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에 가까운' 외곽포…GSW는 다시 '커리 앓이'

2017-05-05     박진서 기자

[루키=박진서 기자] 신기(神技)에 가까웠다. 자비 없는 3점 세례로 일찌감치 승리 추를 뺏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는 '다시' 스테픈 커리(29,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커리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세미 파이널 유타 재즈와 2차전서 23점 7어시스트 야투율 53.3%를 쓸어 담았다. 리바운드 4개, 스틸 2개, 디플렉션 4회로 수비에서도 빛났다. 양과 질, 공격과 수비에서 눈부신 생산성을 두루 뽐냈다. 팀의 115-104, 11점 차 완승에 크게 한몫했다. 

무난한 시리즈 2연승을 챙겼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이렇다 할 반전 흐름을 유타에 허락하지 않았다. 적재적소에 터진 커리의 3점슛이 결정적이었다. 상대가 추격 고삐를 당길 때마다 특유의 원 모션 외곽포로 다리 힘을 풀리게 만들었다. 1옵션으로서 흐름과 숫자 모두 거머쥐는, 흠 잡을 데 없는 '쇼타임'을 연출했다.    

44-27로 앞선 2쿼터 5분 45초쯤 코트 정면에서 기습적인 3점슛을 꽂았다. 2~3번 드리블을 툭툭 이어 가다 '순식간에' 솟구쳐 올라 공을 림 안에 넣었다. 미국 중계진은 "지금 0.2초도 안 걸린 것 같다. 저런 타이밍으로 던지는 슛이 림 그물을 족족 출렁이고 있다. 조지 힐 공백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누가 와도) 막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타가 3쿼터 초반 셸빈 맥의 외곽슛, 루디 고베어-로드니 후드의 연속 덩크를 묶어 점수 차를 7점까지 좁혔다. 이날 가장 적은 점수 차였다. 공수 포제션에서 1번의 야투 성패가 경기 흐름을 뒤흔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커리가 전면에 나섰다. 

65-58로 앞선 3쿼터 3분 24초께 코트 오른쪽 45도를 파고들었다. 조 잉글스, 후드 등 자신보다 10cm가량 큰 수비수 둘이 에워쌌지만 아랑곳없이 플로터를 완성했다. 무게중심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뛰어난 보디 밸런스와 집중력을 발휘했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 대행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아주 적절한 시점에 터진 '꼭 필요했던' 플로터"라고 칭찬할 정도로 영양가 만점 야투였다.

쐐기포를 직접 책임졌다. 이따금씩 선보이는 '뱅크 3점슛'을 터트리며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106-95로 앞선 경기 종료 3분 22초 전 코트 오른쪽 45도에서 안드레 이궈달라와 리턴 패스를 주고받았다. 동료의 엑스트라 패스를 받은 커리는 주저없이 뛰어 올라 외곽포를 시도했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백보드를 맞고 부드럽게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공과 림에 서로 다른 자기극이라도 부착한 듯 고요하고 부드럽게 메이드가 이뤄졌다. 코트 반대편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이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승리를 확신하는 제스처였다.  

커리는 이날 3점슛 8개 던져 5개를 꽂았다. 성공률 62.5%로 야투율보다 높았다. 숫자는 물론 영양가 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퍼리미터 생산성을 뽐냈다. 올 시즌 케빈 듀란트의 합류, 선수단과 불화설에 휘말린 감독(스티브 커), 그린의 다재다능함, 클레이 톰슨의 순간 집중력 등으로 이슈성이 조금 떨이진 게 아니냐는 일부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커리는 커리였다. 봄 농구 들어 리더의 존재감을 명징하게 뽐내고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4경기 평균 29.8득점 5.3리바운드 6.5어시스트 2.0스틸 외곽슛 성공률 42.2%)에 이어 두 번째 라운드서도 거침없는 폭발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