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배] 엘리트 대회 첫 출전 서울대 SUN "Miss B를 잡는 게 우리 목표"

2022-06-21     박상혁 기자

"처음 나가는 엘리트 대회인만큼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Miss B를 상대로 1승을 하는 게 목표다!"

한국대학농구연맹은 다음달 12일부터 경북 상주에서 제38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연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여대부에 기존 엘리트팀 외에 여자농구 동아리팀인 연세대 Miss B와 서울대 SUN을 초청했다. 

대학연맹은 여대부 경기를 지난해 풀리그와 달리 올해는 두 개 조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고심했고 이에 여자농구 동아리를 한 팀 더 불러 6개팀이 2개조로 나누어 조별 예선을 갖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여자농구 동아리 두 개팀이 초청됐는데 Miss B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MBC배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팀인 반면 SUN은 이번이 처음이다. 

SUN은 지난 2021년 KUSF 클럽 챔피언십 여자농구 챔피언에 오른 팀이다. 물론 Miss B가 코로나19 이슈로 마지막 파이널에 불참하긴 했지만 어쨌든 지난해 여자농구 동아리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연맹에서 Miss B에 이어 SUN을 새롭게 초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대 SUN의 정승윤 주장은 "처음 대학연맹 관계자에게 연락을 받고 고심을 많이 했다. 팀원들과 논의도 하고 코치를 봐주는 학교 선배와도 이야기를 했는데 찬성의 의견도,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다가 투표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참가를 결정했다. 엘리트팀과 경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대학농구연맹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SUN은 다른 여대 동아리팀과 다르게 학교 내에서 운동부로 인정을 받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1년에 한 차례 훈련 지원금도 나오고 무엇보다 학교 체육관을 사전에 예약하면 대관을 해서 자유롭게 쓸 수가 있다. 

정 주장은 "평소 1주일에 3번 정도 훈련을 한다. 한 번 할 때마다 2시간 반에서 3시간씩 하는데 사전 대관 예약 상황에 따라 새로 지은 체육관을 쓸 때도 있고 조금은 낡은 체육관을 쓸 때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마인드와 열정은 다른 어떤 학교에도 뒤지지 않는다. 한번은 체육관을 3~4주 정도 쓸 수가 없던 때가 있었다. 이때 SUN 운영진이 고안한 훈련이 이른바 서울대 순환도로 레이스 달리기다. 

서울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캠퍼스를 보유한 학교답게 교내 순환도로도 상상을 초월한다. 또 관악산에 학교가 있다보니 길이도 길고 경사의 업다운도 상당한 곳이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서울 남부 거주 라이더들의 업힐 훈련지로도 많이 애용되고 5km 코스로 1년마다 마라톤도 열린다고 한다. 이런 곳을 SUN 친구들은 달렸다고 했다. 

정승윤 주장은 "농구는 하고 싶은데 공을 만질 수 없으니 심폐지구력이라도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팀의 코치를 봐주는 학교 선배와 내가 먼저 뛰어보고 관절이 덜 아픈 곳으로 루트를 짰다. 팀에 아픈 선수도 있어서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루트로 짰는데 워낙 경사가 가파른 곳도 있고, 내가 뛰면서 페이스 조절을 못해서 애들과 격차가 벌어지긴 했다. 올라갈 때는 뛰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왔는데 이 훈련을 두 번 정도 하니 애들이 하나둘씩 훈련을 나오지 않더라.(웃음) 그래서 지금은 체육관 훈련만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농구에 미친 친구들이지만 아무래도 동아리와 엘리트 선수의 경기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머리가 좋은 서울대 선수들이어도 직접 엘리트 선수와 부딪쳐보지 않았기에 가늠도 안되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게 그들의 반응. 

"연맹에서 준 지난 대회 책자도 보고 선수들 경기 영상도 봤는데 느낌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Miss B와 엘리트팀의 경기 영상을 볼 때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가 단국대-수원대와 같은 조인데, 나름 알아보니 수원대는 사이즈가 크고 단국대가 슛이 좋다고 하더라. 몸이 안 되더라도 우리가 서울대니까 머리라도 잘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사실은 그마저도 못하고 올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정승윤 주장의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서울대 SUN에 이종애 코치가 사령탑으로 영입이 됐다는 점이다. SUN의 MBC배 대회 참가 소식을 들은 WKBL에서 은퇴 선수 출신 중에 지도자를 물색하다 이종애 코치를 연결해줬다. 

이종애 코치는 지난 14일부터 SUN 선수들을 지도했다. 하지만 당시 시험기간이어서 훈련 참가 인원이 적었고 첫 상견례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아직은 얼굴을 익히는 단계였다. 그래도 대회 출전을 앞둔 플랜은 어느 정도 합의가 끝나 있었다. 

정승윤 주장은 "이종애 코치님과 상의한 결과 5대5를 할 수 있는 인원이 모이면 모션 오펜스나 패턴 한두가지는 만들어 가야할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 자체 연습경기를 할 때 우리가 하는 지역 방어를 보시고는 '이건 지역 방어도 아니고 맨투맨 수비도 아니다'라고 하시면서 다시 손봐주시겠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가 쉽고 질문을 해도 답변이 간결하고 이해가 잘 됐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내부적으로도 팀원들에게 코치님이 오셨으니 되도록 훈련에 많이 참가할 것을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SUN은 시험 기간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또다른 동아리농구팀인 Miss B와의 합동 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Miss B가 한번 경험을 했으니 우리보다는 많이 알지 않겠나?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번 MBC배에서 우리가 승리를 거둘 확률이 그나마 있는 팀이 Miss B이기 때문에 훈련을 하는 틈틈이 잘 봐두려고 한다. 아마 상대도 우리를 의식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SUN과 Miss B는 다른 조에서 예선을 펼치지만 조별 예선이 모두 끝난 뒤 이벤트 매치 차원에서 경기가 예정돼 있다. 

마지막으로 정승윤 주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인원 중에 운동을 처음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런 친구들은 운동을 할 때 잘하는 언니 한두명이 있으면 경기를 쉽게 쉽게 이기다보니 막상 경기에 졌을 때 상실감이 크더라. 그런 분위기를 잘 극복해보고자 하는데, 이번 대회에 나가서는 멋있게 지는 법을 배웠으면 한다. 또 결과와 상관없이 각자가 설정한 목표를 집중해서 수행하고 그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대회에 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 =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