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복귀한 한준혁, "승부욕은 여전...다음 목표는 3x3 국가대표"
“3x3 코트로 돌아오니 너무 좋다. 이제는 즐기려고 했는데 승부욕은 어쩔 수가 없다.”(웃음)
한준혁이 돌아왔다.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잠시 코트를 떠났던 한준혁이 지난 1일 끝난 2022 AABxKXO 3x3 서울투어 및 KXO, WKXO 1라운드를 통해 코트에 복귀했다.
신장 170.6cm의 한준혁은 작은 거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농구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개인 유튜브 구독자가 2만 5천명을 넘을 만큼 코트 밖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였다. 대학에서 한 차례 농구를 포기했지만 3x3를 통해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준혁.
3x3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KBL에 도전했던 한준혁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인생의 갈림에 선 한준혁은 농구 코트를 떠나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한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2020년을 끝으로 코트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한준혁은 올해 초, 임용고시 합격 소식을 전하며 2년여 만에 3x3 코트에 복귀했다.
임용고시 합격 후 천안 오성고등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한준혁은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천안 오성고 체육교사 겸 럭비부장으로 자신의 교직 인생 첫발을 뗐다.
그리고 잠시 등한시했던 농구공을 다시 잡은 한준혁은 박광재, 이강호, 안정환, 한재규 등과 함께 데상트 범퍼스 소속으로 KXO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여간 코트를 떠나 있었지만 한준혁은 한준혁이었다. 빠른 스피드는 여전했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외곽슛 능력도 어느 정도 개선된 모습이었다. KXO리그 1라운드 예선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한준혁의 데상트 범퍼스는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에서 방성윤이 속한 한울건설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준혁의 복귀전 성적은 100점에 가까웠다.
기다리던 3x3 코트로 복귀해 이틀간의 열전을 치른 한준혁은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무래도 체육 교사로 근무하다 보니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예전보다 농구를 2배는 더 하는 것 같은데 팀 훈련 같은 체계적인 부분은 부족했던 게 있는 것 같다. 그래도 3x3 코트의 공기, 냄새가 진짜 그리웠는데 돌아오니 너무 즐겁다”며 복귀를 즐거워했다.
이제는 교사다 보니 예전처럼 강한 승부욕보단 즐기면서 농구를 하겠다고 말했던 한준혁. 하지만 아직은 그게 쉽지 않은 듯 한울건설과의 4강전 도중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진짜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안에 있던 승부욕이 튀어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웃음) 아직은 예전의 그 승부욕이 몸 안에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모범이 되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조금 더 신경 쓰면서 플레이하겠다.”
지난 KXO리그 1라운드에 한준혁은 평생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주신 아버지 한인상 씨와 함께 경기장에 등장했다. 한준혁의 아버지 한인상 씨는 현재 성주에 거주하고 계시지만 아들의 복귀전을 관람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이제는 어엿한 선생님이 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코트에 선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한인상 씨는 “이제는 코트에서도 본인이 즐기면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하다. 승부욕이 남달라 엘리트 선수 시절에는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이 안쓰러웠고, 나도 경기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서로 마음 편히 경기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모처럼 아들의 경기를 마음 편하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대학을 그만둘 때만 해도 걱정이 컸다. 그런데 3x3가 시발점이 돼서 더 좋은 인생의 길을 찾은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하다. 앞으로는 본업인 교사직에도 충실하고, 농구도 기쁜 마음으로 즐기면서 인생의 고비마다 순탄하게 잘 넘어가는 아들이 됐으면 좋겠다”며 아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한준혁의 3x3 복귀는 향후 한국 3x3 판도에 분명한 흥행요소다. 하늘내린인제 박민수, 태양모터스 김정년 등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갈 한준혁. 이제는 천안 오성고 한준혁 교사로서의 인생이 더 중요해졌지만 작은 거인 한준혁은 내심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발령을 받고 학교와 관할 교육청에 문의를 드렸고, 장호중 교장 선생님과 권차남 교감 선생님, 박선호 부장 선생님께서 3x3 선수 활동을 허락해주셔서 이번에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천안 오성고 체육 교사 한준혁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내년에는 3x3 국가대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올해는 자격이 안 돼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한번 태극마크에 도전해 한국 3x3의 부흥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사진 = 김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