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여신]상큼함은 기본, 시크함은 옵션! 오리온의 청량미 담당 여신, 치어리더 허은미②
[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직장인 치어리더
결혼설을 남기고 떠난 그녀는 3년 뒤인 2018년이 돼서야 다시 단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때 컴백이 또 완전한 컴백은 아니었다고.
“다니던 회사가 광고쪽 계열의 회사였어요. 광고 모델들을 섭외하고 관리하고 그런 일이요. (모델 관리요? 모델을 직접 한 게 아니고?) 아, 가끔 보조로 뒤에 서거나 그런 적은 있죠.(웃음) 여튼 그렇게 다시 돌아왔을 때도 완전히 전업으로 한 건 아니었어요. 그땐 회사를 다니면서 겸업으로 했어요. 회사에 허락을 맡고 치어리더는 주말에만 들어가는 쪽으로. 그래서 연습도 혼자 했어요. 저녁 7시에 일 끝나고 와서 혼자 새벽 2시까지 춤추고 연습하다가 불 끄고 문 잠그고 가고. 그런데 야구는 그렇게 혼자 할 수가 있는데, 농구는 여럿이서 동선을 짜서 움직이기 때문에 다 같이해야만 하는 연습이 있거든요. 그러면 애들이 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는 거예요.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었죠. 커피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그러다가 애들이 가면 또 새벽까지 혼자 남아서 연습해야 하는데 이때가 참 많이 외로웠어요. 치어리더가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열정 하나만으로 버틴 시간들이었죠.”
그녀의 말대로 정말 열정으로 버틴 시간들. 그렇게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꽉 찬 한 시즌을 소화하고 나자 오히려 치어리더에 대한 열망은 더욱더 커졌고, 그녀는 마침내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면 할수록 재밌기도 하고, 나이가 있다 보니(웃음) 그렇게 겸업으로 하는 게 몸도 너무 힘들고. 그래서 2019년 시즌 시작하면서 ‘이제 치어리더만 제대로 해보자’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어요. 그만두고 전업으로 하니까 ‘진작에 이렇게 할 걸, 왜 그렇게 사서 고생했을까’ 싶더라니까요. 그렇다고 회사를 안 좋게 나온 건 아니고요. 겸업하는 걸 이해해준 회사 사람들도 너무 감사했거든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룬 치어리더의 꿈. 그녀의 말마따나 늦게 이룬 소중한 꿈이기에 지금 이 시간이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수입은 회사원만 못하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적응하고 나니까 요샌 몸이 힘든 것도 없고, 더운 날 같을 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한데, 그건 제 직업이 원래 그런 거니까 힘든 게 아닌 거죠. 늦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앞으로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요. 그래도 하고 있는 지금만큼은 결혼이고 나이고 아무 생각없이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해요.”
“엄마도 좀 반대를 하고 그랬어요. 치어리더라는 직업 때문이 아니라 나이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아니, 잘 다니던 회사 쭉 다니면서 시집이나 가지. 대체 왜’ 이러시던 분이 나중에는 치어리더 쉬겠다고 하니까 엄마가 더 아쉬워 하더라니까요? 언젠가 한 번은 가족끼리 밥을 먹다가 엄마 핸드폰으로 검색을 할 일이 생겨서 검색을 눌렀는데, 검색어 목록에 ‘허은미’, ‘허은미 치어리더’ 이런 게 남아있는 거예요.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팝스타 은미
학창 시절 그녀의 꿈은 팝스타였다. 댄서도 아니고 가수도 아니고 무려 팝스타.
“원래는 조용한 편이었어요.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고. 그런데 이상하게 춤만 추면 그런 게 없어지는 거죠. 그때 알았죠. 무대체질이라는 걸.(웃음) 그래서 그때부터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왜 그런 말 있잖아요? 꿈을 가지려면 크게 가지라고.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사랑받는 팝스타가 될 거라고 큰소리치고 다녔어요. (축제 같은 데도 많이 나갔겠어요. 인기 많았어요?) 어휴~ 없진 않았죠~.”
여윽시 팝스타다운 자신감. 그러나 이렇게 밝은 그녀에게도 아픈 유년 시절 추억이 있다.
“5살 때였어요.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않아서 6학년 때까지 오래달리기를 못했어요. 병원에서 하면 안 된다고,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근데 문득 ‘이렇게 힘든 거 계속 피하면서 살다 보면 내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체력장 때 그냥 선생님한테 ‘선생님! 저 뛸게요’하고 그냥 뛰었어요. 처음 해 본 오래달리기였는데 그때 2등으로 들어왔어요. 그때부터 뭘 하든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죠. 지금도 가슴에 어렸을 적에 했던 심장 수술자국이 있는데, 치어리더가 아무래도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자국이 가끔 보일 때가 있는데 저는 그것도 창피하다거나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오히려 그런 수술을 하고서도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고 잘 살고 있으니 좋은 거죠.”
잠시만요. 눈물 좀 닦고. 그럼 분위기를 잠시 바꿔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뭘까요?
“음. 우선 얼굴은 가까이서 보면 예뻐요. 멀리서 찍히는 것보다 오히려 클로즈업에 자신이 있는 편이고요. 몸매는 약간 근육형이긴 한데 제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서 보기 좋아요. 성격은요. 털털하고 가식이 없어요. 그런데 요새는 좀 예쁜 척도 하고 끼 부리는 법도 좀 배워야 하는 것 같은데... 기자님이 보기에는 어때요? 제가 끼가 좀 있는 것 같아요?”
네... 충분해 보여요...
“닮은 꼴은... 음... 말하기 좀 조심스럽긴 한데요. 제일 많이 듣는 건 에이핑크 윤보미고요. 구구단 김세정도 닮았다고들 하시고 이영애랑 김희선도 가끔, 그리고 NS윤지도 있다고 하고 중국배우 중 조미라는 배우가 있어요. 그분이랑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요즘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리즈시절이지!”
근데 닮은 꼴 말하기 조심스러운 거 맞아요? 지금까지 만난 여신 중에 제일 술술 나오는데... 어쨌든 다음 질문. 그럼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데요?
“이상형은 음... 어렸을 땐 현빈 같은 꽃미남이 좋았어요. 그런데 서른이 넘어가면서 이제 섹시한... 아니 왜 웃으세요? (미안합니다.) 후. 섹시한 상남자 스타일이 좋아지더라고요.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스파르타쿠스>를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취향저격하는 상남자 배우들이 우수수 나오는데 거기에 야하기까지 해서...”
치어리더님 잠시만요. 이거 기사로 나가야 하는 인터뷰거든요. 수위 지켜주세요.
욕구왕
허은미 치어리더는 매일매일이 바쁘다. 치어리딩에 필요한 연습은 기본이고 틈만 나면 몸매관리를 위해 운동을 나간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몸이 좀 근육형이거든요. 그래서 이 근육을 좀 예쁘게 만들고 싶어서 플라잉요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하는 데가 플라잉요가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요가도 있고 필라테스도 있어서 보통 나가면 오전부터 저녁까지 거기 있는 운동들을 다 하고 오는 편이에요. 연애도 안 하고 있어서 시간이 많아서...”
치어리더님 그건 너무 TMI. (TMI 뜻은 아시겠지?) 하루를 꽉 채워 사는 그녀의 요즈음 최대 관심사는 유튜브라고.
“제가 얼마 전에 <상준아 모하니?>라는 유튜브에 출연을 했거든요. 그런데 팬분들이 영상에서 훨씬 매력 있다고 칭찬해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된 거 유튜브를 그냥 하나 시작하기로 했어요. 최근 오픈했는데, 저 말고도 김다정 치어리더, 박소진 치어리더가 같이 하는 예능 유튜브예요. 이름은 <욕구왕>이라고 (뭐라고요?) 욕.구.왕.이요.(웃음) 셋 다 팀에서 언니 포지션인 치어리더인데, 인간이 가진 오욕칠정에 대해 화끈하게 아주 가식 없이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꼭 구독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치어리딩에, 플라잉요가에, 유튜브까지 시작하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 아무리 바빠도 팬들에게 한마디 할 시간은 있으시죠?
“공백기가 있었는데도 돌아오자마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너무 감사했어요. 그래도 저는 늦게 시작한 만큼 아직도 욕심이 많거든요. 아직 성에 안 차요.(웃음) 최근 시작한 유튜브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 허은미도 더 많이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가 없어지거든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