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여신]안녕! 나는 이 구역의 농구 새내기야~ 현대모비스 허수미 치어리더②

2021-01-11     원석연 기자

[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농구... 좋아하세요?

이제는 안 틀리고 혼자서도 잘하는 허수미 치어리더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야구장에서 얘기다. 데뷔 후 농구단을 맡은 건 이번 가을이 처음인 그녀. 그녀의 첫 팀은 남자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여자농구 부산 BNK 썸이다.

“어, 농구요? 솔직히 잘 모르긴 하는데 기대는 엄~청 하고 있어요. 팀 새로 맡게 됐다고 해서 경기도 찾아보고, 선수들도 찾아봤거든요. 현대모비스에서는 듬직한 함지훈 선수가, BNK에서는 이소희 선수가 제일 보고 싶어요. 특히 이소희 선수는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코트에서 엄청 빨리 뛰시더라고요. 또 제가 아무래도 부산 토박이다 보니까 부산을 연고로 하는 BNK에서 공연은 또 더 기대가 되는 것도 있고요.”

전문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녀는 솔직하다. 굳이 잘 모르는 걸 아는 척하려고 하지 않는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얘기하고 솔직하게 물어보는 타입이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운동하는 건 워낙 좋아했어요. 아마 지금도 치어리더를 안 했더라면 사무직보다는 스포츠 트레이너나 필라테스 등 몸으로 하는 일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운동은 좋아해도 스포츠는 사실 잘 몰라요. 야구장도 치어리더를 하면서 처음 와 봤고, 농구장도 이번이 처음이에요. 쫌 알려주세요.”(웃음)

스포츠 트레이너나 필라테스를 했을 거라는 그녀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그녀는 얼마 전 웬만큼 몸이 좋지 않고서는 시도할 수 없는 바디 프로필 촬영도 했다. 

“음, 찍긴 했는데 별로 안 만족스러웠어요. 운동을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그냥 살이 빠지기만 한 상태로 찍었거든요. 다음에 또 찍고 싶은데, 그땐 꼭 더 운동을 열심히 해서 마냥 마른 몸매가 아닌 탄탄한 근육을 만들어서 더 멋지게 찍고 싶어요.”

이 사람, 멋있다. 나는 23살 때 대체 무얼 하고 있었나. 그녀의 바디 프로필 사진은 그녀의 SNS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장래희망 : 자취생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녀의 털털한 매력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가장 큰 관심사나 소망을 묻자 서슴없이 “자취요”라고 답했다.

“제가 자취를 한 번도 안 해봤거든요. 한 번쯤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요. 다들 나오면 고생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못 나와본 사람들은 그런 로망이 있거든요. 자취하면서 고양이 키우기가 요즘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에요.”

다른 프로필도 재밌다. 

“제가 또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한식이에요. 된장찌개. 된장찌개에 고기 같이 먹는 걸 제일 좋아해요. 그런데 먹는 것도 좋아하는데 요리하는 것도 또 좋아해서 요리도 잘해요. 제일 잘하는 요리는 김치찌개요! (된장찌개를 좋아한다면서 무슨 김치찌개를 잘해요?) 하하. 아 된장찌개도 당연히 할 줄 알죠.(웃음) 또 닭도리탕도 잘하고 계란말이도 잘해요 저.”

“싫어하는 건 많이 없는데 저 번데기요... 어렸을 때 먹어 봤는데 그 입에서 넣고 씹었을 때 터지는 느낌이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 저만 그래요?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쵸? 이건 먹는 게 아니라니까요.”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음식을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치어리더는 또 처음이다. 

“주량은 음... 제가 또 술을 좋아해서.(웃음) 맥주보단 소주를 좋아하고 주량은 뭐 일단 두 병 정도라고 써주세요.(웃음) 저는 술자리의 그 분위기도 좋아하고, 마시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보통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면 제가 엄청 주도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치어리더가 되고 나서 언니들이랑 먹으면 제가 그러지도 못해요. 치어리더라는 직업 자체가 워낙 텐션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라서. 하하. 저희끼리 먹으면 또 엄청 재밌어요.”

네, 치어리더님. ‘일단’ 두 병으로 써달라고 해서 두 병으로 썼습니다. 그러면 혹시 남성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이상형에 대해서도 물어봐도 될까요?

“이상형은 저는 우선 키를 가장 많이 봐요. 무조건 키. 키 큰 남자를 좋아하거든요. (하아) 기자님. 왜 한숨을 쉬세요? (아니에요. 계속 하세요.) 180cm에서 186cm 정도 됐으면 좋겠고 그러면서 또 예의도 바른 사람. 또 저랑 말도 잘 통하고 제 이런 텐션을 잘 맞춰주면서 술도 잘 마셔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186cm에 예의범절 확실하고 하루에 소주 두 병 거뜬한 청년은 <루키 더 바스켓>으로 사진과 함께 제보해 주세요. 중매 서 드립니다. 

 

있다 없으니까

허수미 치어리더에게 올 시즌은 야속한 시즌이다. 팬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비시즌 내내 열심히 춤 연습을 해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매일 썰렁한 관중석만 보고 있다. 

“스포츠에서 팬들의 존재가 정말 크다는 걸 느꼈던 시즌이에요. 막상 무관중으로 개막할 땐 무덤덤했는데, 중간에 잠시 관중분들이 들어오셨을 때가 있었잖아요? 그렇게 잠깐 뵈었다가 또 무관중으로 진행되니까 너무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거 있죠. 잠시 관중분들이 들어오셨을 때, 그때도 육성은 금지되고 손으로만 이렇게 응원을 함께 했는데도 너무 가슴이 벅찼거든요.”

최근에는 그래서 어플리케이션이나 방송을 통해 비대면 소통이 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치어리더들은 경기장이 아닌 스튜디오에 출근해 중계화면을 팬들과 함께 보며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고 교감한다.

“진짜 신기하죠. 이런 게 다 시대의 흐름인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지금 학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수업도 온라인으로 듣고 팬분들도 온라인으로 보니까 더 그런 걸 많이 느끼는 거 있죠.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는데, 방송도 몇 번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나갈 때 더 많이 준비하게 되고. 이렇게라도 찾아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죠.”

 

허수미 치어리더는 <월간여신>의 공식 마무리 멘트인 팬들에게 인사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치어리더를 처음 시작할 때 목표가 ‘내 할당량은 하자’였거든요. 너무 어려운 게 많아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 안 주고 제 1인분이라도 꼭 하고 내려오자고. 그런데 지금은 열심히 연습해서 그 정도는 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더 보여드리고 만나고 싶은데 막상 팬분들이 없으니까 너무 허전해요. 언제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만나고 싶거든요? 제가 농구장에서 혹시 잘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친근하게 꼭 알려주세요.(웃음) 잘 부탁드립니다. 농구 새내기 허수미예요.”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