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깔깔농구] 하든, MVP도 좋지만 좀 쉬어라

2017-04-02     이승기 기자

[루키] 이승기 기자 = 무리한 출장 강행은 득보다 실이 많다.

휴스턴 로케츠의 제임스 하든(27, 196cm)은 자타공인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기록 자체는 종전과 비슷하지만 내실이 좋지 않다. 경기 내용도 최악이다. 승부처에서 연달아 실책을 범하는 등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휴스턴은 지난 3경기에서 내리 패했다. 이 기간 동안 하든은 평균 23.7점 10.3리바운드 8.3어시스트를 올렸다. 그러나 야투성공률은 고작 29.4%였고, 3점슛 성공률은 16.1%에 불과했다. 실책은 6.0개에 달했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상대 수비수들(안드레 이궈달라, 클레이 탐슨, 모 하클리스, 앨런 크랩, 알-파룩 아미누 등)이 엄청나게 잘하기는 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바로 손목 부상이다.

하든은 지난 19일(한국시간) 덴버 너게츠와의 원정경기 도중 처음 손목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하든은 휴식을 취하거나 치료하는 대신 계속해서 경기 출장을 감행했다. 결국 최근 들어 탈이 났다. 하든은 지난 3경기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이는 곧 휴스턴의 3연패로 이어졌다.

하지만 하든은 치료차 결장할 생각이 없다. 휴식을 취할 생각도 없다. 이는 팽팽한 MVP 레이스 때문으로 보인다. 하든은 현재 러셀 웨스트브룩과 역사상 유래가 없는 치열한 MVP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하든은 얼마 전, "82경기 전 경기 출장이 MVP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말은 곧, 자신의 결장이 MVP 투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결장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하든이 MVP 트로피에 집착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2014-15시즌 휴스턴을 서부 컨퍼런스 2위로 이끌었지만 스테픈 커리에게 밀려 MVP 투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상처 받은 하든은 이후 "내가 진짜 MVP"라고 떠들고 다니며 아쉬움을 달랬다.

2015-16시즌 하든은 종전 시즌보다 더 빼어난 개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휴스턴이 서부 컨퍼런스 8위로 추락했고, 이로 인해 MVP는 커녕 올-NBA 팀 입성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쯤 되니, 하든이 MVP 수상에 집착하게 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부상 중인 하든이 무리하게 출장을 고집하면서 개인 경기력은 물론 팀 전체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휴스턴은 사실상 서부 컨퍼런스 3위가 유력하다. 정황상 확정적이라고 봐도 된다. 하든이 결장해서 한두 경기 패한다고 해도 딱히 달라질 것은 없다.

이대로 하든이 계속 출장을 감행한다고 생각해보자. 지난 3경기 처럼, 하든의 부진이 휴스턴의 패배를 초래할 수 있다. 이건 MVP 레이스에 타격이 되면 타격이 됐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반대로, 하든이 치료를 위해 결장할 경우는 어떨까. 휴스턴이 이기면 이기는대로 좋은 것이다. 지더라도 하든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 오히려 "역시 하든이 없으니 안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는 하든의 MVP 레이스에 도움이 된다.

하든은 지금 '소탐대실'하고 있다. 부상 중임에도 '전 경기 출장'이라는 목표 때문에 무리하게 출전하고 있고, 이로 인해 팀 패배를 야기하고 있다. 하든 혹은 휴스턴 코칭 스태프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제공 = 아디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