. 거기에 흑인 인권 시위까지 터지면서 그쪽에서도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정말 가고 싶은 학교였지만,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었다. 같은 시기 오퍼가 온 일본에서는 제 결정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Q. KBL과 호주 등 여러 선택지 중 일본을 택한 이유는 뭘까?
A.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가장 해외 진출 도전에 관대한 리그가 일본이더라. KBL도 좋은 리그지만, 아무래도 드래프트로 팀에 입단한 신인이 곧바로 미국에 다시 도전한다고 하면 안 좋게 바라볼 분들도 있을 것 같았다. 

계약도 그렇다. 일본은 계약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또한, NBA 서머리그 같은 데 도전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고 하더라. 제가 가는 팀인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가 저에 대한 평가를 워낙 잘해 준 부분도 있었다. 좋은 대우를 받았다.

Q. 앞으로 각오는?
A. 팀에서나 리그에서나 제가 아주 어린 편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나이를 떠나서 제 프로 선수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는 곳이다. 이제 시작이니 발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 

사진 = 양재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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