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호] BE A REAL HULK, KT 하윤기

2023-12-16     이학철 기자

 

자신의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하윤기는 놀라운 성장세를 바탕으로 KT를 넘어 KBL을 대표하는 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진짜 헐크가 되어버린 KT의 하윤기를 <루키>가 만나봤다. 

*본 기사는 루키 2023년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성장, 그리고 국가대표

하윤기는 지난 시즌 경기 당 15.3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에서는 11.7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평균 19.2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는 시즌을 마친 후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면서 자신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 2022-2023 시즌 하윤기의 라운드별 기록 *
1R : 11.7P 6.9R FG% : 53.4%
2R : 13.2P 5.9R FG% : 52.8%
3R : 15.4P 5.3R FG% : 63.4%
4R : 17.6P 6.9R FG% : 60.9% 
5R : 16.0P 7.1R FG% : 58.8%
6R : 19.2P 5.8R FG% : 62.9%

그러나 하윤기의 성장과는 별개로 KT의 시즌은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평가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던 KT였지만 외국 선수들의 부진과 함께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21승 33패로 8위의 성적에 그쳤다. 

“작년에는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팀원들도 모두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어 하는 의지가 많이 보이고 있어요. 이번 시즌 1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는 상당히 좋아요.”

“지난 비시즌에는 팀에 있으면서 웨이트나 혼자 개인기량을 발전시킬 시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준비를 해야 하다 보니 몸을 제대로 만들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러다보니 시즌을 앞두고 불안하기도 하고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의 말처럼 이번 비시즌 하윤기는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것. 물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정상급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팀원들과 합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저는 팀원들과의 호흡은 새로 (문)성곤이 형이 들어온 것 말고는 바뀐 멤버가 없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바뀌시다 보니까 거기에 빨리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했던 것 같아요.”

“국가대표를 가보니 각 팀에서 잘하는 형들이랑 같이 해보면서 재밌었어요. 또 해보지 못했던 플레이도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하니까 신기하기도 했고요. 다른 나라의 선수들과 상대를 해보니 키가 큰데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어요. 또 거의 3점 농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직접 부딪히면서 느껴 보니까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결과만 놓고 보면 너무 아쉬웠죠. 우리가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지난 비시즌에는 미들슛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하윤기다. 그 결과 이제 하윤기의 미들슛은 무시할 수 없는 무기 중 하나가 됐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또 다른 무기를 장착하려고 하고 있을까.

 

 

 

3연패 이후 5연승, 우려가 희망으로 바뀐 1라운드

송영진 감독을 새롭게 부임시킨 KT는 야심차게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시즌 출발이 좋지는 않았다. 비시즌 영입했던 문성곤은 개막 직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결장을 이어갔고, KT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허훈의 합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도 KT는 첫 경기에서 LG를 71-66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이후 3연패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KT다. SK전(80-85) 패배를 시작으로 정관장(59-63), DB(84-91)를 상대로 연이어 패배를 기록했던 KT다. 

“그 때는 아직 초반이다 보니까 감을 많이 못 잡았던 것 같아요. 또 서로 호흡도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무리한 플레이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가장 큰 부분은 초반이라 몸이 풀리지 않았던 것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 KT가 연패를 벗어나게 됐던 계기는 삼성과의 경기였다. 11월 4일 펼쳐진 삼성전에서 KT는 접전 끝에 90-87의 승리를 따내면서 연패를 벗어났다. 당시 하윤기는 16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 때 경기에서 5반칙을 하고 나갔는데 정말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도 다행히 팀이 이겨서 짜릿함을 느꼈어요. 연패를 끊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던 경기에요.”

삼성전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본 KT는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면서 놀라운 질주를 펼쳤다. 여기에는 하윤기의 활약이 상당한 밑거름이 됐다. 팀의 연승 기간 하윤기는 평균 20.0점 7.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 KT의 5연승, 그리고 하윤기 *
11/4 vs 삼성(90-87) : 16점 8리바운드
11/6 vs 소노(101-65) : 21점 6리바운드
11/9 vs 한국가스공사(91-69) : 22점 10리바운드
11/11 vs 현대모비스(75-74) : 18점 5리바운드
11/13 vs 현대모비스(77-61) : 23점 6리바운드

“연패 때보다 패리스 배스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해줬던 것 같아요. 또 저희도 그 전에는 플레이를 하다가 풀리지 않으면 배스만 찾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배스도 부담이 심했고 자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어요. 이후 선수들끼리 미팅을 하면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했고, 배스도 자신감을 많이 찾았어요. 이후에는 점차 호흡이 맞아가면서 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KT는 1라운드를 6승 3패의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DB와 정관장에 이은 3위.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언급되던 SK와 KCC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며 1라운드를 마무리한 것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허훈과 문성곤이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 이들이 합류한 이후 완전체의 KT에 대해 많은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었다. 

“(허)훈이 형이랑 (문)성곤이 형이 없는 상태에서 6승 3패를 한거잖아요. 조금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점수로 따지면 한 70~80점 정도는 줄 수 있는 1라운드였던 것 같아요.”

KT가 이처럼 좋은 1라운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하윤기의 활약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하윤기는 1라운드에서 평균 19.6점 7.0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웬만한 외국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당연히 라운드 MVP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라운드 MVP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6경기, 7경기 정도 했을 때 기자님들께서 라운드 MVP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로슨이나 (이)정현이가 너무 잘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접었어요.”(웃음)

하윤기의 이야기대로 1라운드에는 너무나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DB의 개막 7연승을 이끈 디드릭 로슨, 소노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이정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1라운드 MVP의 영예는 로슨에게 돌아갔다. 로슨은 90표의 유효 표 중 68표를 획득해 라운드 MVP를 손에 넣었다. 뒤를 이어 이정현이 14표를 받으며 2위에 올랐다. 

* 디드릭 로슨과 이정현의 1라운드 기록 *
로슨 : 24.4점 5.0어시스트 9.3리바운드 1.4블록슛
이정현 : 20.9점 7.2어시스트 3.4리바운드

이정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둘의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봤다. 드래프트 동기인 이들은 어릴 때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 사이다. 

하윤기 : (이)정현이랑은 초등학생 때부터 친했어요. 그 때부터 계속 맞대결을 하면서 라이벌처럼 여겨졌거든요. 대학에 와서도 계속 맞대결을 했고요. 초등학생 때 어떤 캠프에 같이 참가하면서 친해졌어요. 오랜 친구죠. 

루키 : 그렇다면 이정현은 라이벌인가요, 친구인가요?

하윤기 : 포지션이 달라서 라이벌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계속 라이벌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조금씩 드는 것 같아요. 정현이는 정말 무서운 선수죠. 꾸준히 잘하기도 하고 한 번 폭발력이 붙으면 득점력이 너무 무서워요. 3점도 막아야 하고 돌파도 막아야 하는 까다로운 선수죠.

 

 

BE A REAL HULK

지난 시즌의 하윤기와 이번 시즌의 하윤기는 야투 시도만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 지난 시즌 경기 당 10.6개의 야투를 시도했던 하윤기다. 이번 시즌에는 12.0개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야투율이 58.6%에서 63.0%까지 증가했다. 

“배스나 (정)성우 형이랑 투맨게임을 하면 제 찬스를 잘 봐줘요. 그때마다 볼을 받으면 거의 골밑 근처에 있거든요. 그러면서 좀 더 확률이 높은 슛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이 비결인 것 같아요.”

지난 비시즌 장착하기 위해 노력했던 미들슛 역시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는 하윤기다.

“저는 아직은 미들슛에 기복이 있다고 생각해요. 감이 좋은 날에는 잘 들어가는데 그렇지 않은 날에는 잘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이걸 꾸준히 안정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작년에 송영진 감독님께서 미들슛을 쏠 때 만들어주셨던 것이 있거든요. 그 덕분에 감만 잡아도 편하게 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의 하윤기는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던 지난 시즌보다 더욱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KBL을 대표하는 빅맨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하윤기 본인이 느끼고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지난 시즌에는 외국 선수 말고는 팀에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한테 찬스가 많이 났었고 경기를 뛰면서 많이 시도를 해보다 보니 실력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에는 더 자신감을 가지고 했던 것 같아요.”

지난 시즌 포워드 유형인 재로드 존스와 호흡을 맞출 때의 성적이 더 좋았던 하윤기다. 또한 이번 시즌 역시 포워드형인 패리스 배스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저는 센터 유형의 선수와 뛸 때 더 편하다는 생각은 있어요. 수비에서는 외국 선수가 상대 외국 선수를 막아주고 공격에서도 그 쪽으로 몰리면 찬스가 많이 난다고 생각해서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배스와 뛰다 보니 외국 선수를 막는 것도 처음에만 힘들었지 익숙해지면서 괜찮아졌어요. 공격에서도 배스가 외곽에서 휘저어주다 보니까 찬스가 많이 나고요. 배스랑 픽게임을 하면 제 찬스도 많이 봐주는데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

“배스는 정말 착하고 인성도 좋은 선수에요. 저희가 뭔가 이야기를 하면 바로 수용하면서 고치려고 하거든요. 저희한테 많이 맞춰주려고 하기도 하고요. 되게 편하고 좋은 선수인 것 같아요. 농구도 잘하고요.”(웃음)

배스와 함께 뛸 때는 수비에서 주로 상대 외국 선수와 매치가 되는 하윤기다. 본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적응했다고 하지만 분명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저 혼자서 1대1로 막으면 막기 힘들어요. 그런데 제가 막으면 외국 선수들이 뒤에서 도와주는 헬프 수비를 많이 해주거든요. 또 리바운드 상황에서도 외국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 힘든 부분은 분명 있지만 혼자서 막는 것보다 함께 막아줘서 좋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가 상대해 본 외국 선수들 중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누구였을까. 하윤기는 삼성의 코피 코번을 언급했다. 1라운드 맞대결 당시 코번은 KT를 상대로 39점 19리바운드의 엄청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저는 코번이 너무 어려웠어요. 자리를 잡아서 볼을 받으면 키도 커서 바로 골밑에서 이지슛을 쏘더라고요. 거기서는 헬프 수비가 와도 막기가 힘들어요. 힘도 정말 너무 좋고요.”

이번 시즌 KT는 이두원과 하윤기의 두 국내 빅맨을 동시에 코트에 기용하는 라인업도 선보이고 있다. 다소 역할이 겹칠 수 있는 이두원과 함께 코트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하윤기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배스가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배스를 3번에 두고 (이)두원이랑 제가 4,5번을 뛰거든요. 처음에는 저도 이게 될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서로 스페이싱을 벌려주면서 하다 보니까 찬스가 더 잘 나는 것 같더라고요. 4,5번이 국내 선수기 때문에 서로 경기 중에 바로바로 이야기를 하면서 맞춰갈 수 있어서 편한 부분도 있고요.”

이처럼 하윤기는 이번 시즌 진정한 헐크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3년차에 불과한 하윤기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하윤기는 앞으로 외국 선수를 상대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을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를 언급했다. 

“아무래도 외국 선수들이 저를 막다 보니까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또 1대1 상황에서도 공격을 성공시키고 싶고요. 그런 부분을 앞으로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앞서 언급했듯 KT는 앞으로가 더 기대를 모으는 팀이다. 허훈이 전역 후 팀에 합류했고 문성곤 역시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후 코트로 돌아왔다. 이들이 합류한 KT는 더욱 강한 전력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훈이 형은 루키 때부터 같이 뛰었던 형이에요. 대표팀에서도 느꼈지만 확실히 공격에서는 최강이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자기 수비를 제치거나 할 때 상대 수비가 훈이 형한테 몰리거든요. 그러면 다른 팀원들에게도 찬스가 나요. 훈이 형과 2대2를 하면 어딘가에서는 무조건 찬스가 나게 돼있어서 기대도 많이 되고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곤이 형이랑은 대표팀에서 맞춰봤어요. 제가 수비를 뚫리면 항상 형이 뒤에 있더라고요. 뒤에서 토킹도 전부 다 해주세요. 제가 헤매고 있으면 뒤에서 토킹을 바로 해주셔서 곧바로 제자리를 찾아서 들어갈 수 있어요. 많이 편하고 확실히 수비에서 왜 인정을 받는지 알겠더라고요.”

다만 완전체의 KT를 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라운드 들어 허훈과 문성곤이 복귀했지만 정작 하윤기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 

<루키>와의 인터뷰 당일 하윤기는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발목에 깁스를 하기로 결정했다. 회복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예정. 이로 인해 하윤기 본인 역시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크게 아프지는 않아요. 그런데 병원에서 깁스를 해야 회복이 빠르다고 해서 우선은 깁스를 한 상태에요.”

하윤기가 빠진 채 2라운드를 시작한 KT는 SK(87-102)와 DB(71-87)를 상대로 연패를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인터뷰 당시 하윤기가 까다롭다고 언급했던 두 팀이었다. 

“저는 1라운드에서 DB와 SK가 많이 까다로웠어요. SK전에서는 워니가 워낙 잘해서 막으려고 2명이 붙어도 다 넣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까다로웠어요. 또 DB는 로슨이 슛도 좋고 패스도 너무 잘 빼줘서 상대하기가 힘들었고요.”

그러나 이후 KT는 다시 2연승을 기록하면서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관장을 94-85로 꺾으며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한 KT는 이어진 삼성전에서도 88-83의 승리를 따냈다. 문성곤은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지만 허훈은 전역 후 곧바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하윤기의 복귀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완전체가 된 KT가 이후 추가적인 부상 없이 로스터를 유지한다면 우승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팀임은 분명하다. 하윤기 역시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힘주어 강조했다. 

“저는 플레이오프는 무조건 가고 싶어요. 그리고 연패는 가급적이면 하지 않는 팀이 되었으면 해요. 만약 경기를 지더라도 한 번 지고 나서 바로 다시 이길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

비록 1라운드 MVP는 놓쳤지만 복귀 이후 1라운드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시즌 MVP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하윤기다. 그러나 하윤기는 MVP라는 이야기에는 손사래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1라운드이기 때문에 체력도 좋고 힘도 있어서 기록이 좋게 나온 것이라 생각해요. 후반부에 가면 많이 떨어져 있을 것 같아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MVP는 아직까지 욕심이 없어요. 대신 팀 성적이 우선이죠.”

마지막으로 하윤기는 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추운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이제 훈이 형이랑 성곤이 형도 들어왔고 저도 더 열심히 뛰어서 형들 뒤를 받쳐주면서 더 좋은 플레이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Side Story
코트 위에서는 헐크, 코트 밖에선 순둥이?

‘베이비 헐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하윤기. 이러한 별명답게 코트 위에서는 누구보다 파워풀하고 터프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다. 어마어마한 높이를 활용한 호쾌한 덩크와 블록슛은 하윤기를 대표하는 플레이 중 하나다. 

그러나 코트 밖에서의 모습은 영락없이 순박한 청년 그 자체다. 인터뷰 당시 다리에 깁스를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긴 시간 진행된 사진 촬영과 인터뷰가 힘들 법도 했지만 하윤기는 너무나 순박한 미소와 함께 누구보다 성실히 인터뷰에 임했다. 

거기다 이번엔 천진난만함까지 갖춘 하윤기다. <루키>가 커버 촬영을 할 때마다 진행하고 있는 ‘인생네컷’ 촬영을 부탁하자 하윤기는 “저 그거 진짜 잘해요!”라며 곧바로 미소와 함께 포즈를 취한다. 

덕분에 인생네컷 촬영은 순식간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가히 인생네컷 프로라고 할 수 있다. 코트 위의 ‘헐크’는 코트 밖에선 너무나 천진난만한 ‘베이비’가 된다.  

 

사진 = 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