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분의 3쿼터' GSW, 레너드 떠난 SAS에 '대역전극'
[루키=박진서 기자] '폭발적인 3쿼터'가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카와이 레너드 부상 이탈이라는 예상 못한 호재를 120% 활용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서부 결승 1차전을 20점 차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극적인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파이널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1차전서 113-111로 이겼다. 스테픈 커리가 40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위기마다 결정적인 3점슛과 컷-인 패스로 리더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냈다. 케빈 듀란트도 34점을 쓸어 담으며 환상의 원투 펀치 위력을 증명했다.
◆ '눈부신 관록' SAS…압도적이었던 전반 퍼포먼스
전반 흐름은 원정 팀이 거머쥐었다. 샌안토니오는 첫 24분 동안 팀 야투율 52.3%를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 수비를 흔들었다.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야투 11개 던져 7개를 집어 넣는 좋은 집중력을 보였다. 홀로 17점을 쓸어 담으며 자자 파출리아, 드레이먼드 그린이 지킨 상대 로 포스트를 두들겼다. 스크린 이후 기민한 픽 앤드 팝, 슈팅 핸드와 반대로 회전하며 림을 공략하는 포스트업, 엘보 지역에서 확률 높은 중거리 점프 슛이 빛났다. 다양한 슈팅 기술로 차곡차곡 점수를 적립했다.
레너드도 18점으로 힘을 보탰다. 빼어난 리바운드 솜씨가 일품이었다. 팀이 경기 흐름을 거머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너드는 전반에만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수확하며 풋백 점수로 6점을 쌓았다. 스테픈 커리가 14일 기자회견에서 우려했던 보드 장악 약점을 코트 위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벤치 생산성도 압권이었다. 샌안토니오는 2쿼터 싸움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압도했다. 두 노장이 선봉에 섰다. 데이비드 리, 마누 지노빌리가 전반 코트 마진 +45점을 챙기는 순도 높은 활약을 보였다. 지노빌리는 3점슛 1개 포함해 9득점 2스틸로 '소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작은 위기가 있었다. 2쿼터 6분 55초쯤 커리의 '5점 플레이'가 터져나왔다. 27-46으로 뒤진 2쿼터 6분 49초쯤 커리가 스크린 과정에서 패티 밀스에게 깔려 자유투 2구를 뺏었다. 침착하게 2개를 모두 림 안에 넣었다. 문제는 다음 장면에서 나왔다.
커리가 리의 인바운드 패스를 가로챈 뒤 곧바로 코트 오른쪽에서 3점슛을 터트렸다. 분위기가 일거에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흘렀다. 안방이 들썩거렸다. 점수 차를 19점에서 순식간에 14점으로 좁혔다. 커리는 32-50으로 끌려가던 2쿼터 종료 3분 17초 전에도 코트 왼쪽 45도에서 추격 외곽포를 꽂았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20년 연속 '봄 농구 무대'에 개근한 샌안토니오의 관록은 단단한 수비만큼이나 견고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작전타임으로 한 차례 분위기를 끊었고 이후 알드리지-레너드의 2대2 게임, 지노빌리의 슈팅 파울 자유투 등을 묶어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미국 중계진이 "이것이 샌안토니오의 힘"이라고 호평할 정도로 침착성을 잃지 않는 경기 운용이 인상적이었다. 샌안토니오는 전반을 62-42으로 크게 앞선 채 기분 좋게 후반을 맞았다.
◆ 1차전 물줄기 바꾼 '레너드 발목'…불 뿜은 GSW '창'
후반 들어 시리즈 최대 변수가 얼굴을 비췄다. 1차전뿐 아니라 결승 무대가 요동칠 수 있는 '레너드 발목'이 고개를 들었다. 78-55로 크게 앞선 3쿼터 4분 15초께 레너드가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직전 공격 포제션에서 왼쪽 코너에서 점프 슛을 시도한 레너드는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렀다. 파출리아의 발을 살짝 밟았다. 이전에도 2~3차례 발목이 불편하다는 시그널을 보냈는데 포포비치 감독은 곧바로 레너드를 코트에서 뺐다.
샌안토니오 공수 핵심이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골든스테이트 '창'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레너드가 빠진 뒤 첫 세 포제션에서 연속 7점을 쌓았다. 커리의 3점포와 케빈 듀란트의 1인 속공, 그린의 자유투 2개가 연이어 샌안토니오 림을 흔들었다. 수비 리듬도 덩달아 살아났다. 약 3분 30초 동안 샌안토니오를 무득점으로 묶었다.
64-78로 뒤진 3쿼터 종료 5분 41초 전 듀란트의 풋백 득점이 터졌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선 전반 내내 잠잠하던 클레이 톰슨의 외곽슛이 뒤늦게 꽂혔다. 점수 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오라클 아레나가 폭발적인 데시벨을 뽐냈다. 여기에 커리의 추격 점프 슛이 또 한 번 터졌다. 레너드가 빠진 후 상대에게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으면서 18점을 쓸어 담았다. 3쿼터를 마쳤을 때 20점이었던 점수 차는 9점으로 크게 줄었다(81-90).
◆ 치열한 난타전…종료 4분 전 해결사로 나선 'No.35'
듀란트가 기지개를 켰다. 눈부신 공격 집중력으로 팀 스코어 보드를 책임졌다. 85-94로 뒤진 4쿼터 4분 15초 무렵 듀란트가 코트 정면에서 3점슛을 터트렸다. 얼리 오펜스를 전개한 뒤 동료가 빼 준 킥-아웃 패스를 깔끔한 외곽포로 연결했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선 폭발적인 원 핸드 덩크를 완성했다. 약 15초 사이에 점수 차를 투 포제션으로 좁혔다. 플레이오프 역대 평균 득점 4위에 빛나는 듀란트의 결정력이 가장 필요한 순간 빛을 발했다(28.5점).
듀란트는 멈추지 않았다. 드존테 머레이, 지노빌리의 득점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 여지없이 추격 점수를 뽑았다. 4쿼터 7분대에 연속 5점을 수확하며 자신이 왜 트로피 재탈환에 필요한 존재인지 증명했다. 이어 그린과 손 리빙스턴의 환상적인 컷-인 플레이 합작이 펼쳐졌다.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99-100으로 근소하게 뒤진 4쿼터 8분 1초께 듀란트의 골 밑 득점이 림 그물을 흔들었다. 코트 중간에서부터 빠르게 퍼스트 스텝을 딛으며 샌안토니오 빅맨진의 컨테스트를 무력화시켰다. 1쿼터 초반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이날 경기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데 한몫했다.
치열했다. 샌안토니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차적으로 알드리지에게 엔트리 패스를 투입한 뒤 그의 포스트업을 노렸고 카일 앤더슨-조나단 시몬스가 레너드 빈자리를 메웠다. 시몬스는 104-103으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2분 11초 전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뒤 그린의 팀 파울 자유투를 뺏어 2구를 모두 집어 넣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 2개를 연속해서 뺏었다. 이후 커리가 오른쪽 45도에서 동점 3점슛을 꽂았다.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선 그린이 보너스 원 샷을 뺏어냈다. 저조한 슛 감각을 보였던 톰슨이 동료 스크린을 활용해 1선을 뚫어낸 뒤 기민한 'A패스'를 건넸다. 이후 커리가 컷-인 패스를 받고 올린 레이업 슛이 골텐딩 판정을 받았다. 이때 승리 추가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기울었다. 인파이팅을 연상하게 한 두 팀의 '샅바 싸움'도 끝을 알렸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