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구, 다음 시즌도 르브론 천하?
2016-08-29 웹관리자
[루키] 강하니 기자 = 지난 6년 동안, 동부지구는 르브론 제임스의 손에 좌지우지됐다.
2011년부터 르브론이 이끄는 팀은 빠짐없이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르브론은 오는 시즌에도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경우 7년 연속 파이널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동부지구의 이런 양상은 사실 팬들에게는 좋을 게 없다. 뻔한 드라마를 보는 것만큼 지루한 일이 또 있을까. 2016-17 시즌은 어떨까? 여전히 '각본 있는 드라마'가 전개될까, 아니면 뜻밖의 상황이 펼쳐질까?

# 클리블랜드는 여전히 강하다
일단 클리블랜드의 전력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2년 연속 파이널 진출, 지난 시즌 창단 첫 우승을 경험한 동부지구 최강팀이다.
케빈 듀란트의 골든스테이트행으로 2년 연속 우승 도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하지만 그건 파이널 우승을 논할 때나 할 얘기다. 동부지구에서 클리블랜드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다. 클리블랜드와 비교할 만한 양질의 로스터를 가진 팀을 찾기 힘들다.
올여름 전력 누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튜 델라베도바, 티모피 모즈고프가 이적했다.
사실 모즈고프의 이적은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 모즈고프는 지난 시즌 사실상 로테이션에서 배제된 선수였다. 케빈 러브-트리스탄 탐슨-채닝 프라이로 이어지는 탄탄한 빅맨 로테이션에 베테랑 빅맨 크리스 앤더슨까지 합류했다. 아마 클리블랜드가 다음 시즌 모즈고프의 이름을 떠올릴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델라베도바의 빈 자리다. 식스맨이었다고는 하나, 누구보다 르브론과 잘맞는 선수였다. 불안한 볼 핸들링 능력 대신 안정적인 캐치앤 3점슛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르브론과 궁합이 좋았다. 게다가 터프한 수비로 코트에 에너지까지 가져다준 선수였다. 르브론과 클리블랜드 팬들이 그를 괜히 좋아했던 게 아니다.
데뷔 13년 차 가드 모 윌리엄스가 델라베도바를 대신해 팀의 두 번째 포인트가드가 될 예정이다. 윌리엄스의 공격력은 사실 델라베도바와 비교하면 굴욕스러울 정도다. 그만큼 윌리엄스의 득점력은 폭발적이다. 하지만 수비가 너무 약하다. 지난 시즌 부상도 있었다. 노장이다 보니 체력 문제도 불안요소. 윌리엄스가 부상을 입거나 경기력이 떨어졌을 때의 대비책은 의문이다.(현지 보도에 따르면 모 윌리엄스가 최근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윌리엄스는 현재 무릎 부상 여파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윌리엄스가 은퇴를 결정할 경우 클리블랜드는 백업 포인트가드 자리를 빨리 보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는 사실상 전력 누수가 없다. J.R. 스미스와 재계약 협상만 성공하면 지난 시즌 로스터를 거의 그대로 가져가게 된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크리스 앤더슨, 시카고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장신 슈터 마이크 던리비까지 있다. 클리블랜드의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 뉴욕과 보스턴 ‘우리가 해낸다’
이런 클리블랜드에 도전장을 내미는 팀들이 있다. 뉴욕과 보스턴이다.
뉴욕은 올여름 데릭 로즈, 조아킴 노아, 코트니 리, 브랜든 제닝스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카멜로 앤써니, 크리스탭스 포르징키스까지 있다. 로스터의 화려함만 보면 당장 클리블랜드와 자웅을 겨룰 기세다.
하지만 뉴욕은 너무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일단 데릭 로즈와 조아킴 노아는 부상이 잦은 인저리 프론이다. 대부분 손발을 처음 맞추기 때문에 안정적인 호흡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임 감독 제프 호너섹 감독이 자신의 빠른 농구에 트라이앵글 오펜스 전술을 어떻게 녹여낼지도 미지수다. 다음 시즌 뉴욕은 결국 이런 변수들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것이다.
보스턴은 뉴욕과는 상황이 다르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로스터를 대거 개편한 뉴욕과 달리, 보스턴은 지난 2년 동안 착실하게 팀을 만들어왔다.
그 결과 보스턴은 아이재아 토마스, 에이브리 브래들리, 제이 크라우더로 이어지는 탄탄한 트리오를 결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올여름엔 알 호포드까지 영입하며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센터 포지션도 보강했다.
세 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으며 팀의 리빌딩 과정을 함께 한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도 이미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꾸준히 손발을 맞춰온 만큼 조직력도 동부지구 최고 수준이다. 호포드 영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면 보스턴도 만만치 않은 팀이 될 것이다.

# ‘이번엔 다르다?’ 토론토와 애틀랜타
토론토는 올여름 로스터에 큰 보강이 없었다. 더마 데로잔과 재계약을 맺은 것이 가장 중요한 움직임이었다.
빅맨 로테이션의 핵심 자원이었던 루이스 스콜라, 비스맥 비욤보가 모두 팀을 떠난 것은 아쉽다. 스콜라는 굉장히 영리한 선수이고, 비욤보는 지난 플레이오프가 낳은 깜짝 스타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둘의 공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토론토는 드래프트에서 오스트리아 출신의 빅맨 유망주 야콥 퍼틀을 지명하며 요나스 발렌슈나스의 백업 자리를 보강했다. 보스턴과 재계약에 실패한 자레드 설린저도 영입했다.
카일 라우리-더마 데로잔 중심의 토론토 농구는 다음 시즌에도 변함없을 보여줄 전망이다. 탄탄한 수비와 안정된 벤치 경기력으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토론토는 클리블랜드의 아성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토론토와 달리 애틀랜타는 큰 변화가 있었다. 9년 동안 팀의 골밑을 지켜온 터줏대감 알 호포드가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호프드의 공백을 메울 대안은 있다. 호포드의 이적 전에 일찌감치 영입해둔 드와이트 하워드가 있다.
호포드와 하워드는 꽤나 다른 유형의 센터다. 사이즈 문제를 안고 있는 호포드가 영리하고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라면, 하워드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림을 지키고 상대 골밑을 폭격하는 유형이다.
호포드가 아닌 하워드가 팀의 주전 센터가 된 것에는 장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 리바운드, 블록슛 등에서 하워드가 호포드보다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 특유의 모션 오펜스에서 하워드가 얼마나 높은 기여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덴홀저 감독도 “하워드에게 호포드와 같은 역할을 맡길 생각이 없다. 둘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부덴홀저 감독의 복안을 확인하려면 시즌 개막을 기다려봐야 할 듯 싶다.

# 디비전 경쟁자들의 도전
클리블랜드와 같은 센트럴 디비전에 속한 디트로이트, 인디애나, 시카고, 밀워키도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레지 잭슨-안드레 드러먼드 콤비를 중심으로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스탠 밴 건디 감독의 시스템이 팀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것이 큰 힘이 됐다.
지난 시즌 중 영입한 토바이어스 해리스가 디트로이트에서 첫 풀시즌을 치르는 만큼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레지 잭슨,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콤비를 비롯해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은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인 만큼, 언제 어떻게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지 예측하기 힘든 팀이다.
2013년과 2014년 르브론이 이끄는 마이애미와 동부지구 결승에서 2번 만났던 인디애나. 하지만 올여름 프랭크 보겔 감독을 해임하며 큰 변화를 시도했다. 미국 대표팀 코치 출신의 네이트 맥밀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테디어스 영, 제프 티그를 동시에 영입하며 로스터 강화에 힘 썼다.
티그-몬타 엘리스-폴 조지 3인방은 조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상당히 무서운 트리오가 될 전망. 지난 시즌 올 루키 팀에 이름을 올린 마일스 터너의 성장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래리 버드 단장도 인터뷰를 통해 인디애나가 컨텐더로서의 역량을 지닌 팀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인디애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시카고와 밀워키도 무섭다. 데릭 로즈, 조아킴 노아, 파우 가솔을 모두 떠나보낸 시카고는 라존 론도, 드웨인 웨이드를 영입하며 재미 있는 3인방을 결성했다. 사실 호흡 면에서 우려가 많은 3인방인 것은 사실이다. 셋 모두 캐치앤슛, 3점슛보다는 직접 볼 핸들링을 담당하면서 공격을 펼치는 선수들이기 때문. 하지만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의 스타일 아래에서 셋의 조화가 생각 이상으로 잘 이뤄질 경우, 위력적인 트리오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지난 시즌 성적을보면 밀워키는 여기에 언급되서는 안 되는 팀이다. 하지만 올시즌도 밀워키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로스터에 많기 때문이다. 그렉 먼로는 결국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중심으로 크리스 미들턴, 자바리 파커 등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올여름 연장계약을 맺은 제이슨 키드 감독에 대한 기대 역시 밀워키의 반등을 예상케 하는 부분.
지난 시즌 동부지구에서 가장 두드려졌던 현상은 클리블랜드의 독주와 중위권 팀들의 성적 향상이었다. 실제로 지난 시즌 41승 41패로 5할 승률을 기록한 워싱턴은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는 일도 겪었다. 예년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일. 동부지구 팀들의 경쟁력이 좋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은 부분이다.
때문에 지난 시즌 중위권을 형성했던 팀들의 반격이 올시즌 기대된다. 그 팀들은 대부분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전력 상승에 성공했다. 물론 클리블랜드가 확실한 1인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머지 팀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다음 시즌이 또 다시 르브론과 클리블랜드의 무대가 될지, 혹은 이변이 일어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강하니 기자(cutehani9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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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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