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호] 이제는 리그 최고 자리를 노린다, DB 이선 알바노
이번 시즌 DB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면서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까지 1위를 지켜낸 DB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DB가 일으킨 돌풍의 중심에는 많은 이들의 활약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또 한 번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DB의 가드진을 이끌어간 이선 알바노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아시아쿼터 선수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알바노를 <루키>가 만나봤다.
* 해당 기사는 <루키> 2024년 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기록 및 내용은 현시점에 맞게 일부 수정했습니다 *
KBL에 오기 전까지
현재 KBL 최고 수준의 가드로 손꼽히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는 이선 알바노. 캘리포니아 태생의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농구공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농구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던 알바노다.
“농구는 어릴 때 처음으로 접했어요. 아버지가 농구라는 스포츠를 소개해주셨죠. 사실 처음에는 본격적으로 농구를 하거나 팀에 속해있거나 하지 않았어요. 공원이나 이런 곳에서 농구를 즐겼죠.”
고등학생 4학년 때 알바노는 평균 23.2점 5.8어시스트 3.9스틸 3.7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낸 알바노는 이스턴 미시간 대학으로 진학해 대학무대를 누볐다.
이스턴 미시간에서 2년을 보낸 알바노는 산 마르코스 주립대학으로의 전학을 결정했다. 당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으로 갔던 학교가 디비전 1에 속했던 학교였어요. 상당히 많은 경쟁을 해야 했죠. 그래서 더 많은 기회를 받기 위해 디비전 2로 전학을 결정했어요. 또 첫 학교는 저희 집에서 비행기로 4시간 30분 정도 걸렸거든요. 두 번째 학교는 집에서 좀 더 가까웠기 때문에 그런 부분 역시 이유가 됐었어요.”
전학을 선택한 알바노는 많은 기회를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참고로 새로운 학교에서 알바노가 남긴 통산 득점 기록은 여전히 팀의 역대 1위 기록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대학 무대를 누볐던 알바노의 첫 프로 커리어는 필리핀에서 시작됐다. 2018-2019시즌 알바노는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산 미구엘 비어맨에 합류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저는 대학에서 처음 시작하는 단계였고 이미 리그에는 적응을 마친 선수들과 성공한 선수들이 있었죠. 저는 처음으로 들어가서 그 과정을 겪어야 했고 제 포지션인 포인트가드로 그 선수들을 리딩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적응이 필요했어요. 확실히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시간이었어요.”
이후 알바노는 태국과 독일을 거치며 아시아와 유럽을 고루 누볐다. DB의 유니폼을 입기 전 독일에서는 평균 9.8점 3.3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알바노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느낀 아시아 농구와 유럽 농구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필리핀이 더 개인기 위주로 진행됐던 것 같아요. 독일에서는 자국 선수들의 기량이 상당히 좋다고 느꼈어요. 또 아시아 농구가 조금 더 빠른 느낌이었고 유럽은 페이스가 느렸어요. 하프코트 세트오펜스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윙 포지션에서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던 기억이 나요. 룰이 다르기도 했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유럽에서도 뛸 수 있는 기량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독일로 갔었어요.”
또한 알바노는 대학 졸업 이후 특별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암 리그로 손꼽히는 드류 리그에 참여하게 된 것. 1973년 처음 창설된 드류 리그는 현재까지도 명맥을 이어오며 미국의 대표 프로-암 리그로 자리를 잡고 있다.
당시 알바노가 드류리그에서 상대했던 선수는 무려 르브론 제임스였다. 르브론은 현재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최근에는 역대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통산 40,000득점 고지를 밟으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GOAT로 손꼽힐 정도로 NBA내 영향력이 대단한 선수다. 그런 선수와 코트 위에서 상대를 한 것은 엄청난 경험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너무 재밌었죠. 졸업 후에 드류리그에서 뛰었어요. NBA 선수들도 오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뛰는 리그죠. 르브론도 있었고 더마 드로잔(시카고)도 있었어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당연히 특별한 경험이었고 그 선수들이 왜 최고의 선수들인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아시아쿼터로 KBL에 입성하다
그렇게 여러 리그를 돌면서 경험을 쌓은 알바노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KBL 무대에 입성했다. 2020년부터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가 필리핀 선수들에게도 적용이 되면서 각 구단이 필리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것. 그렇게 KBL에서 뛸 수 있게 된 알바노는 DB와의 계약에 합의하면서 KBL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독일에서 뛴 이후 에이전트랑 같이 다른 행선지를 찾았죠. 원래는 스위스나 다른 유럽에서 뛰는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DB에서 2년이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캘리포니아 친구 중에 한국 사람이 있는데 그 분에게 한국 리그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또 제가 딸이 있기 때문에 가족을 생각해야 하는 위치였거든요. 가족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나라라고 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어요.”
“원래는 KBL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어요. 에이전트가 제가 필리핀 시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쿼터로 뛸 수 있다고 해서 그 때부터 KBL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독일에서 뛰던 선수 중에 키퍼 사익스와 친분이 있었거든요. 사익스가 KBL에서 뛰었기 때문에 몇 년 전에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바로 다음 해에 한국에 오게 되어서 되게 재밌는 인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알바노가 느낀 KBL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선수들이 생각보다 컸어요. 대부분의 아시아 선수들이 신장이 작을 줄 알았는데 크더라고요. 또 연습을 할 때 생각보다 빠른 스피드라서 놀랐어요.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약속된 움직임이 인상이 깊은 것도 있었고요. 투맨 게임이나 컷-인 등 움직임이 많아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어요.”
당시 알바노 뿐만 아니라 많은 필리핀 선수들이 KBL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많은 팀에서 코트를 누비고 있다. 평소 이들과의 교류는 활발히 이뤄지는 편인지 궁금했다.
“코트에서 만나면 반가움이나 동질감을 느껴요. 다른 나라에 와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농구 외적으로도 대화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반갑죠. 다만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조금 다른 점은 있어요. 다들 가까운 친구들이고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평소에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 음식과 필리핀 음식은 차이가 좀 있잖아요. 저는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데 다른 선수들은 반반인 것 같아요. 작년에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아바리엔토스는 한국 음식을 조금 힘들어했었어요. 그런 소통을 하거나 가족들 안부를 묻기도 해요. 그렇게 서로 대화를 하고 소통하는 게 좋아요.”
이처럼 평소 많은 소통을 하면서 타지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아시아쿼터 선수들. 그러나 코트 위에서 서로 마주할 때면 더욱 경쟁심이 불타오르는 상대이기도 하다.
“대부분 외국 선수들은 빅맨이잖아요.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가드들이 많은데 그들과 경쟁하면 더 경쟁심이 생기고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팀들이 그 선수들을 데리고 온 것은 그 포지션에 경쟁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잖아요. 더 자극을 받는 부분이 있죠. 당연히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경쟁을 할 때면 조금은 다른 측면에서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해요.”
알바노가 느끼는 KBL, 그리고 DB
어느덧 KBL 리그에서 자신의 2번째 시즌을 마무리 한 알바노다. 아시아와 유럽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알바노이기에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있는 KBL의 레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져봤다.
“제가 경험한 곳 중에서는 아시아에서는 최고 수준의 리그인 것 같아요. 일본팀과 연습경기도 해봤는데 한국 가드들과 선수들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느꼈어요. 절대 쉬운 리그가 아니에요. 매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죠. 항상 더 집중해야 하고 모든 경기에 강한 준비가 필요한 리그에요.”
“저는 LG의 이재도가 정말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뱅크샷을 쏘는 것을 보면 흥미로운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또 소노의 이정현도 정말 개인기량이 좋아요. 이번 시즌에는 리그를 떠나 있긴 하지만 변준형 역시 마찬가지로 정말 경쟁력이 뛰어난 선수에요. 모든 팀의 가드진에 좋은 선수들이 포진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들과의 매치업을 항상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당연히 그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해요.”
KBL 입성 후 첫 시즌, 알바노는 평균 13.3점 5.1어시스트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알바노의 활약과는 별개로 DB는 웃지 못했다. 아쉬운 시즌이 이어진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것.
“지난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었어요. 업앤다운이 심했죠. 팀에 부상도 많았고요.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온전한 전력이 유지됐다면 플레이오프가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모든 팀원들이 최선을 다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지난 시즌의 경험이 좋게 작용해서 이번 시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러나 이번 시즌의 DB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1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와이어-투-와이어 정규리그 우승을 손에 넣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던 팀이 1년 만에 최정상의 위치에서 봄 농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우선은 로슨이 들어왔죠.(웃음) 정말, 아주 정말 큰 역할을 하는 선수에요. 또 감독님께서 3명의 빅맨을 훌륭한 플랜으로 운영을 하시기도 하고요. 서민수와 김영현의 영입이 있었고 박인웅의 발전도 있었죠. 또 강상재가 최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됐고 수비에서는 김종규의 역할이 상당하고요. 그런 모든 것이 팀으로 모아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에 비해 체력이 늘었고 경험치가 생겼어요. 공격할 때 어떤 점을 중요시해야 하는지 깨달은 것 같아요. 지난 시즌에는 여유가 없이 급하게 했는데 이번 시즌은 아니에요. 또 팀원들이 스크린을 정말 잘해주는 부분도 있어요. 덕분에 좀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고 그러면서 어시스트도 늘어나고 있어요.”
알바노의 이야기대로 이번 시즌 DB의 성공스토리 중심에는 디드릭 로슨의 영입이 자리하고 있다. KBL 입성 당시만 하더라도 2옵션으로 한국 땅을 밟았던 로슨은 어느덧 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해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제가 본 선수들 중 가장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까운 선수에요. 슛과 돌파, 패스 등 모든 옵션이 가능해요. 루카 돈치치(댈러스) 같은 스타일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선수죠. 매우 빠르지도 않고 운동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도 아니지만 자신만의 리듬을 가지고 농구를 해요. 우리 팀이 이렇게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가 로슨이죠.”
“저도 이렇게 일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지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이렇게 했다고 해서 놀랍지는 않아요.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거든요. 감독님께서 미팅을 통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이길 수 있다는 부분을 깨닫게 해주셨고 그런 부분으로 매 경기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어요. 또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도 있었죠.”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기록하기까지는 알바노의 지분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KBL 적응기를 거친 알바노는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된 기량과 함께 리그 최정상급 가드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자신의 2번째 시즌 알바노는 평균 15.9점 6.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3점슛은 무려 40.6%의 정확도로 꽂았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알바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MVP를 손에 넣었다. 다만 인터뷰 당시에는 MVP 수상이 확정되기 전이었던 알바노였다.
“후보로 언급이 되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어요. 그런 활약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에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서 후보로 언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런 도움 덕분에 기량 발전도 할 수 있었고요. 정말 영광스럽고 당연히 상을 받으면 너무 좋겠죠. 하지만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제 플레이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알바노의 경쟁 상대로 언급되었던 선수는 같은 팀 동료인 강상재다. DB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상재는 이번 시즌 체중 감량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 강상재는 14.0점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3점슛 성공률은 41.5%에 달한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강상재는 MVP 수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저도 당연히 받고 싶지만 제가 아니라 (강)상재가 받아도 행복할 것 같아요. 팀원이 받는 것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외국 선수 MVP로 언급되고 있는 로슨도 있고 저랑 상재도 MVP 후보로 언급이 되고 있잖아요. 이런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이 되어서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알바노가 이번 시즌 발전된 경쟁력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체력을 꼽을 수 있다. 상당히 빡빡한 일정의 KBL에 적응하기 위해 알바노는 비시즌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언급했다.
“미국에서부터 몸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왔어요.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많은 준비를 했죠. 또 한국에 일찍 들어와서 비시즌 준비를 같이 했어요. 전지훈련도 가고 했던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또 농구 외적으로 휴식도 꾸준히 하고 웨이트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면서 현재의 꾸준한 체력이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이제 DB의 눈은 플레이오프를 향해 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이후 DB는 2가드 시스템과 위디의 활용 등 다양한 카드를 실험하면서 플레이오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은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좋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는 다른 환경이고 다른 부분이 있잖아요. 현재의 경쟁력으로는 최고의 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을 보일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알바노 본인의 이야기대로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는 또 다른 무대다. 그렇다면 알바노에게 플레이오프에서 마주했을 때 가장 경계가 될 것 같은 팀은 어디일까.
“저는 SK를 꼽고 싶어요.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팀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팀이에요. 우리가 결승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꺾어야 할 팀이고 현재까지의 전적을 보더라도 SK는 껄끄러움이 있어요. 지금은 SK가 가장 견제가 되는 팀이에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알바노와 DB가 맺은 2년 계약은 종료된다. 앞으로도 알바노의 퍼포먼스를 KBL 무대에서 계속 볼 수 있을까.
“DB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아요. 당연히 한국에서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가족들도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만족하는 부분이 있고요. 생활이나 코트 안팎에서 아직은 불만을 가질 부분이 전혀 없어요. 자밀 워니나 라건아처럼 여기서 오랜 시간 생활을 한 선수들이 있잖아요. 그런 선수들을 보면 확실히 생활하기 좋은 나라인 것 같아요. 외국인이 살기에 좋은 나라에요. 또 한국 음식도 너무 좋아하고요.”(웃음)
원주 팬들의 응원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원주는 리그 내에서도 팬들의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한 도시에 속한다.
“저는 평소에 가족들에게 원주는 레이커스나 보스턴 같다고 이야기해요.(웃음) 팬들이 농구에 대한 자부심이 정말 크신 것 같아요. 이런 팬들이 있는 팀에서 뛰는 것이 즐거워요. 함성을 들으면서 뛰면 많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알바노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겨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KBL 팬들, 그리고 특히 DB의 팬 분들께 이런 성원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이뤄서 뿌듯함을 느껴요. 정규리그 우승을 한 것도 많이 좋아해주셨는데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Side Story 1.
알고 보면 농구만 왼손으로?
알바노의 슈팅 핸드는 왼손이다. 왼손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슈팅을 가져가면서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알바노가 일상생활에서는 모두 오른손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농구를 할 때는 왼손잡이로 변신을 하는 알바노다.
“원래는 오른손잡이에요.(웃음) 농구를 할 때만 왼손으로 슛을 하죠. 아무래도 왼손으로 슛을 쏘면 코트에서 많은 이점이 있어요. 다만 오른손으로 레이업도 가능하고 오른쪽으로 돌파도 편해요. 양손잡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이 장점인 것 같아요. 슛은 처음부터 왼손으로 쐈는데 왜 그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웃음) 어릴 때부터 왼손으로 슛을 쐈거든요. 아버지가 왼손잡이셨는데 그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Side Story 2.
니콜슨에게는 도가니탕, 알바노에게는 김치찜?
다른 나라에서 생활을 할 때 음식이 입맛에 맞는지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KBL에서 생활을 하는 외국 선수들 역시 한국 음식을 자유자재로 즐기는 선수가 있는 반면, 적응에 애를 먹는 선수들도 많다.
한국가스공사의 앤드류 니콜슨은 한식, 그 중에서도 도가니탕을 사랑하는 것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라운드 MVP를 수상하고 나서 만든 기념 티셔츠에 도가니탕을 새겨 넣었을 정도로 니콜슨의 도가니탕 사랑은 유명하다. 그렇다면 알바노에게는 어떤 음식이 소울푸드일까?
“저는 김치찜이요. 어제도 식당에서 2인분을 먹었어요.(웃음) 구단 식당에서도 먹기도 하고 외부에서도 먹는데 먹는 음식마다 정말 맛있는 것 같아요. 또 코리안 BBQ도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에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자제하고는 있지만요.”(웃음)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