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너진 오클라호마시티 벤치, 왜?
[루키] 이승기 기자 = "주전이 벌리면 벤치가 까먹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4연패에 빠졌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게 두 번, 피닉스 선즈와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각각 한 번씩 패했다. 한 수 아래의 팀들에게 모조리 졌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그 전까지 썬더는 5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왜 갑자기 4연패 수렁에 빠진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벤치 생산력이 갑자기 무너진 것이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타지 깁슨과 덕 맥더밋을 영입하며 벤치를 보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썬더는 깁슨과 맥더밋이 합류했던 첫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이들의 합류는 팀 전력 상승을 가져왔고, 이는 오클라호마시티가 강호 유타 재즈를 격파하는 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기존 선수들과의 출장시간 배분 문제가 발생하면서, 트레이드 효과가 '반짝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세 경기를 보자. 오클라호마시티는 모두 벤치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패했다. 4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의 벤치는 무려 57점을 뽑아냈다. 반면 썬더의 벤치는 22점에 그쳤다. 6일 댈러스전에서는 에네스 칸터(16점 10리바운드)를 제외하면 제 몫을 한 벤치 멤버가 없었다. 8일 포틀랜드의 벤치는 49점을 뽑아내며 26점에 그친 오클라호마시티의 벤치 득점을 압도했다.
여러 문제가 있다. 먼저, 칸터와 깁슨의 궁합이 그리 좋지 않다. 두 선수가 함께 뛸 때의 장점은 리바운드 장악력이 좋아진다는 것.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외곽슛 능력이 떨어지고 느리다 보니, 코트 위 공간이 좁아지고 트랜지션 수비가 약해지는 단점이 발생한다.
또, 깁슨에게 출장시간을 보장해주면서 스티븐 아담스의 출장시간이 자연스레 줄게 됐다. 이는 최근 아담스의 기복이 심해지게 된 원인이 됐다. 아담스는 지난 다섯 경기 중 네 차례나 10점 미만의 득점에 그쳤고, 야투 시도 5개도 못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선발 센터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슈터'로 야심차게 영입한 맥더밋은 아직 영점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것 같다. 이적 이후 7경기에서 야투성공률이 35.8%에 불과하다. 장기인 3점슛도 23.8%에 그치고 있다. 이래서는 믿고 맡기기가 어렵다. 하루 빨리 슛 감각을 찾아야 한다.
기존 벤치 에너자이저 역할을 했던 제레미 그랜트 역시 최근 활약이 급감했다. 깁슨과 맥더밋의 영입으로 인해 그랜트의 출장시간이 확 줄어버리면서 공헌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빌리 도너번 감독이 해결해야 한다. 벤치 선수들의 역할 교통정리와 출장시간 분배를 확실히 해줘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이제 6주 가량 남았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우선과제는 벤치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사진 제공 = Gettyimages/이매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