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하든 영입’ 브루클린, 어빙 눈치는 더 이상 NO?
[루키=이학철 기자] 브루클린과 카이리 어빙의 현 상황에 대한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브루클린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클리블랜드, 인디애나가 포함된 대형 4각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제임스 하든을 품에 안았다. 이제 브루클린은 하든과 어빙, 케빈 듀란트라는 리그 최고의 트리오를 보유한 팀이 됐다. 적어도 공격 코트에서 이들이 내뿜을 포스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어빙은 팀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는 지난 8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개인적인 사유를 들어 갑작스레 팀을 이탈했다. 이후 팀이 5경기를 더 치른 현재까지도 어빙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어빙이 빠진 기간 브루클린은 듀란트의 놀라운 활약으로 3승 2패를 거뒀으나, 자 모란트가 이탈해 어수선한 멤피스와 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오클라호마를 상대로 패하는 등 아쉬움이 남는 모습을 보였다. 어빙이 있었다면 2경기 역시 잡아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가운데 브루클린은 그 동안 어빙의 행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어빙이 가족들과 파티를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자 이와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긴 했으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조직의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집중해나갈 것이다” 등 두루뭉술한 이야기들이 전부였다.
그러나 하든이 합류한 직후 브루클린의 자세는 180도 달라졌다.
화상기자회견에 나선 브루클린의 션 막스 단장은 공개적으로 어빙에 대해 “실망했다”는 발언을 남겼다. 그간 브루클린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단호한 발언이다. 이어 막스 단장은 “그가 개인적인 사유로 이탈한 것에 대해 충분한 사유를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는 구단 역시 어빙의 개인적인 사유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우리의 로스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발언 역시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빙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NBA는 슈퍼스타들의 입김이 상상을 초월하는 리그다. 슈퍼스타들의 존재 유무에 따라 팀 성적이 180도 달라지기에 그들이 철저히 ‘갑’의 위치에서 행동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 브루클린의 침묵은 어빙이 없으면 우승 도전이 힘겨워지는 상황에서의 어쩔 수 없는 침묵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하든이 합류한 현재 상황에서는 브루클린도 전혀 어빙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어차피 하든과 듀란트만 가지고 있어도 공격 코트는 폭격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어빙이 있으면 더 강력할 수 있지만 굳이 어빙까지 있을 필요가 없다. 듀란트와 어빙의 친분으로 인해 둘 모두를 영입할 수 있었던 브루클린이기에 듀란트의 언해피를 막기 위해서라도 어빙이 필요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빙을 트레이드 할 명분은 차고 넘친다. 차라리 어빙을 매물로 부족해진 뎁스를 채울 수 있다면, 그 편이 브루클린 입장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
막스 단장이 꺼낸 이야기들의 타이밍이 공교롭다. 과연 어빙은 언제쯤 코트로 돌아올까. 또 그는 계속 브루클린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중요한 사실은 브루클린의 어빙에 대한 인내심은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