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딕셔너리] 혼 오펜스와 드랍 커버리지는 무엇?

2022-12-10     이동환 기자

농구 전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실제 코트에서 벌어지는 전술들을 모두 이해하기에 일반 팬들에겐 어렵고 낯선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알고 봐도 농구는 훨씬 재밌어진다. <전술 딕셔너리> 코너를 통해 대표적인 전술 용어와 그 의미를 함께 알아보자.

 

 

혼 오펜스(Horns Offense)

농구에는 다양한 패턴 플레이와 공격 세팅 작업이 존재한다. 그 중 최근 NBA에서 가장 꾸준히 사용되는 세팅 방식 중 하나가 바로 혼 오펜스다.

혼(Horn)은 뿔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이는 이 공격이 5명의 선수가 말 그대로 뿔 모양처럼 선 채로 공격을 시작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1명이 탑, 2명이 엘보우, 2명이 코너에 위치하고 이들을 선으로 이으면 실제로 뿔처럼 보인다. 알파벳 대문자 A와도 닮았다고 해서 혼 오펜스에 대해서 ‘A 셋(set)’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혼 오펜스는 말 그대로 공격을 시작할 때의 대형을 의미하기 때문에, 혼 오펜스를 쓴다고 해서 그 팀의 공격적인 색깔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혼 오펜스로 대형을 잡은 후에 엘보우에 있는 2명이 곧바로 탑의 1명에게 볼 스크린을 거는 공격도 가능하고, 엘보우에 있는 2명 중 1명이 볼을 받은 후 엘보우의 다른 1명의 스크린을 받아 공격을 전개할 수도 있다. 혹은 코너에 있는 1명이 탑으로 뛰어 올라와 핸드오프 패스를 받아 공격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이처럼 혼 오펜스는 대형을 갖춘 후 전개하는 공격 방식에 따라 혼 피스트(Horns Fist), 혼 클리어(Horns Clear), 혼 트위스트(Hors Twist), 혼 리키(Horns Ricky) 등 다양한 패턴의 공격이 나올 수 있다. 과거에 UCLA 모션 오펜스나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에서 다양한 종류의 패턴이 나온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혼 오펜스의 가장 큰 특징은 5명 중 누구도 페인트존에 자리를 잡지 않고, 페인트존을 완전히 비운 채 공격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혼 오펜스는 5명의 선수가 모두 페인트존을 비우고 코트를 최대한 넓게 쓰는 5-아웃 형태의 현대농구 스페이싱에 딱 맞는 공격 방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201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드랍 커버리지(drop coverage)

드랍 커버리지는 2대2 수비에서 페인트존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수비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대가 2대2 공격을 전개할 때, 스크리너의 수비수가 스크린이 이뤄지는 위치보다 아래에 처져 페인트존 혹은 림 근처에 서서 수비를 펼치는 것을 드랍 커버리지라고 부른다.

스위치, 블리츠, 헷지 앤드 리커버리 등 다른 2대2 수비와 마찬가지로 드랍 커버리지 역시 명확한 장단점이 존대한다.

장점은 페인트존의 수비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크리너의 수비수가 림 가까이 처져 있기 때문에, 2대2 핸들러 공격수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해 림 근처에서 실점을 줄 가능성도 낮고, 스크리너가 골밑으로 빠져 들어가는 동작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즉 상대에 확률 높은 2점을 내줄 가능성이 낮은 수비인 것이다.

스크리너 수비수가 골밑에 서 있기 때문에 수비 리바운드에 어려움을 겪을 일도 없다. 스위치, 헷지 앤 리커버리가 장신 자원들이 3점 라인 밖까지 빠져나가면서 페인트존 근방 수비수들의 높이가 낮아지는 데 반해, 드랍 커버리지는 스크리너 수비수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수비 리바운드 확보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밀워키, 멤피스 같은 팀들이 이 수비로 리바운드 생산력을 끌어올린 바 있다.

단점도 존재한다. 핸들러를 향한 압박 강도가 약하고, 스크리너 수비수가 골밑에 처져 있기 때문에 미드레인지 구역에 공간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이 수비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미드레인지 게임은 주고 나머지는 내주지 않겠다는 가위, 바위, 보 싸움을 제대로 계산해야 하며, 핸들러 수비수의 스크린 대처 능력이 좋아야 한다.

사실 현대농구에서 드랍 커버리지는 페인트존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거나, 스크리너 수비수가 발이 느린 경우가 아니면 많이 쓰이지 않는 수비법이다. 핸들러들의 미드레인지 게임이 워낙 발전해 있기도 하고, 스위치 수비보다 리스크가 오히려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랍 커버리지가 트렌드에 뒤쳐진 수비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모든 전술이 그렇듯, 전술은 쓰기 나름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