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리포트] 케빈 듀란트를 괴롭혔던 종아리 근육 손상이란?

2023-12-26     이동환 기자

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번 시간의 주제는 종아리 근육 손상이다.

정리: 이동환 기자
자문: 김두한 교수

*본 기사는 루키 2023년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Q. 농구 팬들에게 발목이나 무릎에 비해 종아리 부상은 단순한 부상 정도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종아리 근육 손상은 어떤 부상인가요?

A. 종아리 근육은 크게 4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집니다. 전방과 후방, 그리고 외측과 심부입니다. 그 중에서도 선수들의 부상과 밀접한, 그리고 스포츠의학적으로 가장 중요시 다뤄지는 부위는 후방 부위입니다. 후방부위의 종아리 근육은 크게 3개로 비복근의 2개(내측과 외측), 가자미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근육 중 하나가 파열이 되는 것이 흔히 말하는 “종아리 근육 부상”입니다. (족척근 plantaris라는 작은 근육이 하나 더 있지만, 임상적으로 중요시 다루는 위의 3가지 근육만 다루겠습니다,)

 

Q. 종아리하면 아킬레스건 부상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입니다. 아킬레스건 부상과는 어떤 게 다른 건지 궁금합니다.

A.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근육이 시작하는 곳(기시점)과 끝나는 곳(부착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근육에는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이 있는데요, 특히 끝나는 곳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근육이 힘줄로 변하면서 뼈에 부착하게 됩니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할 때 뼈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근육보다는 더 단단한 힘줄이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종아리 부상과 관련된 3개의 근육은 각각 시작하는 곳은 다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힘줄(건), 아킬레스건으로 모여 발뒤꿈치뼈에 붙어 있게 됩니다. 즉, 후방 부위 종아리근육은 하나로 합쳐져서 기능을 합니다. 

 

Q. 케빈 듀란트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기 전에 종아리 근육 손상을 겪었다고 들었는데요, 종아리 근육 손상과 아킬레스건 부상 사이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아리 근육은 아킬레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종아리 근육 손상이 아킬레스건 파열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많은 문헌들을 참고해 봤을 때, 아킬레스 파열의 위험 인자로 하지의 부상 경험과 발목의 굴곡력(파워)와 각도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들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론해 봤을 때, 당시 듀란트가 예상과는 다르게 빠르게 복귀했다는 점이, 종아리의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연관성은 있었을 것입니다.  

 

Q. 미네소타의 칼 앤써니 타운스가 지난 시즌에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굉장히 오래 결장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타운스는 3단계(grade 3) 부상이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단계에 따라 치료와 회복 기간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종아리 근육도 다른 근육들, 특히 함스트링과 마찬가지로 정도에 따라서 여러 단계로 나뉩니다. 가장 간단한 분류로는 근육 파열의 정도와 크기를 보고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분류기법이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종아리 근육 사이에는 근육뿐만 아니라 건막(aponeurosis)나 힘줄(tendon)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위의 동반 손상까지 초음파나 MRI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근육보다는 건막이나 힘줄의 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이부위에 손상이 있다면 단계가 높아집니다. 칼 앤써니 타운스의 경우, 부상 영상을 보시면 아킬레스건 파열과 유사한 상황과 반응이 있었습니다. 부상 후 복귀까지 51경기를 결장했을 정도로 회복이 오래 걸린 점으로 봐서 근육손상 보단 종아리 건막이나 힘줄의 손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발목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무릎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보통하는데, 종아리 근육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요?

A. 종아리 근육은 무릎과 발목을 연결하는 근육 중 하나이기 때문에 원칙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그러나 비복근과 가자미근의 특성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에 관한 이해를 통한 강화 운동이 필요합니다. 

비복근은 스프린팅과 급감속과 같이 빠른 운동을 할 때 일을 하는 근육으로, 길이가 비교적 긴 근육이기 때문에 무릎운동과 발목운동 모두에서 관여를 합니다. 가자미근은 반대로, 버티는 운동을 하거나 오르막 오르기 등을 할 때 더 주도적으로 일을 하며, 비복근보다 더 짧기 때문에 발목운동에만 관여를 합니다. 이와 같은 종아리 근육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종아리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손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Q. 루카 돈치치의 경우 종아리 부상이 꽤 고질적인 부상이 돼가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시즌부터 있었던 종아리 부상이 월드컵 출전 때문에 회복이 덜된 상태에서 시즌을 맞이한 것 같은데요. 돈치치처럼 종아리 부상 회복과 재활을 병행하면서 경기에 출전하는 건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네, 종아리 부상이 낫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보통 러닝 시에는 약 5배, 그리고 점프 시에는 체중의 약 7배가 순간적으로 종아리 또는 아킬레스에 부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돈치치의 경우는 비시즌 국가대표경기에서 종종 빠지는 경기가 있었습니다. 즉 본인과 메디컬 팀에서도 회복상태를 보면서 출전 시간이나 경기를 조절했을 것 같습니다.(체중도 최근 조금 감소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다행스러운 것은 돈치치는 운동능력을 극대화해서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BQ와 패싱 센스, 스텝백이나 범핑을 통한 공간창출 능력과 더불어 수준급 슛팅력 위주로 플레이 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무기로 농구를 하는 자 모란트나 자이언 윌리엄스 타입의 선수들에게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Q. 디트로이트의 케이드 커닝햄은 종아리 수술을 받으면서 다리에 철심을 박았다고 하더라고요. 팀 하더웨이 주니어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동일한 수술을 받았고요. 종아리 수술과 철심은 연관 관계가 그다지 없어 보였어서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커닝햄이 받은 종아리 수술은 어떤 수술이었나요? 종아리 근육 손상과는 다른 수술이었을까요?

A. 아마 다른 수술로 생각됩니다. 종아리 근육 파열로 수술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만성적인 종아리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인 종아리뼈 (경골)에 피로 골절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운동량이 많은 전문 선수들은 종아리의 통증이 있을 때 반드시 종아리뼈의 피로골절을 감별해야 합니다. 종아리 뼈의 피로 골절은 주로 종아리 앞쪽에 통증이 있을 시 의심할 수 있으며, 일단 피로골절이 발생하고 진단된다면 6개월 전후의 장기간의 회복기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합니다. 

 

Q. 앞서도 언급했지만 무릎, 발목 같은 관절에 비해 종아리는 농구를 즐기는 이들에게 중요한 관리 대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평소에 종아리를 잘 관리하고 풀어주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앞서 손상 예방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아리 근육마다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동호회 농구를 다니다 보면 부위마다 꼼꼼히 워밍업을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을뿐더러 종아리는 특히 단순 스트레칭만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동호회 농구에서도 1년에 한번이상은 꼭 종아리 근육 파열이나 아킬레스 파열 부상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추천해드리는 종아리 운동 프로그램으로,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종아리 강화 운동인 수직 방향 calf raising 뿐만 아니라 수평방향으로 벽을 미는 푸쉬 운동, 줄넘기 동작과 같은 hopping 운동도 포함 하는 다양한 조합으로 워밍업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김두한 교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