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코트 위의 언어’ 플레이콜링의 세계①

2016-11-17     이민재 기자

[루키] 이민재 기자 = 세트 오펜스의 장점은 정해진 패턴 플레이를 통해 안정적인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숫자 등 각자의 패턴을 지시하는 플레이콜을 하게 된다. 핸드 시그널부터 제스처까지 각 팀끼리 통하는 언어, 플레이콜링의 세계를 살펴보자.

플레이콜링(Play Calling)
각 분야 고유의 언어가 있듯이, 농구 코트 위에도 농구만의 언어가 있다. 바로 ‘플레이콜링’이다. 플레이콜링은 말 그대로 플레이를 지시할 때 사용하는 언어인데, 우리가 주로 아는 넘버 플레이나 제스처가 여기에 속한다.

그 중 넘버 플레이는 농구에서 가장 흔한 언어다. 예를 들어 1번(포인트가드)과 5번(센터)이 픽-앤-롤을 펼친다고 가정하자. 이때 포인트가드는 손가락으로 ‘1'과 ‘5'를 펴서 이 플레이를 주문하게 된다. 이때 조심할 점은 ‘1'은 왼손으로, ‘5'는 오른손으로 해야 한다는 것. 선수들이 곧장 플레이콜링을 이해하게끔 왼손부터 지시해야 한다.

데이비드 블렛(前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감독은 지난 2014-15시즌 정규리그에서 100~110개가량의 패턴 플레이를 펼쳤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약속된 플레이를 펼친 것. 이를 선수들이 하나씩 외우기도 어려운데, 넘버 플레이나 제스처 등으로 외우려면 더욱 힘들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설인 아이재아 토마스 역시 현역시절 수많은 패턴 플레이를 외우기 힘들었다고 한다. 특히 포인트가드로서 정확한 시그널 숙지가 필요했다는 후문이다. 

“모든 팀은 각자의 언어로 플레이콜링을 한다. 일단 9월에 열리는 트레이닝 캠프에 가면 코치가 플레이북을 준다. 여기서 우리는 패턴 플레이와 함께 우리 팀만의 시그널을 배운다. 넓은 코트, 시끌벅적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그래서 핸드 시그널을 봐야 한다. 모든 팀은 각자의 시그널을 사용한다.”

“우리는 손가락을 360도로 돌리면 모션 플레이 작전을 펼쳤다. 여기에 추가적인 핸드 시그널을 더해 모션 사이드, 모션 사이드 팝 등을 활용했다.” 토마스의 말이다.

이렇게 많은 핸드 시그널과 제스처를 외우려면 힘이 들 터. 특히 새로 가세한 신인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NBA 레전드 도미니크 윌킨스는 “루키 선수들이 처음 NBA에 오면 플레이콜 숙지에 힘들어한다. 특히 선수들은 중고등학생 때까지 말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NBA에서는 턱이나 귀를 만지거나 어깨를 터는 등 시그널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때로는 핸드 시그널이 아닌 행동으로 플레이콜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에이스가 공을 잡고 림 쪽을 계속 바라본다면 앨리웁 플레이를 펼치는 등의 약속이 있었다"고 밝혔다.

BOX ∣ NBA의 플레이콜링
핸드 시그널은 각 팀마다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이 비슷하게 사용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플레이콜링 몇 가지를 준비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각 팀의 플레이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길 바란다.

▲ 드래그 스크린 | 드래그 스크린은 트랜지션 상황에서 펼치는 스크린 플레이다. 이는 속공 상황이기 때문에 볼을 가진 선수보다는 감독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 미들 픽-앤-롤 | 미들 픽-앤-롤은 코트 중앙 부근에서 하는 2대2 플레이다. 볼 핸들러는
이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머리를 한번 치는데, 그러면 스크리너가 스크린을 위해 움직이게 된다. 몇몇 팀들은 턱을 치게끔 하고 있다. 히도 터글루가 올랜도 매직에 있을 때 ‘Chin(턱) 4'가 그의 미들 픽-앤-롤 플레이콜링이었다.

▲ 슬립 픽-앤-롤 | 슬립 동작은 주로 'X'로 쓰이곤 한다. 따라서 선수들이 팔로 ‘X'자를 만들면 슬립 픽-앤-롤을 주문하는 것이다.

▲ 후크 픽-앤-롤 | 후크는 스크린-더-스크리너 동작이다. 이는 스크린을 걸었던 선수가 스크린을 받고 나가는 움직임이다. 이를 주문하기 위해서 주먹을 쥔 다음 검지와 중지를 피고 흔들면 된다.

▲ 엘보우 | 자유투 라인의 꼭짓점을 엘보우라 부른다. 여기서 빅맨의 움직임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이를 요청하기 위해 팔꿈치를 치면 된다. 피스톤스의 토마스에 의하면 “대부분의 팀이 팔꿈치를 쳐서 엘보우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우리는 팔꿈치를 치면 엘보우 플레이의 카운터 패턴으로 이어갔다”고 말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제공 = 나이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