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 드로잔이 최고가 되기까지 ②
[루키] 편집부 = 토론토 랩터스는 지난 7월 더마 드로잔(27, 201cm)에게 5년간 1억 3,900만 달러를 선물했다. 구단의 미래 밑그림을 명확히 한 것. 드로잔을 카일 라우리와 함께 팀 간판으로 공인한 셈이다. 시즌 초반이긴 하나, 드로잔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현재 평균 28.3점을 기록,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랩터스 역시 18승 8패를 거두며 동부 컨퍼런스 2위, 애틀랜틱 디비전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로잔은 개막 후 5경기에서 내리 30점 이상을 쓸어 담으며 진기록을 썼다. 1986-87시즌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50년 동안 시즌 첫 5경기에서 연속 30점 이상을 작성한 선수는 5명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조던과 1980-81시즌 애드리안 댄틀리(유타 재즈), 1978-79시즌 마퀴즈 존슨(밀워키 벅스), 1972-73시즌 네이트 아치발드(캔자스시티-오마하 킹스)가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조던, 댄틀리, 아치발드는 그 해 득점왕을 차지했다.
긍정적인 신호다. 21년 전 창단한 ‘젊은 팀' 토론토는 아직 득점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데이먼 스타더마이어, 빈스 카터, 덕 크리스티, 크리스 보쉬 등 많은 스타가 뛰었지만 득점 1위를 차지한 이는 없었다. 데뷔 8년차 드로잔이 출사표를 던졌다. 올스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넘어 최고 득점기계까지 넘본다. 개인 커리어는 물론 구단 역사까지 새로 쓸 기세로,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함포 사격을 퍼붓고 있다.
드로잔은 과녁이 하나 더 있다. 현재 그는 통산 10,171점을 기록 중이다. 보쉬가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득점(10,275점)이 눈 앞에 있다. 현대농구에서 3점슛 없는 슈팅가드가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드로잔은 선배 슈퍼스타가 그랬듯 차곡차곡 목표 한 개씩을 지우개로 지우고 있다.
(1부에서 이어집니다.)
★ 될성부른 떡잎
드로잔은 콤튼 고교 시절부터 알아주는 유망주였다. 라이벌스닷컴, 스카우트닷컴 등 리쿠르팅 전문 사이트가 매기는 슈팅가드 랭킹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고교 1학년 때 경기당 평균 26.1점을 기록해 주목 받았다. 졸업반 때는 평균 29.2점 7.9리바운드를 쓸어 담으며 팀을 26승 6패로 이끌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무어 리그 MVP, 캘리포니아주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렸다. 맥도날드 올-아메리칸에도 승선했다. 즈루 할러데이, 그렉 먼로, 타이릭 에반스 등과 함께 꿈의 무대를 누볐다. 예비 스타 예고편을 충실히 찍은 것. ‘AP통신', ‘USA투데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 여러 언론이 뽑은 고교 랭킹 명단에서 누락된 적이 없었다. 드로잔은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은 전형적인 퓨처스 스타(Future's Star)였다.
대학 무대서도 펄펄 날았다. 서던캘리포니아대에 둥지를 튼 드로잔은 신입생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동문들을 열광시켰다. 2008-09시즌 35경기에 나서 평균 13.9점 5.7리바운드 야투율 52.3%를 기록했다. PAC-10 콘퍼런스에서 가장 눈부신 1학년이었다. 아즈사퍼시픽대학교와 데뷔전에서 14점을 올리며 팀의 85-64 승리를 이끌며 깔끔한 첫걸음을 뗐다.
UCLA대학교와의 PAC-10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21점 13리바운드를 수확했고, 애리조나주립대와 만난 결승에선 22점을 몰아넣었다. 서던캘리포니아대는 이 경기서 61-49로 이겼다. 드로잔은 모교 우승에 크게 한몫하며 PAC-10 토너먼트 최우수 선수에 뽑혔다. 전국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보스턴 칼리지에 일격을 맞았지만 ‘슈팅가드 드로잔'을 향한 평가는 훼손되지 않았다.
1년 선배 메이요가 그랬듯 드로잔도 ‘원앤던(One And Done, 대학생활을 1년만 마치고 프로에 진출하는 것)’을 신청했다. 로터리픽 지명이 확실시됐다. 드로잔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