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보는 2016-17시즌 10~11월 이모저모

2016-12-18     이민재 기자

[루키] 이민재 기자 = 2016-17시즌이 1/4가 지났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각종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기록으로 개막 10~11월 흐름을 살펴보자. 대신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등 대스타의 기록보다는 숨겨진 기록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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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랜들이 NBA 입성 이후 두 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지난 11월 16일(이하 한국시간), 브루클린 네츠전에서 31분을 뛰며 17점 14리바운드 10어시스트 FG 62.5%(5/8)를 기록,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LA 레이커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22세 이하 선수의 트리플-더블 횟수 부문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1위는 매직 존슨의 13회다. 

레이커스는 그동안 강팀 전력을 이어왔다. 신인 드래프트로 좋은 선수를 뽑을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레이커스는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4년 드래프트부터 7순위(줄리어스 랜들), 2순위(디안젤로 러셀), 2순위(브랜든 잉그램)로 젊은 피를 보강했다. 그중 랜들이 현재 레이커스의 골밑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랜들은 데뷔 시즌 첫 경기에서 정강이뼈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 2015-16시즌 돌아온 랜들은 준수한 골밑 존재감을 보이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는 더욱 성숙해졌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내기 시작했다. 특히 동료를 보는 눈이 좋아졌다. 지난 시즌 평균 1.8어시스트에서 올 시즌 3.2개까지 늘어났다. 

레이커스는 현재 러셀과 조던 클락슨, 잉그램 등으로 미래의 백코트 라인을 어느 정도 구축했다. 그러나 프론트코트는 랜들과 래리 낸스 주니어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유망주가 많지 않다. 따라서 랜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더욱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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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재즈의 고든 헤이워드는 지난 10월 초 손가락 부상으로 6주간의 결장이 확정 났다. 이에 따라 남들보다 시즌 출발이 늦었다. 그러나 돌아오자마자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5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것. 시즌 평균 22.5점 6.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개막 첫 5경기 20+점 이상 기록은 유타 프랜차이즈 2000-01시즌의 칼 말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유타는 이렇다 할 프랜차이즈 스타를 찾지 못했다. 2005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데런 윌리엄스가 가세했지만 여러 번 말썽을 일으키며 팀을 떠났다. 그 역시 개막 첫 5경기 연속 20점 이상은 실패했다.

헤이워드의 가장 큰 장점은 매년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데뷔 이후 줄곧 평균 득점을 올리고 있다. 데뷔 시즌 5.4점부터 시작해 이번 시즌 22.5점까지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7년간 유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헤이워드는 플레이어 옵션을 가진 채 2017-18시즌에 계약이 종료된다. 옵트-아웃을 선언한다면 내년 여름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그에게 이번 시즌은 중요하다. FA를 앞두고 제 기량을 뽐내 몸값을 올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첫 시작은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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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각각 NBA 챔피언십을 따냈다. 두 팀 모두 우승을 따내는 방법이 비슷했다. 스몰볼을 활용, 기민한 볼 흐름과 움직임으로 효과를 봤다. 타 팀이 이들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스몰볼 활용도가 높아졌고, 코트 전방위를 쓰는 스페이싱 농구가 중요해졌다.

그 결과 경기 속도를 나타내는 페이스 지수가 지난 시즌보다 상승한 팀은 무려 20팀이나 된다. 48분 내내 경기 흐름을 끌어올리며 스몰볼을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중 경기 템포가 가장 빨라진 팀은 브루클린 네츠다. 지난 시즌 도중 경질된 라이오넬 홀린스 감독은 정통 농구를 구사했다. 외곽슛보다 2점슛, 속공보다는 지공을 선택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가세한 케니 앳킨슨 감독은 스몰볼과 모션 오펜스를 추구한다. 원활한 볼 흐름과 스페이싱, 활발한 볼 없는 움직임을 강조한다. 지난 시즌 경기 페이스 19위였던 브루클린은 올 시즌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를 통해 팀 성적 역시 좋아졌다. 

가장 속도가 느려진 구단은 새크라멘토 킹스다. 지난 시즌 사령탑을 맡은 조지 칼은 누구보다도 빠른 농구를 펼치는 감독이다. 공격 코트로 전환하는 속도와 얼리 오펜스, 공격제한시간을 적게 활용하는 것 등으로 유명하다. 올 시즌 가세한 데이비드 예거는 그보다는 다소 느린 농구를 펼치고 있다. 여러 세트 오펜스로 선수들의 공격 기회를 차분히 얻는 것을 중시한다. 지난 시즌 경기 속도 1위였던 새크라멘토는 올 시즌 20위까지 떨어졌다. 1년 사이 완벽히 팀 색깔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35.3%
이번 시즌 3점슛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선수는 누구일까. 아마 브루클린 네츠의 브룩 로페즈가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로페즈는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가리지 않는 공격 기술이 뛰어난 센터다. 매년 20점에 가까운 득점력을 뽐내며 팀내 득점 에이스로 활약했다.

로페즈는 올 시즌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3점슛 시도를 늘리기 시작한 것.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0.2개의 3점슛을 던진 그는 올 시즌 5.4개를 던지고 있다. 3점슛 야투 비중이 1%에 그쳤는데, 올 시즌에는 35.3%까지 늘어났다. 

3점슛 대신 포기한 구역은 RA 이외의 2점슛 구역이다. 지난 시즌, 로페즈는 RA 이외의 2점슛 구역에서 63%의 야투를 집중했다. 올 시즌에는 해당 구역 야투 비중이 51.0%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NBA에서 미드-레인지 게임이 줄어들고 있다. 코트 구역 중 효율성이 가장 낮은 곳이라는 통계 자료가 나왔기 때문. 골밑슛과 3점슛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로페즈 역시 이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로페즈는 현재 RA 야투 성공률 60.7%, 3점슛 성공률 34.7%로 준수한 야투 감각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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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76ers가 역사를 새로 썼다. 필라델피아는 12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109-105로 이겼다. 이로써 3년 만에 10, 11월에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필라델피아는 2013-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총 47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년 동안 73승을 거둔 것을 보면 얼마나 부진했는지 알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마지막 10, 11월 승리는 2013년 11월 23일이었다. 당시 밀워키 벅스를 115-107로 연장전 끝에 승리하고 3년이 지난 2016년 11월 12일에 연장전 승리를 챙겼다. 10, 11월 44연패 행진을 끊는 순간이었다.

필라델피아는 그동안 개막 이후 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12월 2일 첫 승을 거둔 이후 12월 27일에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개막 3개월 동안 거둔 승리가 3승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어느 때보다 탄탄한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조엘 엠비드와 다리오 사리치, 세르지오 로드리게스, 제럴드 핸더슨, 얼산 일야소바 등 여러 선수들이 합심하고 있다. 개막 첫 26경기 기준, 지난해 1승 25패를 기록한 것과 달리 올 시즌에는 6승 20패로 작년 대비 +5승을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