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만큼 중요한 정신건강’ 멘탈 트레이닝의 필요성①
[루키] 이민재 기자 = 운동선수들에게 체력 단련은 필수다. 그러나 이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멘탈 트레이닝'이다. 정신적인 부분은 신체 단련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멘탈 트레이닝의 필요성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설 아이재아 토마스는 2번의 챔피언십을 따낸 전설적인 가드다. 12번의 올스타 선정, 3번의 올-NBA 퍼스트팀 선정, 1번의 파이널 MVP까지 따낼 정도로 업적도 훌륭했다.
그의 생애 첫 NBA 파이널은 1988년이었다. 당시 그는 뛰어난 실력을 보유했음에도 많이 긴장했다고 한다. 그는 “파이널 무대를 치를 때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였다"며 “결승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모두 기량이 뛰어나다. 따라서 얼마나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압박감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겪은 부분. 그는 첫 파이널 진출인 1991년을 회상하면서 “나 혼자서 이겨내야 했다. 힘들었다.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을 정도.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정신 무장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실제로 NCAA 농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감독 중 한 명인 밥 나이트는 “농구에서 정신적인 부분이 75%고, 신체적인 부분이 25%"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미국 현지 농구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멘탈 트레이닝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신체적인 부분인 25%에 온 힘을 쏟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은 농구만 하는 ‘기계’가 아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의 관계, NBA 선수로서의 압박감, 자기관리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 ‘인간’이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에 타격을 입기 마련.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멘탈 트레이닝이 더욱 필요하다.
자유투는 멘탈(mental)이다
자유투(Free Throw)는 ‘프리(free)'한 상황에서 던지는 슛이다. 수비수가 있지도 않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자유투를 넣기가 쉽지 않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놓치면 어떡하지’라는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리적인 부분 때문에 자유투로 고생하는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드와이트 하워드다. 그의 약점은 슈팅이다. 골밑에서 뛰어난 신체조건을 활용한 플레이가 좋지만 중거리슛과 자유투 능력은 매우 떨어지는 선수. 실제로 지난 2015-16시즌 그의 자유투 성공률은 48.9%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50.7%로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많은 팀들이 그에게 고의반칙작전인 ‘핵-어-하워드'를 펼치기도 했다. 그에게 고의로 반칙해 자유투를 내주고, 그의 자유투 실패를 활용해 득점을 올리겠다는 복안. 이에 압박감이 점점 커지는 하워드는 자유투를 넣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그는 “생각이 많아지면 계속 실패하게 된다. ‘핵-어-하워드’가 펼쳐지면 모든 관심이 나에게 쏟아진다"며 심리적인 압박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홈경기보다 원정에서 자유투를 던지는 게 편하다"고 밝혔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보다는 무관심 속에서 던지는 게 낫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하워드는 경기가 아닌 훈련 때 자유투 성공률이 높다. 그가 LA 레이커스에 있을 때 미국 현지 기자가 레이커스의 훈련장을 찾았다. 그때 화이트보드에 선수들의 자유투 성공률이 적혀있었는데, 하워드의 성공률은 무려 약 82%(1,252/1,532)였다. 지난 휴스턴 시절에도 훈련 때는 70% 이상 넣었다고 한다. 심리적인 요인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는 데뷔 초창기인 올랜도 매직 시절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와 함께 일했던 스포츠 심리학자를 직접 고용했다. 당시 그는 하워드에게 “머릿속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하워드는 조던을 받아 들여 자유투를 던질 때 비욘세 노래를 흥얼거렸다.
비욘세의 노래가 도움이 되었을까. 하워드의 올랜도 시절 자유투 성공률은 58.8%로 60%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루틴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 그래서일까. 지난 3년간 휴스턴에서 자유투 성공률 52.3%에 그쳤다.
하워드처럼 고의반칙작전을 자주 당하는 디안드레 조던과 안드레 드러먼드도 연습 때는 자유투 성공률이 70% 이상이라고 한다. 피스톤스의 스탠 밴 건디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 영향을 줄 것이다. 드러먼드는 멘탈 트레이닝을 하면서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랜도의 애런 고든도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그레엄 베차트의 도움을 받아 멘탈 트레이닝을 했다. 그 덕분에 대학시절 42.2%였던 자유투 성공률이 NBA 커리어 평균 68.2%까지 증가했다.
베차트는 “사람들은 고든의 자유투를 비웃곤 했다. 그러나 현재는 7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며 “고든의 정신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슛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슛 실패를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꾸준히 가르쳐 고든의 적중률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사진 제공 = 나이키, 아디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