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결산] 전주 KCC 이지스
2011-06-02 염용근
이로써 KCC는 전신 현대시절 포함, 5번이나 우승 컵을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단연 역대 최다 기록이며 4회 우승을 한 팀조차 없다. 허재 감독은 2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으며 최고의 지도자 반열에 올라섰다. 더 이상 그를 운장(運將)이라 폄하할 일도 없을 것이다.
정규 시즌 성적
34승 20패 (3위)
플레이오프 성적
6강 플레이오프 - vs 삼성 3전 전승
4강 플레이오프 - vs 전자랜드 4전 3승 1패
챔피언 결정전 - vs 동부 6전 4승 2패
득점 82.5(1위) 실점 79.5(7위) 리바운드 35.4(1위)
어시스트 16.3(2위) 스틸 6.2(6위) 블록 3.2(3위)
2점슛 성공률 55.05%(4위) 3점슛 성공률 36.67%(3위) 실책 11.6(5위)
주축 선수들의 좋지 못한 건강상태로 인해 시즌 출발이 썩 좋지 못했다. 3연패-4연승-4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시즌을 시작하더니 12월 초반에도 4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주축선수들의 복귀를 통해 정상 전력을 회복하며 이후 6연승 1회, 5연승을 무려 3회나 기록하며 정규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KCC의 상승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유지되었다. 첫 상대였던 삼성은 3전 전승으로 가볍게 스윕했다. 다음 상대는 난적 전자랜드. 1차전을 내준후 내리 3경기를 따내며 비교적 손쉽게 제압했다. 비록 매경기 접전승부를 펼쳤지만 클러치 타임에서 웃은 쪽은 KCC였다.
동부와의 챔피언 결정전을 라이벌 대결답게 진흙탕 승부였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경기당 평균 96.1점이라는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수비의 팀' 동부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평균 득점이 72.2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백코트에서의 우위, 궁극 무기였던 하승진의 활약을 통해 최종승자가 될 수 있었다.
최고 명문구단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우뚝 섰다. 전신인 현대 시절에 2번 우승을 차지했고, KCC로 재편된 이후에도 세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4회 우승을 차지한 팀조차 없다.
또한 이천년대 후반 2회 우승을 차지했던 모비스와 균형을 맞추며 현(現)시대에서도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 KCC가 다음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고려한다면 향후 두팀간의 차이가 좀 더 명확해질 수도 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동부를 꺽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인 사실이다. 만약 동부가 승리했다면 '4회 우승 팀'이라는 타이틀을 공유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동부와의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 전적 역시 2:1로 앞서나가며 자존심 대결에서 우위를 지켰다
결론은 우승
가정을 해보자. KT 정창진 감독이 KCC의 우승을 배아파 한다면 그 이유는? 당연히 우승 여부다. KT는 지난 2년간의 정규 시즌에서 2위, 1위를 차례로 기록했다. 하지만 번번히 4강 플레이오프에서 무릎 끓으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역사는 정규 시즌 1위 팀을 기억하지 않는다.
반면 KCC는 지난 3년간 정규 시즌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늘 마지막에 웃었다. 3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고,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을 살펴보면 전태풍이 16경기, 하승진이 8경기, 강병현이 5경기를 결장했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까지 따진다면 전력 손실을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 모두 4월에 건강했다는 점이다.
우승 맛을 아는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무대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NBA를 살펴봐도 마이애미가 정규 시즌 고전했지만 이젠 우승을 넘보고 있다. KCC같이 신바람 농구를 하는 팀의 경우 경기력 싸이클을 시즌 후반부-플레이오프 무대에 맞추는 경향이 더욱 강할 것이다.
이상적인 선수단 운영
사실 하승진 같은 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면 시즌 운영하기 참 편하다.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강팀의 조건 중 첫번째가 포스트 안정이니 말이다. 폭발력은 없었지만 건실했던 크리스 다니엘스, 마당쇠 강은식 등 하승진의 뒤를 받쳐줬던 선수들의 공헌도 역시 훌륭했다.
그러나 KCC의 진정한 힘은 속공과 집중력 있는 수비에 있었다. 공/수 밸런스가 훌륭한 전태풍-강병현 주전 라인에 이동준-정선규-신명호-유병재 같은 롤 플레이어들이 가세했다. 백전노장인 추승균-임재현은 경기력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준 키-플레이어 들이었다.
혹자들은 스타 선수들이 허재 감독을 돋보이게 했다고 폄하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견해다. KCC처럼 로테이션이 효율적으로 운영된 팀도 드물었다. 그만큼 모든 선수들에 대한 감독의 조련이 효과를 봤다는 뜻이다. 에릭 도슨, 아이반 존슨, 칼 미첼 같은 개성 강한 외국인 선수들을 팀에 잘 융화시켰던 포용력 또한 재조명 받아야 할 것이다.
다음 시즌은?
☞허재 감독이 대표팀을 맡으며 KCC의 하계훈련은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아시안 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한 사례가 있다.
☞강병현의 군 입대로 가드진에 구멍이 뜷렸다. 고만고만한 대체선수들은 많지만 모두 공/수 한쪽이 아쉬운 반쪽짜리 선수들이다. 제대하는 이중원 역시 큰 기대를 하긴 무리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전태풍과의 3년 계약이 마무리된다. 즉 다음 시즌이 통합 우승을 위한 마지막 찬스라는 뜻이다. KCC가 강해진 것은 서장준-강병현 트레이드를 통해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여기에 화룡정점을 찍어준 전태풍이 떠나면 전력약화가 불가피하다.
사진 제공 =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