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건국대 3인방

2022-06-04     박상혁 기자

"건국대의 협조로 지난 비시즌 준비를 잘해 통합우승을 이뤘다. 올해도 부탁드리려고 한다."

지난 2일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KB스타즈 김완수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그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의 김승환 코치, KGC인삼공사의 이대혁 전력분석코치, SK 허일영 등 건국대 OB들이 모처럼 학교를 찾아 대학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경기 후에는 식사를 통해 후배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여기서 그가 밝힌 KB스타즈의 우승 뒷이야기는 이랬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을 못했기 때문에 프로농구단이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실전 감각과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난 시즌 전 KB스타즈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선수들의 동기 부여는 물론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고심하다 대학선수들을 스파링 파트너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그는 곧바로 대학 선배이자 건국대 사령탑이기도 한 황준삼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포지션별로 맞춤형 선수를 보내줄 수 있겠냐고. 대신 대회 참가나 학사 일정에는 지장이 없게끔 하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당시 건국대의 대회 일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였고 황 감독 역시 후배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여자팀이긴 하지만 선수들이 프로팀의 좋은 시설에서 여자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이래서 차출된 것이 주장인 슈터 백지웅(187cm, 4학년)과 가드 김기태(170cm, 4학년), 그리고 3번에서 간간이 5번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박상우(195cm 3학년)였다. 포지션별로 가드-포워드-센터로 구성했고 고학년 위주로 선발해 김완수 감독의 지시를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로 선별했다. 

이들은 강이슬과 박지수, 심성영, 허예은, 김민정 등의 파트너로 손색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김완수 감독은 "자체적으로 할 때는 스타팅 멤버와 벤치 멤버로 팀을 나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경기력 차이가 있어서 실전에 가까운 훈련은 어렵다. 그러나 대학선수들이 와서 맞춤형으로 플레이를 해주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B스타즈의 선수들도 만족했고 훈련 효과도 상당했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의 통합 우승을 이뤘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건국대 선수들 역시 여자팀이긴 하지만 KB스타즈의 훌륭한 시설에 놀랐고 무엇보다 숙소 식당 밥이 너무 맛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는 후문이다. 

처음에는 시즌 개막 전까지 약 2주 정도의 파견을 요청했지만 선수들의 반응이 좋아 김완수 감독이 연장을 요청해 대략 4주 정도 시간을 보냈다. 건국대 3인방은 천안 KB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지내다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충주를 오간 적도 있다. 

이러면서 건국대 파견(?) 선수들은 시즌 개막 후 3~4경기를 더 치른 뒤에야 학교로 복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날에는 KB스타즈 누나들이 선물과 편지도 챙겨줬고 서로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완수 감독은 "구단과 아직 논의 중이지만 다가오는 시즌에도 선수들의 파견을 요청할 생각이다. 잘 부탁드린다는 차원에서 오늘 회비도 많이 내고 밥값 계산도 많이 했다.(웃음) 황준삼 감독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황준삼 감독은 "이렇게 찾아와 후배들에게 우승 턱까지 쏘는 동문을 위해서 못할 게 뭐가 있겠나? 김 감독이 필요하다면 프레디라도 보내줄 생각이다"라고 역시 웃으며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대학농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