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여신]제2의 최희를 꿈꾸는 연세대 여신, 이지현 아나운서②
[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최희, 김세연 그리고...
“농구 좋아한 건 학교 다닐 때부터였어요. 연고전 (고연전 아니고요?) 아니 기자님! (죄송합니다) 네. 연고전 농구 경기에 갔다가 너무 재밌어서... 프레스증을 받아서 선수들 영상도 찍고, 기사도 쓰면서 선수들을 좀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학교에 늦게 갔다 보니 선수들이랑은 나이 차가 좀 나더라고요. 한 5살 정도 나니까 저보고 누나는 아니고 이모라고 부르더라고요. 농구부 이모.”
지난해 대학리그에서 사상 첫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룬 명장 은희석 연세대 농구부 감독과 추억도 있다.
“제가 농구를 아예 몰랐을 때였어요. 농구부 옆에 있는 체육과 사무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매일 웬 키 큰 아저씨가 자꾸 옆에 와서 괜히 말을 걸고 그러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농구부 감독님이시더라고요.(웃음) 그 뒤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도 농구에 관심이 생기면서 감독님께 인사도 드리고 친해졌어요. 학과 과제가 생겨서 인터뷰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인터뷰도 하고... 그때 저 되게 예뻐하셨어요.”
“그러고 나서 제가 2019년에 KBL에서 어시스터 활동을 했거든요? 어시스타 활동 때문에 고려대 주희정 감독님을 인터뷰할 일이 생겼었어요. 그때 가서 인터뷰하는데 주희정 감독님도 정말 멋지시더라고요! 그런데 속으로만 생각했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어요. 왜냐면 저는 연대잖아요?”
나 참 이 사람, 뼛속까지 연대생 맞네.
30kg 감량 신화
놀랍게도 그녀가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노력한 건 공부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미스코리아 지역대회에서도 당당히 본선에 오를 만큼 아름다운 그녀지만, 이 모든 건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저 고등학교 3학년 때 90kg이었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해 한 30kg 정도 감량했네요. 영화 ‘미녀는 괴로워’ 아시죠? 그 실사판이라고 주위에서 다들 말씀하시더라고요. 고3 때 진짜 수험생이랍시고 공부는 안 하고 매일 먹기만 하느라...(웃음) 대학생이 되어서도 체중이 좀 나갔었는데,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는 계속 다이어트를 했어요. 연대에 합격하고 나서도 다이어트는 꾸준히 했고, SPOTV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도 더 했죠. 다 일부인 것 같아요. 편입이나, 다이어트나 다... 모두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시작했던 것들이거든요.”
독하다. 독해. 아니 그럼 조금 가벼운 질문으로 넘어가서. 그럼 지금 운동이랑 식단을 병행하고 있을 텐데,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뭐예요? 아나운서님 다이어트를 제일 괴롭히는 음식 한 가지만 뽑자면.
“저 치킨 좋아해요. 삼시세끼 치킨만 먹을 수 있어요. 삼시세끼 치킨 일주일 내내 먹으라 그래도 먹을 걸요. 어제 저녁도 치킨 먹었어요.(웃음) 싫어하는 음식은 해산물? 아, 그런데 이것도 나이를 먹으면서 식성이 좀 바뀌더라고요. 요새는 오마카세 자주 먹어요. ‘혼마카세’라고 아세요? 혼자 오마카세 먹기. 요새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혼마카세’하고 있는데 괜찮더라고요.”
오마카세도 처음 들어보는데 혼마카세를 알 리가요. 아무튼 듣기만 해도 비싸 보이는데 나중에 저도 좀 데려가세요. 음식 취향은 알겠고 그럼 주량은요?
“저는 소맥 좋아해요. 술도 원래 안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몇 살이라고 하셨죠?) 26살이요. 술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주량은 한 병 반 정도? 그런데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에요. 마시면 바로 빨개져서.”
한창 꿈에 대해 얘기할 땐 그렇게 진지하던 사람이 먹을 거, 좋아하는 거 얘기하니까 이제야 좀 20대 청춘 느낌이 난다. 치킨 좋아하고, 소맥 좋아하고 그리고 또 좋아하는 건?
“이상형은 제 기를 좀 눌러줄 수 있는 사람? 제가 경상도 사람이라 성격이 많이 직설적이고 털털해요. 말하는 것도 완전 돌직구. 거기에 또 기도 세서 이런 걸 다 받아주고 눌러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런데 거의 없더라고요.(웃음) 목소리 좋은 사람이면 더 좋고, 무엇보다 뇌섹남. 똑똑한 사람이 좋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얘기해봤자 별 의미 없는 것 같아요. 만나는 사람들 보면 제가 지금 얘기한 거랑 안 비슷하더라고요. 하하. 저는 농구가 제일 좋아요.”
“다른 스포츠도 많은데 저는 정말로 농구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농구가 정말 빨리 전개되잖아요. 눈 깜짝하면 결과가 나오는 매력, 계속해서 뭐가 바뀌잖아요. 거기에 관중들과 코트의 거리도 가까워서,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고 선수들은 그 소음 속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하고. 중계진은 그 장면을 중계하고. 또 치어리더분들은 코트를 등지고 관중석을 보면서 응원하고 있고... 그런 게 네모난 코트 한 곳에서 동시에 이뤄진다는, 그 현장감 자체가 너무 좋아요. 처음 리포팅을 하러 갔을 때 문득 그렇게 선수, 관중, 치어리더, 중계진 등이 각자 몰입해 있는 장면이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렇게 농구를 사랑하는 그녀는 지금은 아나운서와 광고모델을 겸하고 있는 프리랜서다. 30kg을 감량한 게 입소문을 타 ‘연대 설현’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해져 특히 피트니스 제품이나 건강식품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한 달에 스무 개가 넘는 광고를 찍고 있다고. 이쯤 되면 흔들릴 법도 한데, 그녀의 꿈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지금은 ‘이지현’을 포털에 검색하면 연예인분들이 먼저 나오시거든요. 그런데 한 10년 뒤쯤에는 제 이름을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제 이름 앞에 ‘연대 설현’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지만, 그때쯤이면 ‘스포츠 아나운서’ 이지현으로 불리고 있겠죠?”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