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송교창-김낙현-박정현의 男 3x3 대표팀, 뉴질랜드 넘고 역대 최고 성적 가능할까
뉴질랜드만 넘는다면 역대 최고 성적이 보인다.
허훈, 송교창, 김낙현, 박정현으로 구성된 남자 3x3 대표팀이 지난 10일 소집됐다. 현재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담금질에 들어간 대표팀은 오는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FIBA 3x3 아시아컵 2023에 출전한다.
역대 최고의 네임드들이 모인 남자 3x3 대표팀. KBL MVP 출신 허훈, 송교창을 비롯해 한국가스공사의 중심이 된 김낙현, 2019년 KBL 드래프트 1순위 박정현의 조합은 이름값만 보면 양홍석, 안영준, 김낙현, 박인태로 구성됐던 2018년 아시안게임 3x3 대표팀 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2024 파리올림픽 예선 진출 티켓이 걸린 이번 3x3 아시아컵을 위해 상무 선수들을 발탁한 남자 3x3 대표팀은 '우승'이란 목표 아래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조 편성이 만만치 않다. 이번 3x3 아시아컵에는 남자 24팀, 여자 19팀이 출전한다.
일단, 한국 남녀 3x3 대표팀은 12팀이 겨루는 메인 드로우(본 예선)에 직행하지 못했다. 남자 3x3 대표팀의 경우 메인 드로우 진출의 기준이 되는 FIBA 3x3 국가 랭킹이 세계 65위, 아시아 16위로 턱없이 낮기 때문.
이로 인해 남자 3x3 대표팀은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도 시드 배정은커녕 16팀이 겨루는 퀄리파잉 드로우(별도 예선)에서 대회를 시작하게 됐다.
5대5와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3x3 아시아컵은 12팀에게만 메인 드로우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남자의 경우 상위 랭킹 8팀이 메인 드로우에 직행한 가운데 대표팀은 뉴질랜드, 투르크메니스탄, 통가와 함께 퀄리파잉 드로우 B조에 속했다. 퀄리파잉 드로우에선 각 조 1위에게만 12팀이 겨루는 메인 드로우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일단, 퀄리파잉 드로우 조 편성은 최악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뉴질랜드는 2017년과 2022년 3x3 아시아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 팀이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국 프로선수들로 3x3 대표팀이 구성될 예정이다. 뉴질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면 역대 최고의 전력을 꾸린 대표팀의 3x3 아시아컵 일정이 이틀 만에 막을 내릴 수도 있다. 남자 3x3 대표팀 선수들이 긴장하고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뉴질랜드를 넘어 메인 드로우에 진출할 경우 호주, 일본이 버티고 있는 메인 드로우 B조에 편성된다.
호주는 3회 연속 3x3 아시아컵 챔피언에 오른 우승 후보 0순위고, 일본은 아시아 3x3 강국으로 2020 도쿄올림픽 3x3 본선 진출 경험을 갖고 있다. 두 팀 모두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국 프로선수들의 출전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마냥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겉으로만 보면 최악의 조 편성이지만 운이 따른다면 한국의 결승 진출까지 꽃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선제 조건은 무조건 뉴질랜드를 잡아야 한다. 뉴질랜드에게 패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끝난다.
뉴질랜드를 잡고 메인 드로우에 오를 경우 호주보단 일본에 포커스를 두고 조 2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본의 경우 자국 2부리그 선수들도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호주 전보단 승률이 높아 보인다.
운이 따라 일본을 잡고 조 2위로 8강에 오를 경우 D조 1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D조에선 필리핀과 카타르가 1위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력상 대표팀에게 필리핀과 카타르는 그다지 위협적인 팀이 아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승 후보 0순위 호주를 조별 예선에서 만나기 때문에 결승전까지 호주를 다시 만날 일은 없다. 중국 역시 토너먼트 대진표에서 우리와 반대 블록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몽골, 필리핀, 카타르를 8강, 4강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현재 소집된 남자 3x3 대표팀은 3x3 경험을 위해 소집된 것이 아니다. '우승'이란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싱가포르로 향해야 한다.
아쉽게도 퀄리파잉 드로우부터 뉴질랜드라는 강 팀을 만나지만 뉴질랜드만 넘어선다면 그동안 한국 3x3가 경험해 보지 못 한곳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이미 허훈, 송교창, 김낙현, 박정현의 3x3 아시아컵 출전 소식을 접한 다른 나라들은 한국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남자 3x3 대표팀이 부디 진지한 자세로 3x3 아시아컵에 임해 선전해 주길 기원해 본다.
사진 = 김지용 기자,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