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 Who?' 부활한 고든, 휴스턴 돌풍의 근원지
[루키] 이승기 기자 = "'올해의 식스맨' 상은 내 거야!"
휴스턴 로케츠의 에릭 고든(28, 193cm)이 완전히 부활했다. 부상으로 빌빌대던 고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 고든, 로켓단을 구하다
3일(한국시간)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6-17시즌 정규리그 경기에서 휴스턴이 접전 끝에 워싱턴 위저즈를 101-91로 제압했다.
휴스턴은 전반에 41-53으로 끌려가는 등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 이를 뒤집은 것은 고든이었다. 고든은 3쿼터에만 3개의 3점슛 포함, 12점을 올리며 역전을 주도했다. 이에 힘입은 휴스턴은 3쿼터에 37점을 퍼부으며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고든의 활약은 4쿼터에도 계속됐다. 그는 10점을 추가하며 위저즈가 추격할 때마다 찬물을 끼얹었다. 로케츠는 고든이 4쿼터 후반 터뜨린 2개의 3점포 덕분에 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든은 총 36분간 코트를 누비며 31점 3어시스트 3점슛 6개를 기록했다. 야투성공률도 61.1%(11/18)에 달했다. 사실상 승부처를 지배하며 전성기 포스를 재현했다.
올 시즌 고든은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이어오고 있다. 시즌 평균 기록은 30.6분간 17.7점 2.6리바운드 2.9어시스트에 달한다. 이대로 간다면 '올해의 식스맨'은 따 놓은 당상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3점슛 능력이다. 이번 시즌 평균 3.8개의 3점슛(42.8%)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3점슛의 신' 스테픈 커리보다도 0.1개가 더 많다. 올 시즌만 놓고 본다면 '리그 최고의 슈터'라 부를 만하다.
★ 영욕의 세월
사실 고든은 고교시절부터 이미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2007년, 고든은 전국중계 경기에서 마이클 조던의 아들을 상대로 43점을 퍼부으며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경기를 관람했던 조던이 "고든은 내 고교시절보다 뛰어난 슈팅력을 갖췄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인디애나 주 '미스터 바스켓볼'로 선정되었던 고든은 인디애나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신입생의 몸으로 평균 20.9점을 기록하는 등 전국구 실력을 갖춘 스타로 큰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고든은 2008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LA 클리퍼스에 입단할 수 있었다.
고든은 데뷔 시즌부터 평균 16.1점을 올리는 등 출중한 득점력을 뽐냈다. 2010년에는 농구 월드컵에 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년차 때는 평균 22.3점 4.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여줬다. 팬들은 '차세대 최고의 슈팅가드'라며 입을 모았다.
고든은 2011-12시즌을 앞두고 뉴올리언스 호네츠(現 펠리컨스)로 이적했는데, 그 트레이드 대상이 크리스 폴이었다. 당시 고든의 위상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무릎 부상이 문제였다. 고든은 2010-11시즌 도중 당한 무릎 부상으로 인해 몇 년 동안 시달려야 했다. 그 사이, 기량이 퇴보되고 경기감각도 형편없이 떨어졌다. 당시 뉴올리언스 동료들(즈루 할러데이, 타이릭 에반스)과의 포지션 중복 문제 또한 극복하기 힘들었다.
전도유망했던 최고의 유망주는 5년 사이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하지만 휴스턴은 그의 진가를 알아봤다. 2016년 여름, 로케츠는 고든과 4년간 5,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 '올해의 식스맨' 예약?
고든은 농구를 시작한 이래로 언제나 주전으로 뛰어온 선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식스맨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전술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패트릭 베벌리는 제임스 하든에게 최고의 백코트 파트너다. 하든의 약한 수비력을 커버해주며, 받아먹기 3점슛에도 능하다. 어차피 경기 내내 하든이 공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볼 핸들러(고든)는 굳이 필요가 없다.
대신 고든은 식스맨으로 나와 벤치를 이끌며 본인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치면, 마누 지노빌리 같은 역할을 맡은 것이다. 고든 덕분에 로케츠 벤치의 생산성이 엄청나게 향상됐고, 이는 이번 시즌 '휴스턴 돌풍'의 진원지가 됐다.
고든의 장점은 스스로 득점을 만들어낼 줄 안다는 것이다. 덕분에 하든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줄 수 있다. 하든이 막혔을 때, 대신 팀을 이끌 수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하든이 부진하면 그대로 패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고든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고든은 완전히 건강을 찾은 것처럼 보인다. 부상 후유증은 모두 떨쳐버린 듯 펄펄 날고 있다. 돌파 시에도 주저함이 없다. 덕분에 예전의 기량이 돌아오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 일뿐이다. 현재 그는 가장 강력한 '올해의 식스맨'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부활한 고든과 함께할 로케츠의 선전을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