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호] FA 시장 최고의 인기남, 고향으로 돌아온 KGC 최성원

2023-08-17     이학철 기자

 

KGC의 최성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SK의 유니폼을 입고 KGC와 치열한 파이널 혈투를 펼쳤던 이 남자는 이제 KGC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됐다. 시즌 종료 후 맞이한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한 최성원은 자신의 고향인 안양을 연고로 두고 있는 KGC의 러브콜에 응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 본 기사는 루키 2023년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불타올랐던 관심

역대급이었던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곧바로 개장된 FA 시장. 이번 FA 시장은 양홍석과 최준용, 문성곤 등 대어급 포워드 자원들이 대거 등장하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이적(문성곤 : KGC → KT, 양홍석 : KT → LG, 최준용 : SK → KCC)을 택하면서 리그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이들 포워드 자원들의 이적으로 많은 화제가 됐던 FA 시장이었지만 가장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는 따로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SK에서 KGC로 둥지를 옮긴 최성원. 

보상이 필요했던 여타 대어급 FA들과는 달리 무보상 FA였다는 점이 최성원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였다. 거기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최성원은 스스로 자신의 주가를 더욱 드높였다. 그 결과 최성원의 영입을 위해 무려 6개 구단이 달려들었고, 고심 끝에 최성원은 KGC를 선택했다. 

“제 생각보다 더 많은 팀에서 연락을 주셨어요. 저는 2~3개 팀 정도에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고 6개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다들 좋게 많이 봐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함을 느꼈던 FA였어요.”

“아무래도 제가 FA가 처음이다 보니 선배 형들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어요. 또 팀을 정할 때는 이제 제가 오래 있어야 할 팀이니까 그런 부분도 많이 고민했어요. 부모님과도 많이 상의를 했던 것 같아요.”

KGC가 최성원에게 제시했던 계약 조건은 계약 기간 3년에 보수 4억원(연봉 3억원, 인센티브 1억원).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지만 사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그렇다면 최성원이 KGC를 최종 행선지로 결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이번 FA에서 선택을 할 때 첫 번째로 우선시했던 부분은 제가 더 기량이 발전될 팀을 고르고 싶었어요. 그런 와중에 김상식 감독님께서 ‘너의 발전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안양에 가서 감독님을 믿고 하면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또 안양 출신이거든요. 초중고를 안양에서 나왔고 부모님도 안양에 계신데 그 부분 역시 제 선택에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충분히 ‘대박’이라고 칭할 수 있는 FA 결과를 맞이한 최성원이기에 계약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위의 축하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기사가 나가고 되게 축하 문자가 많이 오고 연락도 많이 왔어요. 이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높은 금액을 받은 만큼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안양에 돌아오다

앞서 이야기를 한대로 최성원은 안양이 고향인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KGC의 농구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안양체육관은 그에게 낯설지 않은 장소다. 

“제가 초등학교에서부터 KGC 유소년 농구팀에서 활동했거든요. 고등학생 때까지 안양에 있으면서 안양에 애착이 많았어요. 이렇게 KGC에 오게 되어서 좋고 SK 시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밖에 있을 때도 KGC라는 팀이 워낙 가족과도 같은 분위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팀을 옮기는데 있어서 전혀 부담은 없었고 또 막상 오니까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라서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다들 너무 편하게 해주시기도 하고요. 팀에서 워낙 잘 해주기도 하고 밥도 너무 맛있어서 적응을 잘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에는 관중석에서 KGC의 농구를 지켜봤던 최성원이다. 자신이 응원하던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 역시 의미가 남다를 터. 참고로 최성원이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KGC의 전신인 SBS 시절 신드롬을 일으켰던 단테 존스의 모습을 본 것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KGC와 최성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제가 어릴 때부터 경기를 꾸준히 봐서 체육관도 저한테는 많이 익숙하고 주변 환경이 많이 익숙해요. 또 제가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SBS 시절 단테 존스의 경기를 보고 너무 멋있어서 시작하게 됐거든요. 어떻게 보면 안양의 농구를 보고 농구를 시작하게 된 셈이죠. 그런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도 너무 좋았고 체육관에 올 때마다 어렸을 때 관중석에서 보던 코트에서 뛰게 되니까 뿌듯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고향인 안양에 돌아와 매우 만족하고 있는 최성원이다. 다만 그는 지난 시즌까지 KGC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SK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특히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혈투를 KGC를 상대로 펼치기도 했다. 

“항상 KGC랑은 라이벌 구도도 있었고 가장 상대하기 힘든 팀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KGC에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웃음) 이렇게 오게 되어서 감회가 새로워요.”

“제가 플레이오프를 처음 뛰어 봤어요. 그래서 새롭기도 했고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뛰었다는 것이 기분이 좋은데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워요. 7차전이 끝나고는 결과가 너무 아쉬워서 경기가 끝나고도 10~20분 동안 코트를 떠나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최성원이라는 선수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시리즈였던 것 같아요.”

아쉬움은 남았지만 후회는 없었던 시리즈였다. 그만큼 두 팀 모두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최종 결과는 그야말로 한 끗 차이로 갈렸다. 특히 최성원은 마지막 7차전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을 퍼부으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너무 후회 없이 해서 눈물이 나지는 않더라고요. 아쉬움이 있었지만 모든 것을 쏟아 냈기 때문에 후회는 남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재밌었던 경기였던 것 같아요.”

 

새로워진 KGC와 새로워질 최성원

지난 시즌 혈투 끝 우승을 따낸 KGC였지만 냉정하게 오프시즌 행보는 아쉬움이 남았다. 최성원을 잡는 움직임까지는 좋았으나 내부 FA였던 문성곤와 오세근을 동시에 놓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정효근과 이종현, 김상규 등이 새롭게 합류하긴 했지만 냉정히 말해 KGC의 차기 시즌 전력은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 선수들이 다 바뀌었기 때문에 저희끼리도 손발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팬 분들이 많이 걱정을 하고 계시지만 그런 걱정을 떨쳐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충분히 자신도 있고요. 선수들은 바뀌었지만 팀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우승의 기운을 받아서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처음에 계약을 하기 전에는 (문)성곤이 형이 같이 뛰자고 얘기를 했었어요.(웃음) 그런데 제가 계약을 하고 같은 날에 성곤이 형이 KT로 간다는 기사가 나왔잖아요. 같이 뛰지 못하게 되어서 좀 아쉬웠죠. 또 (오)세근이 형이랑도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다른 팀을 가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어요. 그래도 (정)효근이 형이랑 (이)종현이 형이랑 (김)상규 형이 새롭게 왔기 때문에 호흡을 잘 맞추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액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만큼 다음 시즌 늘어난 역할에도 적응을 해야 하는 최성원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1.3점 2.3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최성원인데 이러한 퍼포먼스를 시즌 내내 보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기대가 많이 돼요. 그런 역할을 맡고 싶어서 이적을 선택한 것이거든요. 충분히 잘 해낼 자신도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역할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상무에서부터 많이 연습을 했기 때문에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오히려 자신감이 더 있는 것 같아요.”

SK 시절 최성원이 주목을 받은 부분은 수비와 3점슛이었다.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수비 5걸에 선정될 정도로 걸출한 수비력을 지니고 있고 찬스에서 정확하게 3점슛을 꽂을 수 있는 능력은 최성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이제는 또 다른 모습들 역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저는 2대2 공격에서 자신을 가지고 있어요. SK 시절에는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서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KGC에서는 그러한 역할을 맡아서 ‘최성원이 저런 모습도 있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늘어난 역할만큼 상대 견제 역시 더욱 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비 역시 최성원에게는 중요하다. 

“그러한 부분 또한 제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즐기면서 하려고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상무에서 무빙슛이랑 2대2를 많이 연습했거든요. 웨이트도 많이 했고요. 그런 부분이 작년에 어느 정도는 나왔지만 더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KGC에서 그런 부분을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커리어 첫 이적 후 맞이하는 다음 시즌은 최성원에게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KGC의 유니폼을 입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최성원 역시 남다른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또한 최성원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또한 잊지 않았다. 

“감독님이 요구하신 부분에 대한 수행을 빨리빨리 하려고 하고 있고 부상을 당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KGC 팬 분들께 개막전부터 보여드리고 싶어요. SK에 있을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가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또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KGC의 팬 분들이 많이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 걱정하지 않으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세요! 또 SK의 팬 분들도 정말 많이 응원을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