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프리뷰]6인의 선택은 이번에도 만장일치 KB (KB vs 신한은행)

2021-02-28     원석연 기자

[루키=원석연 기자] 청주 KB스타즈와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28일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각각 정규리그 2위와 3위를 차지한 양 팀의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은 4승 2패였다. 3라운드까지 밀리던 신한은행이 4라운드와 5라운드는 절치부심해 승리를 따냈다. 6라운드는 다시 KB가 이겼다.

이번 프리뷰에 참여한 해설위원 3인과 본지 기자 3인은 지난 우리은행-삼성생명 예측에 이어 이번에도 모두 KB로 의견이 몰렸다. 다만, 모두 우리은행의 2승 0패를 예상했던 지난 프리뷰와 달리 이번에는 3차전까지 갈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정선민 해설위원(부산 MBC) : KB in 2

신한은행은 KB를 정규시즌 두 차례 잡아내면서 KB를 상대하는 전술을 확고히 정립했다. ‘KB는 이렇게 하면 잡을 수 있다’라는 답을 찾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전력상 앞서는 KB가 챔프전에 진출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KB가 1차전에서 어이없이 밀린다면 3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 1차전이 중요하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박지수가 아닌 박지수 곁에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KB는 박지수 제외 나머지 네 선수들이 슈팅은 물론 기본적인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며 어렵게 갔다. 단기전인 만큼, 정규시즌 부진은 떨쳐 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임해야 한다. 

정진경 해설위원(MBC스포츠플러스) : KB in 3

사실 신한은행은 정규시즌에 가장 좋은 경기력을 자랑한 팀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두 경기만 이기면 되는 단기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력이 우세한 KB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양 팀의 데이터를 보면, 신한은행이 KB를 잡았을 때 외곽 성공률이 굉장히 높았다. 39%가 넘었다. 초반에 지는 경기들보다 이기는 경기들에서 3점슛 확률이 점점 높아졌다. 정상일 감독과 베테랑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두 눈으로 봤기에 신한은행이 한 경기는 잡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인사이드에서 신한은행이 KB를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 다만, 정규시즌처럼 신한은행의 외곽포가 터지는 날에는 신한은행에게도 승산이 있다. 재밌는 시리즈가 될 것 같다. 

김은혜 해설위원(KBS N) : KB in 3

시즌 막판 경기력으로 봐서는 KB가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KB에는 박지수라는 독보적인 존재가 있다. 특히 높이가 낮은 신한은행을 상대로는 단기전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신한은행은 베스트5 중 최장신이 180cm 김단비다.

다만, 문제는 KB의 외곽이다. 정규시즌 막판 KB의 외곽은 계속해서 바닥을 쳤다. 특히 마지막인 6라운드에는 25.7%로 6개 팀 중 5위에 그쳤을 정도로 약했다. 외곽포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터지지 않는다면 정말 어려운 시리즈가 될 것이다.

 

박진호 기자: KB in 3

신한은행은 ‘올해의 팀’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번 시즌을 찬란하게 밝혀준 팀이다. 특히 1월에 보여준 신한은행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힘에서는 여전히 KB가 우위다. 

KB는 가장 기본적인 것. ‘리바운드와 오픈 찬스에서의 외곽슛’이 정상적으로만 작동하면 확실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신한은행이 공격에서 박지수를 끌어내고, 빠른 트렌지션을 활용하겠지만, 많은 오픈 찬스를 KB가 쏟아지는 유성우처럼 놓치지 않는 한, 신한은행이 수비에서 견뎌내기는 쉽지 않다. 신한은행은 KB를 상대로 모든 것이 맞아 들어가는 가운데 절정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6라운드 초반까지 신한은행이 보여줬던 모습이다. 반면 KB는 기본적인 것만 해도 신한은행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심각하게 떨어진 활동력과 집중력에 발목을 잡힌 KB지만, 회복을 위한 시간은 충분했다. 해가 바뀐 후 보여준 KB의 모습은 지극히 실망스러웠지만,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 존재하는만큼, 플레이오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박상혁 기자: KB in 3

KB스타즈는 최장신 센터 박지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정규리그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나머지 3개 구단은 여전히 KB스타즈를 위협적인 팀으로 보고 있다. 장기 레이스인 정규리그와 달리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의 특성상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KB스타즈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팀내 최장신인 김수연보다는 김단비와 한엄지로 인사이드를 지켜왔다. 힘을 앞세운 몸싸움으로 상대 장신선수에 대한 박스 아웃을 철저히 한 뒤 5명 전원이 리바운드에 가담해 착실하게 공수 리바운드를 따냈다. 그리고 이런 제공권을 바탕으로 외곽에서 슛이 터지며 승리를 챙겨왔다. 

이 시리즈의 관건은 KB스타즈의 외곽 득점이 얼마나 나오느냐다. KB스타즈가 정규리그 내내 박지수를 데리고도 고전했던 것은 시원스런 외곽슛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두개만 나오면 수비가 분산되고 박지수의 행동 반경도 더 넓어졌을 텐데 그런 게 선행되지 못했다. 

심성영과 염윤아, 강아정, 최희진 등 베테랑 선수들의 외곽슛이 터져야 한다. 그래야 공격의 물꼬가 터지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이경은, 한채진, 유승희, 김아름 등 외곽 라인도 만만치 않아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다. KB스타즈가 객관적인 전력과 선수 구성에서 우위에 있지만 2전 전승으로 올라가지 못한다고 예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동안 보여준 경기력을 감안하면 어느 쪽이 이기든 간에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챔프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원석연 기자 : KB in 2

올 시즌 강아정의 정규리그 평균 야투 시도는 11.8개다. 그런데 신한은행을 상대로는 12.8개였다. 염윤아의 평균 야투 시도는 6.5개다. 그런데 신한은행을 상대로는 5.4개였다. 신한은행을 만났을 때 강아정의 야투 시도가 늘고, 염윤아의 야투 시도가 줄어드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상일 감독은 라운드 중반 KB에게 승리를 거둘 때, 박지수 그리고 박지수 근처로 컷인하는 염윤아와 김민정을 철저히 수비하고 외곽에 강아정과 최희진 등 슈터들에게는 의도적으로 슛을 내주는 수비법을 들고 왔다. 일종의 도박이었는데, 마침 KB 슈터진의 사이클이 내려왔을 때라 그 수가 통했다.

그런데 과연 플레이오프에서도 이 수가 통할지는 의문이다. 먼저 그때와 달리 심성영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심성영은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부침을 겪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슛감을 찾았다. 그 결과 5라운드에는 41.2%, 6라운드에는 44.8%라는 외곽슛 성공률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염윤아의 컨디션이 올라온 점도 크다. 염윤아는 신한은행이 앞서 언급한 맞춤 수비를 준비했던 4-5라운드 맞대결 두 경기에서 2.5득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러나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본인이 무리하게 슛을 올리지 않고 박지수와 차분히 엑스트라 패스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풀어가 승리를 거뒀다. 염윤아가 이날 본인의 시즌하이였던 6개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물론 슈터진들이 폼을 회복하는 게 KB에게는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겠지만, 차선책으로 마지막 맞대결이었던 6라운드 경기에서 3쿼터를 떠올려봐도 좋다. KB는 신한은행과 6라운드 3쿼터에 허예은-심성영-염윤아로 이어지는 투가드, 어떻게 보면 쓰리가드 전략을 꺼내 들었는데 KB는 이 3쿼터에 올 시즌 한 쿼터 최다 득점인 32점을 기록했다. 가드가 세 명이 들어가면서 3쿼터에 팀 어시스트도 10개나 됐는데, 10어시스트는 KB가 2010년대 기록한 한 쿼터 최다 어시스트 2위 기록이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인포그래픽 = 원석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