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깔깔농구] '웨이드 부상' 시카고, 잘나가는 이유는?

2017-04-03     이승기 기자

[루키] 이승기 기자 = "버려야 산다?"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시카고 불스가 완전히 살아났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동부 컨퍼런스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5경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해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슈퍼스타 드웨인 웨이드(35, 193cm)의 부상 이탈 이후 이러한 상승세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웨이드는 지난 3월 중순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웨이드는 이 팀의 리더이자 2옵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런데 그의 결장이 전화위복이 되어 불스가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 원활한 스페이싱

비밀은 바로 스페이싱에 있다. 웨이드의 이탈 이후 불스의 스페이싱이 굉장히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웨이드는 외곽슛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통산 3점슛 성공률이 30.3%에 불과하다. 지미 버틀러와 라존 론도 역시 3점슛에는 큰 재능이 없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코트에 들어섰을 때 시카고의 공격이 매우 답답하게 전개되곤 했다.

웨이드가 시즌-아웃 되자,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은 니콜라 미로티치와 덴젤 발렌타인 등 외곽슈터들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수를 바깥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이들 덕분에 공간 창출이 용이해졌다. 불스는 코트를 넓게 쓰며 활로를 찾았다.

미로티치의 활약은 실로 대단하다. 최근 여섯 경기 중 세 차례나 28점을 기록, 팀 내 득점 리더에 올랐다. 시카고는 해당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상승세를 탔다.

코트를 넓게 쓰니 자연스레 슛도 잘 들어간다. 최근 론도(!)를 비롯, 대부분의 선수가 놀라운 3점슛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시카고는 최근 7경기 연속 3점슛 10개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프랜차이즈 최고 기록이다.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터져준 덕분이다.


★ 물 만난 버틀러와 론도

웨이드의 부상 이탈은 버틀러에게 채워졌던 족쇄를 푸는 효과를 가져왔다. 버틀러는 최근 7경기에서 평균 29.4점 6.4리바운드 8.7어시스트 1.7스틸 FG 55.1% 3점슛 62.5%(1.4개) FT 80.0%를 기록하는 등 신들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애초에 버틀러와 웨이드는 공존하기 힘든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포지션과 역할이 완벽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서로 양보하며 뛰었지만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기록을 봐도 그렇다. 다음은 이번 시즌 버틀러가 웨이드와 함께 뛸 때와 함께 뛰지 않을 때의 기록을 비교한 것이다.


☞ 2016-17시즌 버틀러의 기록 변화 (36분 기준)

1) 웨이드와 함께 뛸 때

19.4점 5.6리바운드 4.8어시스트 FG 42.4%
온 코트 득실마진 : +0.1
100번의 공격권당 득실마진 : -0.8

2) 웨이드와 함께 뛰지 않을 때

26.5점 5.6리바운드 5.9어시스트 FG 47.5%
온 코트 득실마진 : +1.7
100번의 공격권당 득실마진 : +4.9

이뿐만이 아니다. 론도 역시 최근 활약이 확실히 좋아졌다. 지난 7경기에서 평균 13.3점 7.0리바운드 8.7어시스트 2.6스틸 FG 48.2% 3점슛 42.9%(1.3개)를 기록하며 전성기 뺨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버틀러와 론도의 활약상이 좋아진 것은 웨이드의 이탈 덕분이다. 볼 소유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경기 감각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이는 곧 불스의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 '탈' 웨이드 효과

이번 시즌 웨이드는 -1.7의 온 코트 득실마진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 16분 이상 뛴 시카고의 주요 로테이션 멤버 중에서 가장 안 좋은 수치다. 반면 그가 벤치에 앉아있을 때는 불스가 +0.6점의 득실마진을 냈다.

웨이드의 유무에 따른 팀 3점슛 성공률도 제법 차이가 난다. 웨이드와 함께 하는 시카고는 31.9%의 3점슛 성공률에 그쳤다. 30개 구단 중 단연 꼴찌. 반면 웨이드가 뛰지 않을 때는 34.9%로 상승한다. 최근 7경기에서는 무려 44.1%(11.7개)나 된다.


★ 웨이드와 시카고의 미래는?

그렇다면 웨이드는 더 이상 팀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인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웨이드는 여전히 뛰어난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수비 위주의 농구를 구사하는 시카고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웨이드의 경험 또한 큰 도움이 된다. 웨이드는 여전히 승부처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이는 승부사다. 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웨이드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존재가 중요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웨이드는 현재 플레이오프에 맞춰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다면 다시 웨이드를 볼 수 있을 전망. 과연 시카고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또, 플레이오프에 돌아올 웨이드는 팀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팬들의 관심이 불스를 향해 모이고 있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