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EAK] 스캇 브룩스의 역공
2011-05-20 염용근
반면 댈러스는 4쿼터 운영의 핵심인 벤치화력이 틀어막히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노비츠키의 '사기모드'에 동료들이 조금만 힘을 보탰더라면 역전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1차전 패배를 딛고 댈러스 요리에 성공한 오클라호마시티의 승리 원인을 분석해보자.
TODAY'S MVP
제임스 하든(23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3점슛 4개)
고비때마다 귀중한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4쿼터 초반 상대가 노비츠키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서 찬물 3점슛을 잇따라 터트렸다. 그는 4쿼터에만 8점을 기록했다.
하든은 대단히 독특한 선수다. 2008년 드래프트 전체 3번으로 지명되었을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데뷔 후 줄곧 식스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초기에는 돌파능력이 부족하고, 게임운영 능력도 엉망이었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하나하나 극복해왔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그가 15점 이상을 기록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또한 식스맨 신분이지만 4쿼터 승부처에서는 항상 코트 위를 지키고 있다. 팀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캇 브룩스의 복안
1차전에서 아쉬운 실수를 몇차례 저질렀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완벽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세컨드유닛 게임에서 상대를 54-29로 압도했다. 1차전에서는 61-22로 관광당한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은 것이다. 댈러스의 화려한 벤치전력을 상대로 믿기힘든 만큼 좋은 성과를 낸 브룩스 감독의 라인업 운영에 큰 점수를 줄만하다.
닉 콜리슨-듀란트-데이콴 쿡을 프런트 코트로 기용한 스몰라인업 전략이 주효했다. 4쿼터 내내 운용된 스몰라인업은 댈러스 수비의 허를 찔렀다. 특히 콜리슨은 대단히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코트 밸런스 정립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다운 활약이었다.
러셀 웨스트브룩 대신 에릭 메이너를 중용한 점도 큰 효과를 봤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장점인 메이너는 4쿼터 상대의 거친 수비 하에서도 강심장을 발휘했다. 2쿼터에는 벤치득점을 주도하며 팀이 리드를 잡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든의 기여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상대 벤치 에이스 제이슨 테리를 꽁꽁 묵었다. 아예 공을 잡지 못하게 틀어막은 밀착수비가 일품이었다. 4쿼터 노비츠키가 북 치고 장구치는 동안 테리는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다. 이는 결국 댈러스가 역전에 실패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웨스트브룩은?
감독의 눈 밖에 난 웨스트브룩은 4쿼터에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4쿼터에서 그를 배제한 팀은 이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했다. 게다가 메이너가 좋은 활약을 해주며 웨스트브룩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듀란트를 제치고 에이스 놀이를 하던 좋은 시절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사실 오늘 경기에서 웨스트브룩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돌파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3쿼터에는 중거리 점프슛을 통해 상대수비를 역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는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분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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