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필리핀전, 허 형제가 끌고 최준용이 터트렸다

2022-06-17     안양, 김혁 명예기자

허웅-허훈 형제와 최준용이 대표팀에서도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초청 2022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96-92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전반만 해도 답답한 흐름 속에 경기를 치렀다. 몸이 덜 풀린 듯 턴오버도 나왔고, 슛감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전반에 3점슛 13개를 던져 1개밖에 넣지 못했다.

빈공에 시달리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꾼 선수는 허웅(16점)과 허훈(17점) 형제였다. 

적극적으로 득점에 나선 허웅은 전반 막판부터 잇달아 득점을 만들며 팀을 지탱했다. 그러자 자극을 받은 듯 동생 허훈도 3점슛에 이어 앤드원 플레이까지 성공하며 순식간에 격차를 줄였다.

상승세에 방점을 찍은 선수는 KBL 정규시즌 MVP 최준용(16점)이었다. 최준용은 전반까지만 해도 볼 소유 시간이 적었고, 크게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와 다소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후반은 확실히 달랐다. 오픈 3점슛을 성공하며 시동을 건 최준용은 이어진 공격에서도 상대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외곽포를 가동했다. 3연속 3점슛으로 완전히 주도권을 가져온 최준용은 연속 11점을 몰아치며 코트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페이스가 꺾인 필리핀은 최준용에게 U-파울을 저지르며 크게 흔들렸다. 최준용의 세리머니 파티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신이 난 최준용은 여준석과 환상적인 앨리웁 덩크까지 합작해냈다. 

마무리는 허웅이 책임졌다. 허웅은 경기 막판 필리핀이 맹추격을 전개하자, 다시 8점 차를 만드는 3점슛을 성공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최준용과 허훈도 득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원정길에서 필리핀에 뼈아픈 2연패를 당한 바 있다. 비록 평가전이긴 하지만 사기 진작과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출발은 다소 좋지 못했으나, 대표팀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며 기분 좋게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기세를 이어간다면 앞으로의 일정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허웅-허훈 형제와 최준용이 다음 경기에서도 신바람을 낼 수 있을까? 대표팀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필리핀과 2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