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더 보고 싶어요!” 보내기 싫은 슈퍼스타들

2015-12-10     웹관리자
* 코비 브라이언트

[루키] 유비 인터넷기자 = ♪ 잘 가 (가지마) 행복해 (떠나지마)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줘 (나를 잊지 마) ♩
♪ 나는 (그래 나는) 괜찮아 (아프잖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가 (제발 가지마) ♬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가수 GOD가 부른 ‘거짓말’의 가사다. 속마음과는 달리 연인에게 담담한 척 이별을 고하는 가사로 슬픔을 자아냈다.

비록 이성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많은 것들과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농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난 1일(한국시간)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37, 198cm)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농구선수의 은퇴 발표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운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아직은 코트에서 더 보고 싶은 선수들을 찾아보았다.


* 코비 브라이언트

난사쟁이, 좀비, 영감, 연습벌레. 이 정도의 수식어로는 그를 표현할 수 없다. 20번째 시즌을 맞이한 코비는 역사상 한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가 됐다. 그간 5개의 우승 반지, 올림픽 금메달 두 개, MVP 수상 등 무수한 업적을 쌓았다.

실력 또한 자타공인 최고였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조차도 “누구와 붙어도 1대1은 자신있지만 코비 브라이언트는 잘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 또, 조던의 은퇴 이후 NBA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끈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재밌는 점은 은퇴 계획 발표 후 평균 득점과 야투성공률이 소폭이나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남김없이 불태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정규리그는 아직 많이 남았다.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의 순수한 열정을 조금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빈스 카터

* 빈스 카터

‘Half Man, Half Amazing’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2000년 덩크대회에서 터뜨린 ‘비트윈 더 렉(Between The Leg)’ 덩크는 압권이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보다 큰 선수를 뛰어넘어 꽂아 넣었던 덩크는 가히 충격적일 정도. 가장 기억에 남는 3점슛 세리머니가 있다면 무엇일까. 러셀 웨스트브룩의 쌍권총 세리머니? 제임스 하든의 요리사 세리머니? 우리는 오토바이 핸들을 당기던 그 세리머니를 잊을 수 없다. ‘에어 캐나다’, 빈스 카터 이야기다.


카터는 벌써 17년째 프로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토론토 랩터스와 뉴저지 네츠(現 브루클린) 시절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운동능력을 자랑했다. 상대가 누구든 그 위로 멋진 덩크슛을 터뜨리곤 했다.

하지만 그도 세월을 빗겨갈 순 없었다. 각종 부상으로 운동능력을 잃었고, 노쇠화도 겪었다. 출장시간은 점점 줄어 15분 내외가 됐다. 결국 2014-15시즌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평균 득점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고 말았다. 심지어 단독 속공 찬스에서 덩크를 시도하다 림에게 블록(?)당하기도 했다.

평균 기록도, 운동능력도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그는 영원한 우리의 우상이다. 코트에서 더 자주, 오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레이 알렌

* 레이 알렌

이 선수를 빼놓으면 섭섭할 것이다. 역대 최고의 슈터 중 한 명, 레이 알렌에 대한 추억이 참 많다. 덴젤 워싱턴과 함께 출연한 영화 『히 갓 게임(He Got Game)』, 완벽에 가까운 슛 폼, 수많은 클러치 샷과 두 차례의 우승 등 모두 기억이 생생하다.

알렌은 2013-1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만 38세가 넘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뛰어난 몸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LA 클리퍼스 등이 알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알렌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않았다. 물론 여러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결국 소문만 무성한 채로 2014-15시즌이 끝났다. 그렇다고 해서 은퇴는 아니었다.

지난 여름, 알렌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영입 제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현역도 아니고 은퇴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계속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팬들이 알렌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은 SNS뿐이다. 알렌은 농구공을 손에서 내려놓은 것일까?

얼마 전, 재미난 소식이 들렸다. 카이리 어빙이 출연한 음료회사 광고에 알렌이 카메오로 등장한 것이었다. 역할상 노인으로 변장한 그였지만, 깔끔한 슛 폼은 여전했다.

알렌의 자기관리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만약 그가 코트에 복귀한다면 완벽한 몸 상태를 가지고서일 것이다. 알렌의 3점슛 하나만큼은 언제까지나 경쟁력을 유지할 것 같다.


* 케빈 가넷

* 케빈 가넷

“Anything is Possible!”이라는 우승 소감으로 많은 사람을 눈물짓게 했던 케빈 가넷. 1995년도에 혜성처럼 등장한 19살 고등학생은 어느덧 프로 경력 20년의 최고참이 되었다.

가넷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에서 데뷔했다. 이후 보스턴 셀틱스에서 우승반지를 챙긴 뒤, 브루클린 네츠를 거쳐 2014-15시즌 도중 미네소타로 복귀했다. 많은 팬들이 8년 만에 고향 팀에 돌아온 가넷을 환영했고, 가넷 또한 웃으며 화답했다.

더 이상 19살 고등학생의 패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열정과 투지는 그대로였다. 그의 눈빛은 경기 내내 불타올랐다. 전매특허인 허슬 플레이와 깔끔한 롱-레인지 점프슛도 여전했다.

2015-16시즌, 경기 중에는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넷이다. 대신 라커룸 리더로서 어린 유망주들을 잘 이끌고 있다. 가넷은 살아있는 레전드이자 역대 최고의 빅맨 중 한명이다. 그의 마지막을 조금 더 지켜보고 싶다.


Only, Lonely, Glory

* 팀 던컨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팀 던컨은 농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뤘다. 다섯 차례의 우승과 세 번의 파이널 MVP, 두 차례의 정규리그 MVP는 물론, 웃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수집했다.

그 외에도 18년간 숱한 업적을 쌓으며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이러한 던컨의 커리어는 단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바로 “재미없는 꾸준함”이다.

그가 속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보자. 미국 내에서 인기는 썩 많지 않지만 충성도는 대단히 높은 편이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꽉 짜인 시스템 농구를 펼치기 때문. 던컨도 마찬가지다. 화려함보다는 실속 있는 플레이를 앞세워 18년째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만 40세에 가까운데도 평균 더블-더블에 근접한 활약을 보이는 것이 놀라울 따름. 지난 몇 년 간 이마에 점점 주름이 생기고, 흰 수염이 부쩍 늘어난 그다.

던컨은 지난 오프시즌 스퍼스와 2년간 1,085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언제든지 은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트 위에서 여전히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는 던컨. 그의 딱딱한(?) 막대기 덩크를 오래도록 보고 싶다.


Only, Lonely, Glory

NBA 선수들의 기량은 대단히 훌륭하다. ‘신들의 리그’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도 이겨내야 한다. 그야말로 선택받은 선수들만이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슈퍼스타는 그렇게 탄생해왔다.

우리 모두는 슈퍼스타들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 덕분에 참 많이도 웃고 울었다. 그래서일까. 아직 그들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됐다. 우리가 아직 그들의 농구를 더 보고 싶어 하는 이유다.


유비 기자(yoobe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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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