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현 감독, 분명 잘할 것... 난 복 받은 사람" 유재학 감독의 미소
유재학 감독이 30년 가까이 이어온 지도자 생활에 잠시 쉼표를 찍는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다. 난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봤다. 새롭게 현대모비스의 지휘봉을 잡게된 조동현 감독에 대해서는 "정말 잘할 것"이라며 응원을 전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20일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총감독으로 보직을 옮긴다고 발표했다.
유 감독을 대신해 조동현 수석코치가 새롭게 현대모비스의 지휘봉을 잡는다. 2004년 유재학 감독이 처음 팀에 부임한 이후 18년 만에 맞이하는 변화다.
유재학 감독의 용퇴는 갑작스러웠던 만큼 농구계에 큰 충격이었다.
유 감독은 프로농구 역사상 한 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은 인물이었으며, 최초로 통산 700승을 달성한 지도자였다. 현대모비스에서만 5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최고의 명장이었다.
21일 루키더바스켓과의 통화에서 유 감독은 "1년 뒤면 계약이 끝난다. 숨을 좀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변화를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유 감독은 "우리 선수단 구성이 당장 오는 시즌은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99즈'가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마침 내가 그때 감독이 되면 새 감독이 어렵게 첫 시즌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게 마음에 걸렸다. 내가 미리 물러나고 새 감독 체제에서 바로 성적이 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에게 이번 변화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다. 그는 "숨을 좀 돌리고 싶다"며 현재 심경을 설명했다.
유 감독은 "마음이 지친 게 있었다. 미래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숨을 좀 돌리면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싶었다. 와이프와도 아직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의를 못했다. 감독 현직에 있으면서 미래에 대해 계획할 수는 없다. 이번 기회에 그런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1993년 연세대 코치, 1997년 대우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유 감독. 1998년 36살의 나이에 대우의 지휘봉을 잡은 후 24년 동안 그는 코트에서 쉼없이 승부사로 활약해왔다.
유 감독은 지난 지도자 생활을 돌이켜보며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다. 특히 현대모비스 구단에 감사하고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난 복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성적을 어떻게 냈겠나. 그런 감사한 마음을 안은 채 이번에 숨을 좀 돌리려고 한다"라고 돌아봤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된 조동현 감독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며 확신에 찬 응원을 전했다.
유 감독은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조동현 감독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며 "앞으로는 내가 뒤에서 뒷받침은 하되 간섭은 안 할 생각이다. 내가 간섭을 하면 본인이 하고 싶은 농구가 방향성을 잃을 것이다. 조동현 감독 본인이 원하는 걸 하게 하려고 한다. 그렇게 지켜보다가 질문을 주면 같이 의논하는 식으로 할 생각이다. 조동현 감독 본인 스스로 방향성을 잡고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사실 지도자 간의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 정말 성실한 사람이다. 분명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총 감독으로 보직은 옮겼지만 현대모비스와 행보를 함께 한다. 유 감독은 오는 7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NBA 서머리그를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와 함께 관전한 뒤 7월 말 한국에 돌아와 구단에 다시 합류한다.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묻자 유 감독은 "일해야지. 용인으로 가야지"라며 웃어보인 뒤 "역할만 달라진 것이지 일은 그대로 계속한다. 다만 이제 직접 감독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전에 비해 아마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렇게 생긴 시간에 사람도 많이 만나면서 미래를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