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호] 정상급 스쿼드 구축한 KT! 이번 시즌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KT는 이번 비시즌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갔던 팀들 중 하나다. 우선로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어왔던 서동철 감독과 이별을 선택하면서 사령탑의 변화를 가져갔다. 서동철 감독의 후임으로 KT를 이끌게 된 감독은 송영진 감독.
사령탑을 교체한 KT는 선수 구성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갔다. FA 시장에서는 양홍석을 놓치긴 했지만 문성곤 영입에 성공하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다. 여기에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또 다시 1순위를 손에 넣는 행운으로 문정현을 지명했다. 여러 변화를 마주한 KT는 시즌 극초반의 부진을 딛고 1라운드를 3위로 마쳤다.
*본 기사는 루키 2023년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많은 변화 있었던 비시즌
지난 2022-2023시즌 KT는 우승후보로 개막 이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팀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국내 선수 뎁스가 상당히 두터운 팀으로 많은 팀들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KT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컵대회 MVP를 차지했던 EJ 아노시케는 시즌 들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버렸고 야심차게 영입했던 1옵션 랜드리 은노코는 시즌 초반 당한 부상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며 금방 짐을 싸야 했다.
이후 재로드 존스와 레스터 프로스퍼가 새롭게 합류하며 잠시 희망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KT의 상승세는 수그러들었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반등에 실패한 KT는 21승 33패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최종 8위에 머무르면서 플레이오프 티켓조차 손에 넣지 못한 채 아쉬운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시즌을 보낸 KT에게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KT는 우선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어오던 서동철 감독과 이별을 선택한 KT는 송영진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변화를 가져갔다.
이제 막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초보 감독이라는 불안요소는 있었지만 송영진 감독은 KT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은퇴 이후 팀의 코치와 수석코치를 지내며 누구보다 KT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친 KT는 선수단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갔다. 우선 내부 FA였던 양홍석과는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그 대신 정관장과의 협상이 결렬된 문성곤을 붙잡는데 성공하면서 출혈을 막았다. 여기에 KT는 또 다른 내부 FA였던 한희원과는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KGC(현 정관장) 시절 수없이 많은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문성곤은 우승 DNA가 필요했던 KT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또한 지난 시즌 평균 80.3점의 실점으로 리그 7위에 그쳤던 KT에게는 문성곤의 수비력 또한 큰 도움이 될 것이 자명했다.
문성곤을 영입한 KT에게는 신인드래프트의 행운 역시 따랐다. 최근 신인드래프트에서 연이어 높은 순위를 거머쥐고 있는 KT는 이번 추첨에서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KT의 선택은 대학 시절부터 이미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문정현. 그렇게 KT는 비시즌 선수 구성에도 힘을 쏟았다.
또한 KT에게는 천군만마의 합류 역시 기다리고 있었다. 상무에서 전역할 예정이던 허훈의 합류가 바로 그것. 입대 이전 리그 MVP를 차지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허훈의 합류는 KT가 가장 기대하고 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외국 선수 구성에서도 KT는 변화를 가져갔다. 아쉬웠던 지난 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외국 선수 선발에 더욱 공을 들였던 KT는 패리스 배스와 마이클 에릭을 영입하면서 새 얼굴들로 외국 선수 라인업을 구성했다.
불안했던 극초반, 그러나 이내 연승 가도
많은 변화 속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KT지만 시즌 초반에는 불안한 모습이 보였다. 우선 야심차게 영입했던 문성곤이 개막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시즌 초반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KT는 문성곤의 부재 속에서 1라운드를 치러야 했고 허훈 역시 제대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KT에게는 초반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했다.
LG 원정으로 시즌을 출발한 KT는 첫 경기에서 71-66의 승리를 따내면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어진 SK전에서 80-85로 패한 KT는 이후 정관장과 DB를 상대로 연패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시즌 초반을 보냈다.
그러나 KT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1월 첫 경기였던 삼성과의 경기에서 90-87의 승리를 따낸 KT는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면서 초반 부진을 빠르게 만회했다. 새롭게 합류한 배스가 득점뿐만 아니라 어시스트에서도 힘을 내면서 팀을 이끌었고, 한희원 또한 커리어-하이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많은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하윤기의 놀라운 성장이 KT가 연승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지난 시즌 평균 15.3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기량발전상까지 수상했던 하윤기는 비시즌 국가대표 경험을 거쳐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1라운드 9경기를 치르면서 하윤기는 평균 19.6점 7.0리바운드의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1라운드 평균 득점은 국내 선수들 중 소노의 이정현(20.9점)에 이은 전체 2위였고 빅맨들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였다. 7.0개의 리바운드 수치 역시 이대헌(7.1개)에 이은 2위.
리그 최정상급 빅맨으로 성장한 하윤기를 앞세운 KT는 빠르게 승리를 적립해나갔다. 하윤기는 수비에서도 상대 외국 선수와 매치하면서 공수에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하윤기와 배스를 필두로 나머지 선수들이 똘똘 뭉친 KT는 허훈과 문성곤의 부재 속에서도 1라운드를 6승 3패로 마치면서 성공적인 시즌 출발을 보였다. 2라운드에서는 허훈과 문성곤의 복귀까지 예정되어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KT를 향한 기대치는 점차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이처럼 성공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던 KT지만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공수 양면에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한 하윤기가 발목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11월 중순 치러진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하윤기는 4주 진단을 받았다. 빠른 회복을 위해 발목에 깁스를 한 상태이지만 당분간은 경기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하윤기의 부상과 함께 KT의 상승세 역시 한풀 꺾이고 말았다. 11월 18일 열렸던 SK와의 경기에서는 87-102의 완패를 당했다. 하윤기를 대신해 이두원이 주전으로 나섰고 박찬호도 활용했지만 하윤기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었다.
이어진 DB와의 경기에서도 71-87로 패하면서 2연패를 기록한 KT다. 송영진 감독은 “하윤기의 존재감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박준영과 박찬호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해 궂은일을 하게끔 준비하겠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윤기의 공백 기간을 잘 버텨내는 것은 KT에게 주어진 또 다른 숙제가 됐다. 우선 이어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는 94-85의 승리를 따내면서 연패를 끊은 KT다. 하윤기는 없지만 허훈과 문성곤은 예정대로 돌아왔기 때문에 여전히 KT는 무시하지 못할 전력을 갖춘 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윤기가 돌아온 이후의 KT 역시 기대를 모은다. 빅맨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내는데 능한 허훈과 하윤기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아직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문성곤까지 점차 폼을 끌어올리게 된다면 KT의 국내 선수진은 빈틈이 없는 구성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숙제는 있다. 허훈과 배스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신이 공을 쥐고 빅맨과의 2대2 플레이 이후의 상황을 능숙하게 살리는 허훈이지만 배스 역시 공을 어느 정도는 손에 쥐고 플레이하는 것이 더욱 익숙한 선수다. 결국 이들이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KT에게는 상당히 중요하다.
우선 허훈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관장과의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 나선 허훈은 "저와 배스가 서로 볼 핸들러여서 안 맞는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다. 배스랑 저랑 경기를 많이 안하다보니 그런 것도 있고 뭐가 더 확률이 높고 재밌는 농구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와 배스의 2대2가 강력한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풀어가야 한다. 둘이 따로 뛰는 것은 상대에게 맞춰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배스와 2대2를 많이 할 생각이다"며 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았던 SK와 KCC 모두 시즌 초반 예상만큼의 위력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KT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하윤기의 부상 공백, 허훈과 배스의 호흡 등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이번 시즌의 KT는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