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 시즌, 소포모어 선수들을 주목하라!

2016-08-30     웹관리자
사진 제공 = 나이키,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강하니 기자 = 처음은 늘 낯설고 힘들다. 적응에 애를 먹기도 한다. NBA 루키들에게 첫 시즌은 우여곡절의 시기다.

뜨거운 1년을 보낸 루키들이 이제 소포모어가 되어 NBA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가능성만 안고 리그에 데뷔한 루키가 아니다. 1년 동안 NBA라는 무대를 누비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루키에서 그들의 첫 시즌을 돌아보고 2016-17시즌을 가볍게 전망해 보았다.


# ‘최고의 루키 시즌’ 더욱 날아오를 선수들

지난 시즌 루키 중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칼 앤써니 타운스(미네소타)였다. 타운스는 지난 시즌 NBA 역사상 5번째로 만장일치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선수였다. 그만큼 타운스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평균 18.3점 10.5리바운드 2.0어시스트 1.7블록슛 야투율 54.3%를 기록하며 공수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미 타운스는 앤드류 위긴스와 함께 미네소타를 이끌 원투 펀치로 주목받고 있다. 당장 2016-17 시즌에 타운스의 올 NBA 팀 입성을 예상하는 이도 적지 않다. 타운스는 단순히 올스타 수준에 머물 재목이 아니다. 소포모어 시즌을 통해 타운스는 더욱 날아오를 것이다.

크리스탭스 포르징키스(뉴욕), 데빈 부커(피닉스) 역시 인상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이다. 드래프트 당시 뉴욕 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포르징키스는 불과 한 시즌 만에 뉴욕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됐다. 221cm의 장신에 탁월한 슈팅 능력과 과감한 공격 리바운드 가담 능력으로 코트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미 뉴욕은 포르징키스를 팀의 미래로 생각하고 있다.

데빈 부커는 피닉스가 건져낸 흙 속의 진주였다. 켄터키 대학 시절부터 최고의 슈터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지만, 드래프트에서는 13순위에서야 피닉스 유니폼을 입었다.

부커의 가치는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드러났다. 에릭 블레소, 브랜든 나이트가 연이어 부상으로 신음할 때 부커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성공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NBA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부커는 장차 클레이 탐슨의 뒤를 이을 최고의 슈터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레이커스의 디안젤로 러셀도 괜찮은 루키 시즌을 보냈다. 사실 2순위 지명자라는 기대치에 비하면 시즌 초반 러셀의 활약은 굉장히 미미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에서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탁월한 볼 핸들링 능력과 재빠른 스텝 페이크에 기반한 득점 루트가 NBA에서 서서히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월 말부터 선발로 복귀한 러셀은 이후 26경기에서 평균 15.4점을 기록하며 좋은 득점력을 보였다. 다음 시즌 러셀은 조던 클락슨과 함께 레이커스의 백코트진을 이룰 전망. 서머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러셀은 오는 시즌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다.

자릴 오카포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 시즌을 보냈다. 불안한 수비력과 리바운드 능력, 리그 트렌드와 맞지 않은 플레이스타일로 인해 3순위에 지명됐던 오카포. 하지만 시즌 시작 후 오카포는 특유의 포스트업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오카포는 평균 17.5점 7.0리바운드 50.8%의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물론 필라델피아가 의도적으로 오카포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부여했던 것은 사실이다. 오카포는 루키로서는 이례적으로 볼을 독점했다. 대부분의 세트 오펜스 공격이 오카포의 손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기회를 준다고 해서 모든 루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카포 본인의 재능이 그만큼 뛰어나지 못했다면, 필라델피아가 오카포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한들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을 것이다.


# ‘기대 이상’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

최고의 활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훌륭한 가능성을 보여준 루키들도 있었다.

마일스 터너(인디애나), 니콜라 요키치(덴버), 저스티 윈슬로우(마이애미)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선수들이다.

11순위로 인디애나 유니폼을 입은 터너는 서머리그부터 심상치 않은 잠재력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주전 경쟁을 치러야 했고 부상 여파로 결장 기간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터너는 팀의 미래로서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올여름 새로 지휘봉을 잡은 네이크 맥밀란 감독도 터너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맥밀란 감독은 포틀랜드 시절을 회상하며 터너를 라마커스 알드리지(샌안토니오)에 비교하기도 했다.

맥밀란 감독은 “내가 알드리지를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열정적인 훈련 태도였다. 알드리지는 팀 훈련 뒤에 늘 체육관에 남아 혼자 연습하곤 했다. 가장 일찍 체육관에 와서 가장 늦게 체육관을 떠나는 선수였다. 터너도 알드리지 같은 태도를 가진 선수다. 터너는 농구를 정말 사랑하는 선수다”라며 터너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덴버의 니콜라 요키치는 사실 깜짝 등장한 선수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1순위로 덴버에 지명된 요키치는 지난 시즌 팀 선배 유수프 너키치를 밀어내고 팀의 주전 센터로 성장했다. 좋은 골밑 마무리 능력은 물론 빠른 손을 활용한 가로채기 능력, 핸드오프 공격에 기반한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미 요키치는 마이크 말론 감독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유망주다. 올여름 세르비아 대표팀 소속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요키치는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변이 없는 한 요키치는 다음 시즌에도 꾸준히 주전 센터로 뛸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더 높은 자리로 올라서는 것만 남았다.

저스티스 윈슬로우는 스틸 픽이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다. 10순위 이내 지명도 예상됐던 윈슬로우는 2015 드래프트 현장에서 계속 순위가 미끄러진 끝에 마이애미 히트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윈슬로우는 대학 시절 약점을 NBA에서도 이어갔다. 외곽슛은 여전히 기복이 심했으며 공격 전술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했다. 하지만 최대 강점인 탁월한 수비력이 빛을 발했다. 윈슬로우는 데뷔 시즌부터 마이애미의 탄탄한 수비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선배 루올 뎅이 이적한 상황에서 오는 시즌 윈슬로우는 보다 많은 기회를 보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윈슬로우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면 마이애미는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윌리 컬리 스테인(새크라멘토), 트레이 라일스(유타), 바비 포티스(시카고), 론데 할리스-제퍼슨(브루클린), 노먼 파웰(토론토) 역시 주목할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 시즌 예상보다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며 기대치가 오른 상태. 특히 유타의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주목받고 있는 트레이 라일스와 최고의 루키 수비수로 꼽히는 론데 할리스-제퍼슨은 다음 시즌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 ‘기대에 비하면…’ 불안한 루키 시즌 보낸 선수들

모든 루키가 NBA 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던 것은 아니다.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루키들도 있다.

마리오 헤조냐(올랜도), 엠마누엘 무디에이(덴버), 스탠리 존슨(디트로이트), 프랭크 카민스키(샬럿)는 모두 10순위 이내 지명자들이었지만 실제 코트에서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크로아티의 출신의 유망주 헤조냐는 탁월한 공격력과 배짱으로 주목 받았던 선수다. 많은 팀들이 스윙맨으로서 헤조냐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제2의 J.R. 스미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받았다 결국 올랜도가 전체 5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하지만 NBA 첫 시즌 헤조냐는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유럽에서 주목받았던 헤조냐의 긴 슈팅 레인지는 NBA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욕심이 많다보니 무리한 슛 시도가 이어졌고, 성공률도 떨어졌다. 코트 전체를 읽고 상대 수비에 대응한 능력도 부족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스캇 스카일스 전 감독이 헤조냐에게 꾸준히 기회를 보장하며 NBA에 적응할 시간을 줬다는 점이다.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면 폭발력 있는 공격력을 보여줄 수도 있는 유망주라는 게 한 시즌을 통해 확인됐다. 때문에 헤조냐의 다음 시즌은 상당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엠마누엘 무디에이는 드래프트 당시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아프리카 콩고 출신의 무디에이는 미국 이주 후 가난에 시달렸고, 결국 고교 졸업 후 대학 대신 중국리그 진출을 선택했다.

중국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NBA 드래프트 참가 자격에 주어진 무디에이는 포인트가드로서 탁월한 사이즈(196cm)와 운동능력을 보유한 덕분에 ‘넥스트 존 월’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덴버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무디에이의 루키 시즌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시즌 개막 전 타이 로슨을 트레이드한 덴버는 무디에이에게 선발 기회를 보장했다.

그러나 드래프트 당시 약점으로 꼽혔던 슈팅 능력이 너무 큰 걸림돌이 됐다. 사이즈와 운동능력에 비해 돌파력도 평범했다. 돌파를 시도하면 상대 수비수에 의해 일찌감치 경로가 차단됐다. 종종 보여주는 감각적인 패스가 무디에이가 공격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전부였다.

무디에이는 지난 시즌 평균 12.8점을 기록했지만 야투율은 36.4%에 머물렀다. 3점슛 성공률 31.9%, 자유투 성공률 67.0%로 슈팅 성공률이 전반적으로 형편없었다.

덴버는 지난 6월 열린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말 머레이를 지명했다. 머레이는 194cm의 듀얼가드로 무디에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진 선수다. 특히 슈팅력과 폭발력은 이번 드래프티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무디에이는 오는 시즌에 이런 머레이와 다시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냉정하게 말해 무디에이의 NBA 커리어는 상당히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스탠리 존슨과 프랭크 카민스도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스탠리 존슨은 드래프트 당시 저스티스 윈슬로우와 더불어 3&D 유형의 유망주 탑2로 꼽혔다. 스몰포워드 보강을 노리던 디트로이트는 결국 윈슬로우를 거르고 스탠리 존슨을 선택했는데, 그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스탠리 존슨은 애리조나 대학 시절부터 문제가 되던 슈팅 스트로크를 NBA에서도 제대로 수정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야투율 37.5%, 3점슛 성공률 30.7%를 기록하며 3&D 자원으로서는 굉장히 부끄러운 슈팅력을 보여줬다. 공격에서 패스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해 보였다.

2016-17 시즌 디트로이트의 주전 포워드진은 마커스 모리스와 토바이어스 해리스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마커스 모리스의 경우 그렇게 높은 수준의 주전 멤버라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스탠리 존슨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모리스를 제치고 선발 자리를 따내기 굉장히 힘들 것이다.


프랭크 카민스키는 드래프트 당시 스트레치형 빅맨 자원으로 주목받은 선수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4년을 보내고 NBA에 왔기 때문에 애초에 성장폭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대학 무대에서 상당히 좋은 공격 이해도와 외곽슛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샬럿의 공격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카민스키의 장점은 NBA에서 상당 부분 희석됐다. 3점슛 성공률 33.7%, 점프슛 성공률 39.5%를 기록하며 샬럿의 스페이싱 전술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NBA 데뷔 후 주무기로 가다듬은 플로터 유형의 훅슛도 적중률이 그리 높지 못지 못했다.

알 제퍼슨이 떠난 상황에서 카민스키는 코디 젤러, 스펜서 호즈와 함께 주전 센터 경쟁을 치를 예정. 하지만 코디 젤러가 사실상 선발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민스키가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스트레치형 빅맨으로서의 입지도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스펜서 호즈가 팀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포모어 선수들의 루키 시즌을 되짚어 보았다. 누구보다 확고한 입지를 굳힌 선수도 있으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루키 시즌은 커리어의 첫 1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선수들이 조용한 루키 시즌을 보내고도 NBA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으며, 반대로 인상적인 루키 시즌을 보내고도 실패한 커리어를 보낸 선수들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오는 시즌 소포모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포모어들이 루키 시즌의 성공가도를 이어갈 수 있는, 혹은 실패를 기대로 반전시킬 수도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2016-17 시즌, 소포모어들의 활약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강하니 기자(cutehani9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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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나이키,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