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갑부는 누구? 2017 FA 미리보기 ②
[루키] 이민재 기자 = 2016-17시즌이 개막했다. 새 시즌을 맞이한 선수들의 열정이 불을 뿜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여름 FA가 되는 선수들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뛰어난 성적을 내야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다음 시즌 자유계약시장에 나갈 선수들이 누구인지, 2017년 FA를 미리 살펴봤다.
얼리 터미네이션 옵션(Early Termination Option)
조기 계약 종결권이다. 선수 입장에서 계약을 먼저 해지하고 FA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권리로, 플레이어 옵션과 비슷하다.
크리스 폴 | LA 클리퍼스
크리스 폴은 커리어 내내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선수다. 리그 최정상 포인트가드로 분류되지만 항상 포스트시즌만 되면 제 힘을 쏟아내지 못한 탓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A 클리퍼스는 이번 여름 케빈 듀란트 영입에 신경 썼다. 그러나 이에 실패하며 벤치 멤버 보강에 만족해야 했다.
클리퍼스는 다음 시즌 성적에 따라 우승 도전 혹은 리빌딩, 둘 중 하나로 가닥을 잡을 것이다. 특히 클리퍼스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비제한적 FA인 레딕과 함께 ETO 조항을 가진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 모두 2017년 FA 시장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에 따라 재계약 혹은 이적이란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것.
다행인 점은 클리퍼스의 현재 성적이 좋다는 것이다. 9승 1패로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다. 폴 역시 19.0점 8.5어시스트 2.7스틸 FG 46.4% 3P 44.9%로 효율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블레이크 그리핀 | LA 클리퍼스
블레이크 그리핀은 지난 시즌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부상으로 총 35경기만 나서 평균 21.4점 8.4리바운드 4.9어시스트 FG 49.9%에 그쳤기 때문. 그는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경기에서 대퇴사두근을 다쳤다. 이후 지난 1월 클리퍼스 스태프와 싸우다가 손 골절상까지 입었다.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고생하던 그가 사소한 싸움을 벌이며 손을 다치고 만 것. 결장 기간도 더욱 길어졌다.
이에 따라 그리핀의 이적 소문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팀내 케미스트리를 해친 그의 입지가 좁아진 탓이었다. 실제로 시즌 도중 보스턴 셀틱스-새크라멘토 킹스-LA 클리퍼스의 3각 트레이드 루머가 터졌고, 시즌 이후에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行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핀은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리핀은 “이번 오프시즌 동안 2주만 쉬었다”며 “난 여름 휴가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일까. 평균 20.2점 9.8리바운드 3.9어시스트로 팀플레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력도 보여주면서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그리핀은 지난주 ESPN과의 인터뷰에서 "내 관심사는 오로지 클리퍼스뿐이다"며 "이번 시즌에 치러야 할 경기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거취에 대해 생각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이후 그의 기록과 팀 성적에 따라 거취가 최종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어 옵션(Player Option)
플레이어 옵션을 사용할 경우,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만약 옵션을 사용하지 않으면 잔여기간 동안 팀 계약을 끝내야 한다. 옵션을 사용하는 것을 ‘옵트-인(Opt-In)', 사용하지 않는 것을 ‘옵트-아웃(Opt-Out)’이라고 한다.
케빈 듀란트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016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케빈 듀란트. 그는 2017년 여름 다시 FA가 될 수 있다. 계약 마지막 해에 FA가 될 수 있는 플레이어 옵션을 포함했기 때문. 그의 계약 기간은 단 2년이었다.
한 가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듀란트의 다음 시즌 이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 이적 이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적을 발표한 뒤) 며칠 동안 침대를 떠날 수 없었다"며 “바깥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차로 나를 칠 것만 같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듀란트가 이러한 압박감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을 터. 또한 우승 가능성을 믿고 왔기 때문에 골든스테이트를 쉽게 떠나진 않을 것이다. 관건은 골든스테이트의 샐러리캡 여부다.
앞서 언급했듯이 골든스테이트는 커리와 듀란트가 동시에 FA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벤치 선수들과의 재계약 문제도 남아있다. 따라서 골든스테이트가 많은 사치세를 감수하면서까지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을지 궁금하다.
카일 라우리 | 토론토 랩터스
카일 라우리는 지난 2015-16시즌 평균 21.2점 4.7리바운드 6.4어시스트 2.1스틸 FG 42.7% 3P 38.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한때 국내 팬들은 “서부에 커리가 있다면, 동부에는 라우리가 있다”는 의미에서 ‘서커리, 동우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2016-17시즌 종료 이후 라우리가 옵트-아웃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번 여름, 샐러리캡이 대폭 상승하면서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급상승했기 때문. 2017-18시즌까지 1,200만 달러만 받고 싶진 않을 터.
발목을 잡는 것은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상이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항상 부진했다. 이에 ‘새가슴'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6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19.1점을 기록했으나 FG 39.7% 3P 30.4%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쏠쏠한 자원이다. 탄탄한 몸을 활용한 돌파와 외곽슛 모두 뛰어나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그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더마 드로잔은 이번 여름 “타 팀과의 미팅을 잡지 않을 것이다. 대신 랩터스와의 재계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팀과 재빨리 재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대목. 과연 드로잔의 콤비인 라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고든 헤이워드 | 유타 재즈
고든 헤이워드는 플레이어 옵션을 갖고 있다. 다음 시즌 2017년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그는 그동안 유타에서 에이스 역할을 쏠쏠히 해내며 팀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따라서 유타가 그를 내버려 두진 않을 터. 부상 이후 돌아와 5경기 연속 20+점 활약도 펼치고 있다. 유타와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폴 밀샙 | 애틀랜타 호크스
플레이어 옵션을 가진 폴 밀샙도 오는 2017년 여름에 FA가 될 수 있다. 애틀랜타 호크스는 이번 여름 드와이트 하워드를 데려왔다. 밀샙과 하워드의 궁합이 이번 시즌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현재 두 선수가 같이 코트에 나왔을 때 공수 효율성 마진 +2.7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닐로 갈리날리 | 덴버 너게츠
플레이어 옵션을 가진 다닐로 갈리날리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큰 키를 무기 삼아 내외곽을 오가는 득점력이 출중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건강이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으로 53경기 출전에 그쳤다. 따라서 오는 2016-17시즌 자신이 건강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그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사진 제공 = 나이키, 아디다스,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