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의 향기를 풍겼다’ 지미 버틀러, 원맨캐리의 진수를 보여준 1R
지미 버틀러가 마이애미의 기적을 이끌었다.
마이애미 히트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3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 밀워키 벅스와의 경기에서 128-126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 이날 승리로 마이애미는 밀워키를 제압하고 2라운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규시즌 58승 24패로 리그 전체 1위의 승률을 거머쥐었던 밀워키의 플레이오프를 단 5경기 만에 끝냈다.
이번 시리즈에서의 승리로 마이애미는 역대 6번째로 1번 시드를 꺾은 8번 시드 팀이 됐다. 2012년 필라델피아가 시카고를 꺾은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심지어 1번 시드에게 단 1패만을 당한 팀은 이번 시즌의 마이애미가 유일하다.
이번 시리즈에서 마이애미에게는 여러 악재가 가득했다.
우선 마이애미는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2경기나 치른 끝에 겨우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팀이다. 애틀랜타를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 패했던 마이애미는 이어진 경기에서 시카고를 천신만고 끝에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거기다 시리즈 도중에는 부상 악재도 마이애미를 괴롭혔다. 주포 타일러 히로가 오른손 중지와 약지 골절로 단 1경기 만에 아웃됐다. 또한 빅터 올라디포가 3차전 도중 무릎 슬개건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뱀 아데바요 역시 시리즈 내내 햄스트링 부상을 안은 채 뛰며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마이애미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런 마이애미의 기적을 전면에서 이끈 선수는 바로 지미 버틀러. 이번 시리즈에서 버틀러는 마이클 조던 부럽지 않은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시리즈를 집어삼켰다.
지미 버틀러의 1R 기록
1차전: 35점 5리바운드 11어시스트. 야투율: 55.6%
2차전: 25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율: 66.7%
3차전: 30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야투율: 63.2%
4차전: 56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야투율: 67.9%
5차전: 42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야투율: 51.5%
시리즈 평균: 37.6점 6.0리바운드 4.8어시스트. 야투율: 59.7%, 3점슛: 44.4%
이번 시리즈에서 버틀러는 그야말로 원맨캐리의 진수를 보여줬다. 동료들의 연이은 부상, 전력의 열세 모두 버틀러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리즈 내내 믿기지 않는 활약을 이어간 버틀러다.
하이라이트는 4차전과 5차전이었다. 우선 4차전에서 버틀러는 무려 56점을 폭격하며 마이애미의 역전극을 이끌었다. 특히 4쿼터에만 21점을 집중시켰다. 3쿼터 종료 당시 78-89로 뒤지고 있던 마이애미는 버틀러의 초인적인 힘을 앞세워 놀라운 역전극을 연출했다.
5차전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3쿼터가 종료됐을 때 마이애미는 86-102로 무려 16점을 뒤지고 있었다. 심지어 5차전은 원정 경기였음을 고려하면 이를 뒤집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나 버틀러는 이번에도 팀의 역전극을 이끌었다. 4쿼터에만 14점을 폭격한 것. 버틀러의 활약으로 조금씩 추격하던 마이애미는 끝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버틀러는 2점차 열세가 이어지던 종료 직전 게이브 빈센트의 인바운드 패스를 받아 몸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앨리웁 득점을 만들어내며 연장행을 주도했다.
4차전과 5차전 버틀러의 4쿼터 활약
4차전: 21점 3리바운드. 야투: 6/8 자유투: 8/9
5차전: 14점 2리바운드. 야투: 6/10
조던의 향기를 풀풀 풍긴 버틀러의 맹활약 속 마이애미의 기적은 완성됐다. ‘낭만 그 자체’로 불리게 된 이 남자는 5차전 직후 “우리는 그저 열심히 뛰었다. 우리는 우리가 뭘 할 수 있는지 안다. 외부 잡음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더 배울 것이고 더 나아질 것이다. 다음 시리즈 역시 이번 시리즈처럼 접근할 것이다”라며 시리즈를 끝낸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업셋을 달성한 마이애미는 마찬가지로 4번 시드인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5경기 만에 업셋을 연출한 뉴욕과 2라운드에서 맞붙게 됐다. 이 시리즈는 과거 환상의 짝꿍이었던 버틀러와 탐 티보도 뉴욕 감독의 맞대결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