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 Who?' 잭 랜돌프, 살아있네~

2017-01-07     이승기 기자

[루키] 이승기 기자 = 노장은 죽지 않는다. 그런데 사라지지도 않았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대장 곰돌이' 잭 랜돌프(35, 206cm)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극적인 역전승 집필을 주도했다.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연장 접전 끝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128-119로 제압했다.

랜돌프는 벤치에서 출전해 35분을 소화하며 27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페이스업과 포스트업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가히 전성기 뺨치는 활약이었다.

마이크 콘리 역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결정적인 득점 포함, 27점 1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마크 가솔은 23점 5리바운드, 트로이 다니엘스(12점)는 3점슛 4개로 팀 승리를 도왔다.

골든스테이트는 3쿼터 중반 88-64, 24점차로 앞서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쿼터 종료 시에도 98-79, 19점차로 앞선 상태였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 했던가. 멤피스의 꾸준한 골밑 공략이 효과를 봤다. 보디 블로를 계속 시도하면 가드가 내려오는 복싱처럼, 멤피스도 비슷한 전법으로 나갔다. 계속해서 워리어스의 골밑을 두드리자, 자연스레 외곽슛 찬스가 생긴 것.

덕분에 트로이 다니엘스는 4쿼터에만 3개의 3점슛을 터뜨렸다. 콘리 역시 중장거리 슛을 터뜨리며 거들었다. 랜돌프는 계속해서 내외곽을 오가며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당황한 워리어스 선수들은 실책을 쏟아냈다. 심지어 자유투마저 계속 림을 외면했다. 정교한 슈팅력을 자랑하는 클레이 탐슨과 케빈 듀란트가 연속해서 자유투를 흘렸다. 마치 지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4쿼터 내내 야금야금 점수를 좁힌 멤피스는 어느덧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다. 결국 4쿼터 종료 콘리가 종료 7.4초 전 천금같은 스텝백 점프슛을 터뜨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분위기는 이미 멤피스의 것이었다. 연장 초반 가솔과 랜돌프는 돌아가며 득점을 적립, 그리즐리스의 119-113 리드를 만들어냈다. 멤피스는 이후 리드를 잘 지켜내며 놀라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멤피스는 4쿼터 이후 49점을 뽑아내며 워리어스를 21점에 묶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숨막히는 수비로 골든스테이트의 목을 조른 뒤, 랜돌프를 중심으로 내외곽에서 안정적인 득점을 올린 덕분이었다.

 

워리어스는 이날 랜돌프를 막지 못해 굉장히 고생했다. 자자 파출리아가 붙으면 페이스업으로 농락했고, 케빈 듀란트가 붙으면 압도적인 힘으로 짓이겼다. 드레이먼드 그린은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공략했다.

사실 랜돌프의 공격기술은 리그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성기 시절에는 그 대단한 팀 던컨과 샌안토니오 스퍼스조차 랜돌프를 막지 못해 플레이오프 '업셋(Upset, 언더독이 탑독을 이기는 일)'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랜돌프는 워리어스와의 시즌 1차전에서도 21분 만에 14점 7리바운드를 적립하며 멤피스의 110-89 완승에 일조한 바 있다. 이쯤 되면 골든스테이트로서는 랜돌프와 멤피스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시즌 '식스맨'으로 보직을 변경한 랜돌프. 비록 지금은 나이가 들었으나 그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았다. 랜돌프는 여전히 멤피스가 자랑하는 '끈적한 농구'의 정체성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