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쾅쾅’ 우리 멤피스가 달라졌어요
[루키] 강하니 기자 =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농구가 달라졌다. 그들은 더 이상 ‘올드-스쿨(Old-School)’의 대표주자가 아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멤피스 페덱스 포럼에서 열린 2016-2017 NBA 정규시즌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12-103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멤피스는 개막 첫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 서부지구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승부를 뒤바꾼 것은 다름 아닌 3점슛이었다. 이날 멤피스는 경기 종료 직전 주전 센터 마크 가솔이 극적인 동점 3점슛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마크 가솔이 결정적인 3점슛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시즌부터 3점슛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는 가솔은 3경기에서 평균 4.3개의 3점슛을 던져 2.0개를 터트리고 있다. 현재까지 기록한 총 3점슛 시도 개수는 13개. 그의 커리어 하이 기록(2014-15 시즌, 17개)에 이미 근접했다.
마크 가솔만 달라진 게 아니다. 멤피스 팀 전체가 달라졌다. 멤피스는 현재 경기당 26.7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이 부문 리그 9위에 올라 있다. 마크 가솔, 잭 랜돌프의 안정적인 인사이드 득점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느리고 확률 높은 공격을 추구하던 멤피스의 경기 스타일이 완전히 뒤집힌 것.
현재 멤피스는 3점슛 성공 4위(11.7개), 성공률 2위(43.8%)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감한 공간 활용이 인상적이다. 마크 가솔(경기당 3점슛 시도 4.3개)뿐만 아니라 제임스 에니스(4.0개), 자마이칼 그린(2.7개), 자렐 마틴(1.5개), 잭 랜돌프(1.3개)도 양궁 부대의 궁수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전한 멤피스 선수 중 백업 빅맨인 디욘테 데이비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경기당 1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했다. ‘태세 전환’이 아주 제대로 이뤄졌다.
올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의 주문이 변화의 주된 요인이다. 피즈데일 감독은 트레이닝 캠프에서의 선수단 미팅에서 적극적인 3점슛 시도를 통한 공간 활용을 강조했다. 멤피스의 기둥인 마크 가솔은 최상급의 슛 터치를 가졌음에도 단 한 번도 3점슛을 핵심 무기로 사용하지 않았던 선수다. 하지만 피즈데일은 가솔에게 3점슛과 관련해 이른 바 ‘그린라이트’를 줬다. 가솔이 원하면 언제든지 3점슛을 던질 수 있도록 허락했다. 피즈데일 감독의 변화 의지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농구의 트렌드인 3점슛과 공간 활용을 강조하는 피즈데일 감독의 농구 철학은 그가 코치로 오랜 시간 몸담았던 마이애미 히트의 농구 철학과 흡사하다.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를 파워포워드로 활용하는 스페이싱 농구로 2012년과 2013년 NB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간 라이오넬 올린스, 데이비드 예거 감독 아래에서 90년대 스타일의 빅맨 중심 정통 농구를 구사해온 멤피스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피즈데일 감독이 주도하는 변화는 시즌 초반 멤피스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뉴욕 원정 경기에서 패한 탓에 아직까지 연승은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멤피스는 올시즌 평균 106.0점을 몰아쳤다. 경기 페이스는 리그 28위로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느린 편에 속했지만, 득점력은 웬만한 속공 농구 팀에 못지 않았다. 적극적인 3점슛 시도와 높은 3점슛 성공률 덕분이었다.
올시즌 현대농구의 흐름에 맞춰 팀 색깔을 완전히 바꾼 멤피스 그리즐리스. 과연 그들의 변화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향후 멤피스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