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PO] '탈락에도 빛났다' 81년생 백전노장의 뜨거웠던 봄 농구

2022-04-28     김혁 명예기자

김동욱의 분투에도 KT가 웃지 못했다.

수원 KT 소닉붐은 2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4차전에서 79-81로 패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KT는 이날 패배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다. 

KT의 탈락에도 1981년생 백전노장 김동욱의 활약은 빛났다. 오리온 시절인 2016-2017시즌 이후 5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김동욱은 오랜만의 봄 농구 나들이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1차전에서 11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에 기여한 김동욱은 3차전에서도 좋은 슛감을 발휘한 끝에 3점슛 3개 포함 12점을 쏟아냈다. 초반부터 크게 밀리던 KT는 김동욱의 활약 속에 분위기를 전환하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김동욱을 향한 서동철 감독의 신뢰는 두터웠다. 서 감독은 팀의 운명이 걸린 4차전에서 빅맨 하윤기 대신 김동욱을 선발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높이의 열세를 감수하고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KT가 시리즈 주도권을 내준 가장 큰 원인은 필요할 때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3차전이 끝난 후에도 공격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던 서 감독은 "(김)동욱이가 지금 (허)훈이와 함께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김동욱을 4차전 선발로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욱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답게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부응했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놀라운 슛감을 자랑한 김동욱은 이날 3점슛 7개 중 5개를 집어넣으며 15점을 기록했다.

외곽포가 터진 시점도 가뭄의 단비 같았다. 특히 KGC가 계속해서 두 자릿수 이상 점수 차로 달아나려 했던 4쿼터에 터트린 3점슛 2개의 존재감이 컸다. 김동욱의 외곽 지원이 없었다면 경기 막판 KT가 동점까지 만드는 상황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동료를 살리는 능력도 출중했다. 경기 초반에는 외국선수 캐디 라렌과 좋은 호흡을 보였고, 후반에 접어든 뒤로는 골밑으로 파고드는 한희원의 움직임을 잘 살폈다.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인 6개의 어시스트를 적립한 김동욱이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전 경기에 출전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김동욱은 비시즌 KT 이적을 선택했다. 당시 한국 나이로 41세였던 김동욱이지만 KT에서 2년 계약에 총액 2억 3천만 원이라는 좋은 조건을 안길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치는 컸다.

시즌에 들어온 김동욱은 왜 자신이 많은 나이에도 리그에서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었는지 증명했다. 뛰어난 농구 지능으로 무장한 그는 허훈과 양홍석의 공격 부담을 덜면서 제 몫을 해냈다. 고비마다 터진 정확한 외곽슛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현재 KBL에서 김동욱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오용준(1980년생) 1명이다. 그러나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김동욱이 보여준 활약상은 젊은 선수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 백전노장의 아름다운 봄 농구 나들이는 다음 시즌 활약까지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