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앤드원] PO 프리뷰: 웨스트브룩? 테이텀? 누군가는 울어야 한다(보스턴 VS 워싱턴)

2021-05-19     이동환 기자

[루키=이동환 기자] 한국 기준으로 19일부터 2020-2021 NBA 플레이오프의 최종 대진을 가리기 위한 일정이 시작한다. 바로 플레이-인 토너먼트(Play-In Tournament)다.

지난해 버블 시즌에 처음 도입된 플레이-인 토너먼트는 올 시즌부터 각 컨퍼런스별로 2개 팀에서 4개 팀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 실시된다.

올해 플레이-인 토너먼트에는 보스턴, 워싱턴, 인디애나, 샬럿(이상 동부)과 레이커스, 골든스테이트, 멤피스, 샌안토니오가 참가한다. 19일에는 보스턴-워싱턴, 인디애나-샬럿의 경기가, 20일에는 레이커스-골든스테이트, 멤피스-샌안토니오의 경기가 먼저 열린다.

지금부터 플레이-인 토너먼트 각 경기를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두 번째 경기는 보스턴과 워싱턴의 경기다.

 

 

*경기 개요*
맞대결 팀: 보스턴 셀틱스(동부 7위) vs 워싱턴 위저즈(동부 8위)
일시: 5월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장소: 보스턴 TD 가든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 2승 1패 보스턴 우위(보스턴 승, 워싱턴 승, 보스턴 승)

*주요 결장 확정 선수*
보스턴: 제일런 브라운
워싱턴: 토마스 브라이언트, 데니 아브디야

 

부상 공백? 워싱턴이 더 클 수도 있다?

보스턴은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전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팀의 빅3 중 한 명인 제일런 브라운이 손목 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된 것이다.

올 시즌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올스타 가드로 발돋움한 브라운이다. 평균 24.7점 6.0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한 올스타 스윙맨의 공백은 어떻게 해도 메우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보스턴과 워싱턴의 맞대결에서 부상 변수로 인한 데미지가 보스턴이 더 크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워싱턴도 부상 변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빅맨 토마스 브라이언트, 데니 아브디야가 모두 시즌아웃된 상태에서 현재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들도 부상을 안고 있다. 일단 원투 펀치 중 한 명인 브래들리 빌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 부상으로 정규시즌 막판 3경기에 연속 결장하다가 마지막 경기인 샬럿전에서 복귀한 빌은 전반 내내 심각한 야투 난조를 보이다 후반에 완전히 부활했다. 다행히 워싱턴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 경기에서 빌은 부상으로 인해 평소의 움직임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슈팅 감각도 불안해보였다.

*5월 17일 워싱턴-샬럿 경기, 브래들리 빌 전후반 기록*
- 전반: 5점, 야투 2/11, 3점 1/4, 실책 2개
- 후반: 20점, 야투 6/16, 3점 2/7, 실책 1개

그렇다면 이번 경기에서 빌은 어떨까? 쉽게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컨디션이 100%는 아닐 것이다. 하필 부상 부위가 햄스트링인데다, 단 하루 휴식만 취하고 바로 경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햄스트링에 통증도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빌은 샬럿전이 끝난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햄스트링에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 출전을 강행했다고 인정했다.

“어제(17일) 저는 꽤 고집스러운 결정을 스스로 내렸고 결국 경기에 뛰었습니다. 솔직히 (부상 때문에) 뛰지 않는 게 맞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팀 메디컬 스태프에서 제가 출전해도 되는 상태인지에 대해 100% 확신을 갖지 못했어요. 몇 명은 출전해도 된다고, 몇 명은 출전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솔직히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플레이-인 토너먼트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분명 보스턴전에서도 제 몸 상태는 100%가 아닐 겁니다. 결국은 제가 얼마나 부상을 최대한 관리하면서 그 경기를 치르느냐가 중요합니다.”

워싱턴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는 빌뿐만 아니다. 후반기 들어 쓰리 가드 라인업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라울 네토 역시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네토는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모두 결장했다. 부상 당한지 이제 일주일이 지났기 때문에 역시 컨디션이 정상적일 거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네토는 경기 시간에 맞춰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game-time decision)이다. 네토가 혹여나 결장한다면, 출전하더라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지 못한 상태라면 이 역시 워싱턴에게는 부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제일런 브라운의 공백에도 워싱턴이 승리를 자신할 수는 없는 이유다.

 

러셀 웨스트브룩 그리고 제이슨 테이텀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경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들은 분명하다. 워싱턴에서는 러셀 웨스트브룩이, 보스턴에서는 제이슨 테이텀이 선봉에 서야 한다.

후반기 들어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워싱턴의 극적인 8위 등극을 이끌었던 웨스트브룩이다. 지난 시즌부터 자신을 괴롭혀왔던 대퇴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면서 점프슛 감각, 경기 운영 안정성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다.

테이텀도 마찬가지다. 시즌 초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한 테이텀은 3월 말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를 이겨내고 기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4월부터 치른 최근 22경기에서는 평균 28.7점 8.3리바운드 4.2어시스트 야투율 47.7% 3점슛 성공률 39.9%(성공 2.2개)를 기록하는 올-NBA급 포워드의 면모를 완전히 회복했다.

보스턴에서는 마커스 스마트가 웨스트브룩을 전담 마크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은 루이 하치무라나 다비스 베르탄스를 일단 테이텀에게 붙이거나 쓰리 가드 라인업을 활용할 경우 테이텀에게 적극적으로 트랩 수비를 가는 수비법을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서로가 어떤 매치업, 어떤 수비법을 가져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 단판 승부인 만큼 경기 내에서 양 팀 감독들이 상대의 에이스 봉쇄 카드에 대해 얼마나 빠르게, 효율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벤치 싸움, 우위는 워싱턴에 있다?

식스맨들의 대결로 이뤄지는 세컨드 유닛(second unit) 싸움에서는 워싱턴이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일단 보스턴은 제일런 브라운의 시즌아웃 이후 에반 포니에를 더 노골적으로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선발 라인업에 구멍에 생긴 것도 이유였지만,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보스턴에 합류한 포니에가 경기력이 좋지 않다가 선발로 뛰기 시작한 이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린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

포니에가 선발로 자리를 옮기면서 보스턴의 벤치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 됐다. 루키 시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이튼 프리차드, 후반기 들어 출전 시간이 대폭 늘어난 애런 네스미스 같은 선수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반면 워싱턴의 벤치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데니 아브디야의 시즌아웃은 분명 아쉽긴 하다. 하지만 라울 네토가 정상 출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벤치에서 다비스 베르탄스, 이시 스미스, 로빈 로페즈, 대니얼 개포드가 모두 나올 수 있다. 워싱턴이 샬럿과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한 것도 사실 벤치의 힘이 컸다. 전반에 웨스트브룩과 빌의 경기력이 최악인 상황에서 로빈 로페즈 같은 벤치 자원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점수 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만들었고, 결국 후반에 선발 라인업까지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벤치의 무게감은 워싱턴이 확실히 좋아보이는 상황. 보스턴으로서는 선발 라인업의 힘과 제이슨 테이텀 쪽에서의 매치업 우위를 바탕으로 벤치 열세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단판 승부인 만큼 선발 라인업의 가용 시간을 늘리는 것이 가능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 대학 무대에서 버틀러 대학을 두 차례나 NCAA 토너먼트 준우승으로 이끌며 단판 승부에 도가 틀 만큼 튼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어떤 지략을 보여줄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