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재의 전술 돋보기] 커리의 2대2 감소, GSW의 생각은? ②

2017-01-04     이민재 기자

[루키] 이민재 기자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2대2 게임 비중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케빈 듀란트의 가세, 상대의 수비를 뚫으려는 방편 등으로 여러 옵션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스테픈 커리의 효율성 악화 역시 이를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커리의 2대2 게임 생산성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2대2 게임
커리는 시즌 초반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년간 정규리그 MVP를 따낸 선수치고는 아쉬운 수치다. 평균 23.9점 4.2리바운드 5.8어시스트 1.7스틸 FG 46.5% 3P 40.1%를 기록 중이다. 득점 등 여러 수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듀란트와 파이를 나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투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 하락은 아쉬운 부분. 야투 성공률은 데뷔 이후 3번째로 낮은 수치고, 3점슛 성공률은 커리어 가장 낮은 기록을 찍고 있다.

이는 커리가 지난 시즌 막판에 당한 부상과 연결할 수 있다. 그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무릎과 발목을 다쳤다. 하체 밸런스를 잃은 커리는 상대의 집중견제를 이기지 못하고 침묵했다. 시즌 이후 꾸준한 재활을 통해 몸을 만들었지만 아직 완벽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듬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듀란트와 볼을 나누고 있어 새 역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실제로 커리의 경기당 볼 터치 횟수는 85.9회에서 76.3회로 줄었다. 볼 소유 시간도 5.5분에서 4.8분으로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자신이 공을 잡고 충분히 시간을 끌다가 공을 던지면 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볼 소유 시간이 줄어들면서 리듬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커리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6.7회(리그 23위)의 픽-앤-롤 공격을 시도했다. 이를 통한 야투 성공률은 48.1%, PPP는 리그 1위(1.11점)였다. 공격을 시도할 때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일단 횟수부터 줄었다. 평균 4.5회(리그 48위)에 그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35.8%, PPP는 리그 93위(0.72점)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생산성이 대부분 감소했다고 볼 수 있을 터.

이는 스크리너의 부재도 있다. 지난 시즌, 스크린 이후 롤맨의 역할을 경기당 1회 이상 시도한 선수는 드레이먼드 그린(1.9회), 모리스 스페이츠(1.7회), 페스터스 에질리(1.1회)였다. 이들은 스크린 이후 45% 이상의 적중률로 야투를 마무리했다. 픽-앤-롤과 픽-앤-팝 모두 고루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이번 시즌은 단 2명이다. 그린(1.1회)과 데이비드 웨스트(1.0회)가 그 주인공인데, 이들은 작년과 비교해보면 야투 성공률이 모두 떨어졌다. 특히 새로 가세한 웨스트는 픽-앤-팝이 가능하다. 하지만 슛 거리가 2점슛으로 제한되어 있어 전체적인 옵션이 작년보다 줄어었다.

기다려라
듀란트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SF Chronicle』와의 인터뷰에서 2대2 게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커리는 골밑 안쪽과 외곽에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나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커리와 나를 동시에 막기는 힘들 것이다. 이미 훈련 때 픽-앤-롤 연습을 많이 했다."

리그 최고의 득점원 두 명인 커리와 듀란트가 2대2 게임을 펼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혼자서도 득점을 만들어내는 커리와 듀란트가 만난다면 생산성이 불을 뿜을 터. 두 선수의 2대2 게임을 안 쓸 이유가 없다. 그러나 ①편에서 언급했듯 골든스테이트는 많은 실험을 하고 있다. 스티브 커 감독이 일부러 그 무기를 세상밖에 드러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으로 돌아가 보자. 2015-16시즌 골든스테이트를 만나는 팀의 화두는 '2대2 게임 수비'였다. 커리와 그린의 연계 플레이를 막기 위해 모든 작전이 총동원되었다. 시즌 초반 작전은 헷지 디펜스였다. 스크리너의 수비수와 커리의 수비수가 커리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는 실패했다. 커리가 빠른 패스로 압박을 이겨내고, 그린이 적재적소에 공을 던져주면서 득점을 이끌었다.

이후 몇몇 팀은 아이스 디펜스를 펼쳤다. 스크리너의 수비수가 골밑 안쪽으로 처져 커리의 돌파를 막고 중거리슛을 내주는 작전이었다. 알다시피 커리의 슛감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시즌 막판에는 스위치 디펜스가 대세였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경기 내내 올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며 유행했다. 5명 전원이 활발하게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며 커리에게 빈틈 하나도 주지 않았다. 이후 업그레이드된 수비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수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2대2 게임 수비법이 등장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점점 막힐 수밖에 없었다. 2015-16시즌 정규리그 픽-앤-롤 PPP가 0.98점이었으나 플레이오프 들어 0.84점으로 떨어졌다.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평범한 공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골든스테이트는 패배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커 감독은 지난달 29일 "커리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2대2 게임을 앞으로 더 많이 할 것이다. 여러 실험을 하는 중이다"며 "커리가 공을 들고 있으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밸런스와 좋은 공격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듀란트와 커 감독의 말을 보면 2대2 게임에 대한 비중을 점차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규리그 막판, 골든스테이트는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규리그 최다승 신기록(73승) 달성에 따른 선수들의 부담감과 체력 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커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커 감독은 시즌을 길게 보고 있다. 

커 감독의 시즌 계획이 100%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3년 연속 NBA 파이널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건 당연해 보인다. 후반기 들어 골든스테이트의 모습이 또 달라질 수도 있다.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막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커 감독의 ‘실험’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커리와 듀란트의 2대2 게임이 빛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언더아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