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드림팀 추억하기 ④ 2000 드림팀 4
2016-09-20 이민재
[루키] 이승기 기자 = 세계대회에 NBA 스타들이 총출동하면 무조건 다 우승할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원조 드림팀'이 출범한 후 벌써 24년이 흘렀다. 그간의 미국 대표팀이 겪은 영욕의 세월을 찬찬히 회상해봤다. 네 번째 시간은 2000년 드림팀 4 편이다.
2000 시드니 올림픽 드림팀 4
센터 알론조 모닝
파워포워드 케빈 가넷, 안토니오 맥다이스, 빈 베이커
스몰포워드 빈스 카터, 샤리프 압둘-라힘
슈팅가드 레이 알렌, 앨런 휴스턴, 스티브 스미스
포인트가드 게리 페이튼, 제이슨 키드, 팀 하더웨이
감독 루디 탐자노비치
아쉬운 선수 구성
미국의 승리 행진은 199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끊겼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 대회에는 NBA 스타들이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다는 얘기. 1998-99시즌을 앞두고 NBA는 직장폐쇄에 돌입했는데, 이 파업 여파로 인해 NBA 스타들은 국제무대에 나갈 수 없었다. 하부리그와 대학생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린 미국은 결국 동메달에 그쳤다.
파업은 잘 해결됐고, 미국은 2000 시드니 올림픽에 다시 NBA 스타들을 출전시킬 수 있게 됐다. 그런데 2000 시드니 올림픽 ‘드림팀 4’ 멤버는 예전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선수 구성만 보더라도, 1군이 아니라 2군에 가까운 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포인트가드진은 더없이 우수하다. 당시 게리 페이튼과 제이슨 키드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팀 하더웨이는 1994, 1998년 불참의 한을 이번에 풀게 됐다. 그는 리그 내 베테랑으로서 많은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다.
스윙맨 라인에는 샤리프 압둘-라힘과 스티브 스미스 대신 코비 브라이언트와 알렌 아이버슨이 들어갔다면 더욱 무게감이 실렸을 것이다. 발목 부상으로 불참한 그랜트 힐의 부재도 상당히 아쉽다.
빅맨진은 상당히 허술하다. 당시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알론조 모닝이 있기는 하지만, 빈약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샤킬 오닐, 팀 던컨, 칼 말론, 크리스 웨버, 라쉬드 월라스 등이 모두 불참한 공백이 커 보인다. 심지어 당시 빈 베이커는 이미 알콜 중독으로 인해 기량이 하락하던 상태였다.
시드니 관광투어?
2000 시드니 올림픽은 연이은 우승에 지친(?) 미국이 방심하기 시작한 첫 번째 대회였다. 이들은 제사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다. 대회 기간 내내 시드니 관광을 다니는 등 올림픽의 낭만을 만끽했던 것이다.
‘드림팀 4'는 형편없는 경기 매너와 무질서한 생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훈련에 매진하는 대신, 음주를 비롯한 밤문화를 즐겼다. 시드니 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6시간 동안 음주 파티를 벌이다 시민들에게 발각되어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는 분명 올림픽 정신이 결여된 행동이었다.
정신상태가 이러하니, 경기력 또한 좋을 리 없었다.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으나, 경기당 득실마진은 21.6점까지 줄어들었다. 조별예선 리투아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졸전 끝에 85-76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는 드림팀 출범 이래 최초로 10점차 미만으로 끝난 경기였다. 프랑스(106-94), 러시아(85-70)와의 경기 내용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정말로 질 뻔했다. 미국은 리투아니아를 다시 만났는데, 경기 내내 리투아니아에게 쫓겼고, 후반 들어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미국은 결국 85-83으로 간신히 이겼다. 만약 경기 종료와 함께 던진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27점 4어시스트)의 3점슛이 들어갔다면 미국이 그대로 침몰하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미국이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경기다.
미국은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85-75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역대 최약체 드림팀’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는 없었다.
| BOX | 빈새니티(Vin-Sanity)!
2년차 ‘라이징 스타’였던 빈스 카터는 2000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대회 평균 14.8점 3.6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내 득점 1위에 올랐다. 또, FG 50.6% 3점슛 40.7%를 올리며 탁월한 슛 감각도 과시했다. 그는 드림팀 4가 낳은 유일한 ‘히트 상품’이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덩크쇼가 압권이었다. 카터는 온갖 덩크 묘기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프랑스와의 경기 도중 터뜨린 ‘218cm 수비수 뛰어넘기 덩크’는 농구 역사상 최고의 덩크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 팬들은 이를 ‘죽음의 덩크(The Dunk of the Death)’라고 부른다.
관련기사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캡처 = US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