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데이트] 새로운 팀과 '농구 2막'을 꿈꾸는 현대모비스 장재석 ②

2020-09-30     박지영 아나운서

 

[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①편에 이어..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중앙대
지영: 중앙대 시절 한 획을 그으면서, 농구의 재미도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재석: 한 획을 긋진 못했어요. 52연승 멤버에 저는 포함되어있지 않았거든요. 52연승하고, 53연승 하려고 할 때 제가 엔트리에 포함됐었거든요. 그때 졌어요.(웃음) 다들 그 연승 멤버에 제가 있는 줄 아시는데… 아니에요. 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성적이었어요.

지영: 최고의 멤버와 농구를 했던 기억은 어땠나요?
재석: (유)병훈이, (김)현수, (임)동섭이 (이)대성이까지! 다들 너무 친한 친구들인데, 같이 농구해서 좋았었죠. 

지영: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재석: 네! 단 한 번도요!

지영: 프로에 들어와선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재석: 대학 때는 학생이니까 좀 편하게 운동할 수 있지만, 프로가 된 이상 농구선수가 제 직업인 거잖아요. 책임감이 더 생겼죠.

 

지영: 전체 1순위 였기 때문에 각오가 더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떤 농구를 하고 싶었어요?
재석: 당시 인터뷰에서 모비스에 있었던 크리스 윌리엄스 선수처럼 패스도 많이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었는데... 제가 슛이 워낙 없어서요...(웃음) 당시엔 더 자신감 있게 쏘지 못했거든요.

지영: 중압감 때문이었나요?
재석: 아뇨. 오히려 부담은 없었어요. 오히려 관중도 많고, 부모님도 제 모습을 티비로 볼 수 있다는 게 마냥 좋았었죠. 그런데 경기 뛸 때 계속 안 풀리니까 불안함을 느끼긴 했었어요. 특히 제 포지션이 센터잖아요.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이 저를 막고, 저는 또 슛이 약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저한테 슛 찬스가 계속 나니까 더 말렸던 것 같아요. 

지영: 안 풀리는 경기력 때문에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을텐데요?
재석: 맞아요. 당시 전창진 감독님께서 신경 많이 써주셨고. 심리치료도 받았었어요. 지금도 시합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지영: 좋은 스승님들을 많이 만났었네요! 추일승 감독님도 그렇고요!
재석: 네. 추일승 감독님은 저의 농구 열정을 항상 끄집어 내주신 분이에요! 프로에 대한 마인드를 심어주셨죠.

지영: 연습도 1대1로 해주셨다면서요.
재석: 맞아요!(웃음) 항상 목표치를 설정해 주시고, 그런 선수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주시고, 영상도 많이 보여주셨고요.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지영: 스승 복이 많네요!
재석: 네. 지금 유재학 감독님을 만나서 화룡점정을 찍은 것 같습니다.

 

트레이드
지영:
오리온으로 트레이드 됐을 당시엔 기분이 어땠나요? 선수들이 트레이드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일 텐데요.
재석: 그렇죠. 그런데 당시에도 4명이 한꺼번에 트레이드가 됐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적응하기는 정말 쉬웠어요.

지영: FA도 그렇고 트레이드도 그렇고 4명을 몰고 다니네요.(웃음)
재석: 그러니까요.(웃음) 이번에 모비스도 선수들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분위기가 새로워져서 적응하기는 오히려 수월한 것 같아요. 오리온스 때도 그랬어요. 추 감독님도 적응을 위해, 하고 싶은 거 다해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고요.

지영: 프로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오리온에서의 시간은 어땠나요? 우승도 하고 의미가 클텐데요?
재석: 우승반지도 껴보고 출퇴근하면서 지내니까 동네도 정이 많이 들었고요.(웃음) 거기서 사회복무요원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 단 한 번도 제가 잘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계속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이적하게 됐고요. 

지영: 단 한 번도 잘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요?
재석: 네. 어렸을 때는 제가 우주에서 제일 잘하는 줄 알았는데... 고3때 프로랑 연습게임하면서 느꼈던 것 같아요.

지영: 그렇다면 앞으로 모비스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하면, 스스로 만족 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재석: 스탯보다도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선수에게는 그게 가장 큰 이상이거든요. 저에게 볼을 주면 ‘이건 무조건 한 골 넣을 수 있겠구나!’ 혹은 ‘리바운드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요. 어디 동호회 농구 나가면 다들 그렇게 믿거든요.(웃음) 팀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지영: 동호회 농구도 나가요?
재석: 사회복무요원할 때 나가서 6~70점 씩 넣고 그랬어요.(웃음) 득점이 꼭 아니더라도 플레이에 있어서 모두가 저에게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게 지금 저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요.

 

지영: 농구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기록이 있어요?
재석: 어렸을 때는 트리플더블 같은 거 해보고 싶었어요. 패스 하는 게 재밌어서요. 그 땐 키가 작아서 패스를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연구도 많이 했었고요. 키가 크고 매번 받아만 먹다보니 패스하는 법을 잊어버렸어요.(웃음) 고등학교 때는 패스능력은 좋은데 운동능력은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힘도 없고, 점프도 없고요. 슛은 좋았어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너는 운동능력만 키우면 대박이다!”라고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 운동능력을 키우니까 다른 걸 잊어버리고 말았네요. 

지영: 모든 걸 갖추기가 참 어려운거네요.
재석: 운동능력이 좋으면서 센스까지 있는 선수가 오세근 선수. 그리고 (함)지훈이 형도 운동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순발력이 정말 좋거든요! 

지영: 장재석 선수는 모비스에서 어떤 농구를 하고 싶어요?
재석: 모비스에 좋은 선배들이 많잖아요! 형들한테 많이 배우고 싶어요. (양)동근이 형이나 (함)지훈이 형이 밟았던 그 길을 조금이라도 따라가고 싶어요. 그 꾸준하고 성실한 모습들을 저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지영: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재석: 기량이 계속 발전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신인 때 반짝하다 퇴보하는 선수보다는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센스도 좋아지는 그런 선수요. 항상 농구를 사랑하는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